유엔 회부, 북에 사과·재발방지 요구…‘대응카드’ 효과 의문

김원진·김병관 기자 2026. 9. 2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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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지뢰 추가 발견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지뢰 폭발사고 현안질의에서 공개된 현장조사 보고서. 폭발 현장 근처에서 북한의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 1발이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

정부 ‘상응 조치’ 수위 고민…“최종조사 결과 보고 결정”
‘정전협정 위반’ 유엔 판단 땐
국제사회 통한 북한 비판 가능
대북 확성기 재개는 어려울 듯
대북 인도 사업 진행엔 “미정”

정부가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가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고 판단하면서 정부의 대응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에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부, 북한에 사과·재발방지 요구 등이 거론된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유엔사 군정위)는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의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요한 방책을 갖고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가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가 꺼내 들 수 있는 대응 조치로는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사회를 통한 비판, 북한에 사과·재발방지 요구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합참과 유엔사의 최종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에 대응하는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 당국이 북한에 취할 상응한 조치와 관련한 질문에 “최종 결과를 다 분석한 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중단한 대북 확성기 운영을 재개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예단해 미리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인도 사업의 진행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현시점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조용근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남북 대화 채널이 끊겨 있으니 공개방송을 통해 북한에 항의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2010년 천안함 피격 때 유엔 안보리에 사안을 회부한 적이 있다”며 “통상적으로는 군사회담을 제의해야 하는데 북한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DMZ 군사분계선(MDL)의 기준선을 정리하기 위해 군사회담을 북한에 제안했지만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정부의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북 확성기는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효과성이 떨어졌고, 북방한계선(NLL) 인근 포사격 훈련은 현 정부의 선택지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은 더 축소되거나 동력을 잃을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정전협정 위반에 관한 유엔사 군정위의 최종 판단도 주목된다. 유엔사 군정위 특별조사팀은 합참과의 공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사실관계가 정전협정 1조 6~8항을 위반했는지 살펴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1조 6항은 ‘쌍방(남북) 모두 DMZ 내에서 또는 DMZ로부터 또는 DMZ를 향해 어떠한 적대행위도 감행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정전협정 1조 7~8항은 유엔사 군정위 승인 없는 MDL 월경, DMZ 안의 인원이 상대 측 군사통제지역에 무단 진입하는 것 또한 금지한다. 남북은 MDL을 기준으로 2㎞ 거리의 DMZ를 완충지대로 두고 있다.

2015년 북한군이 MDL 이남에 목함지뢰를 매설해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었을 당시 유엔사 군정위는 북한이 정전협정 1조 6~8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원진·김병관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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