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년 추억 쌓인 곳인데"…뒤숭숭한 갤러리아타임월드

조은솔 기자 2026. 9. 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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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정문 앞. 한화갤러리아의 타임월드 지분 매각 추진이 알려진 뒤 백화점 안팎에는 전운이 이어지고 있다.

타임월드는 1997년 문을 연 동양백화점을 한화갤러리아가 2000년 인수해 간판을 바꾼 뒤 30년 가까이 둔산 상권의 중심축으로 자리해왔다.

20년 넘게 타임월드를 방문했다는 임모 씨는 "아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유치원에 다닐 때도 이곳을 찾았다"며 "아들과의 추억이 많은 곳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쉽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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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추진' 직원들 고용·영업 지속 여부 놓고 불안
시민들도 "일상의 한 부분"…둔산 상권도 촉각
29일 대전 서구 갤러리아 타임월드 앞에서 노조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임지오 수습기자

29일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정문 앞. 점심시간을 맞아 백화점을 찾는 시민들 사이로 피켓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한화갤러리아의 타임월드 지분 매각 추진이 알려진 뒤 백화점 안팎에는 전운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노조는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고용 승계와 근속 연수 인정, 단체협약 승계, 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30일에는 대규모 반대집회도 재개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우영명 한화갤러리아 노조위원장은 "매각 관련 공문을 받은 이후 두 차례 노조와 사측 간 접촉이 있었지만 '법적인 사항은 보장하겠다', '매수인과 협상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이어지고 있다"며 "직원 설명회에서도 고용 승계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서면으로 공식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직원들의 불안감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타임월드에는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 직원들이 적지 않은 만큼 매각 이후 근무지나 근무 조건 등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타임월드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김모 씨는 "이곳에는 20-30년씩 근무한 직원들이 많다"며 "고용이 승계되더라도 근무지가 다른 지역으로 바뀌게 된다면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한 입점업체 매니저 A 씨도 "운영 주체가 바뀌면 운영 방식이나 입점 브랜드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이 유지될지, 기존 입점 계약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두고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한화갤러리아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9일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매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한결 수습기자

매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방문객 감소를 뚜렷하게 체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멤버십과 고객 혜택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입점업체 점주 B 씨는 "아직 매출이나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면서도 "일부 고객들이 앞으로 회원 혜택이나 포인트가 어떻게 되는지 묻곤 한다. 불확실한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내년부터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매각 추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도 복잡하다. 타임월드는 1997년 문을 연 동양백화점을 한화갤러리아가 2000년 인수해 간판을 바꾼 뒤 30년 가까이 둔산 상권의 중심축으로 자리해왔다. 오랜 시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 만큼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여러 세대의 추억이 쌓인 공간이기도 하다.

20년 넘게 타임월드를 방문했다는 임모 씨는 "아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유치원에 다닐 때도 이곳을 찾았다"며 "아들과의 추억이 많은 곳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쉽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에게도 타임월드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해왔다. 서구 관저동에 사는 임성준(33) 씨는 "어렸을 때부터 둔산동에서 약속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타임월드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며 "오랫동안 익숙했던 장소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씁쓸해했다.

타임월드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둔산 상권에서도 매각 추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화점이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핵심 시설 역할을 해온 만큼 주변 상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주변 상인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타임월드가 백화점이나 쇼핑시설이 아닌 다른 용도로 바뀔 경우 유동인구나 주요 소비층은 물론 상가 임대료까지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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