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유엔서 사문화 '적국조항' 왜 꺼냈나…"국내용 연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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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적국조항' 삭제를 요구한 것과 관련, 발언의 배경을 놓고 일본 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2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70년에 걸쳐 유엔의 노력에 큰 공헌을 한 일본의 긍지와 명예를 걸고 '적국조항'을 조속히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문은 적국조항 삭제 요구의 배경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가 당당한 리더상을 연출하는 데 유엔 외교를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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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배경 놓고 뒷말 무성…"'당당한 리더상' 연출 의도"

(서울·도쿄=연합뉴스) 김병규 이도연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적국조항' 삭제를 요구한 것과 관련, 발언의 배경을 놓고 일본 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삭제 요구가 사문화된 조항이라는 그간의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데다 실제로 삭제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국제무대에서 '당당한 리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국내 정치용 연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70년에 걸쳐 유엔의 노력에 큰 공헌을 한 일본의 긍지와 명예를 걸고 '적국조항'을 조속히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적국조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적국이었던 일본·독일 등 옛 추축국을 대상으로 한 유엔헌장 규정의 통칭이다. 유엔헌장에는 이들 국가와 관련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승인 없이 조치가 가능하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조항 등이 남아 있다.
일본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구(舊) 적국조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 조항을 언급한 것은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적국조항의 삭제 방침을 담은 유엔 결의안이 채택됐던 때였지만, 이번 연설에서 다시 이 조항이 거론된 것은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도쿄신문은 일본 외무성이 해당 조항을 "이미 사문화됐다"고 설명해 온 만큼, 다카이치 총리가 굳이 이 조항의 삭제를 언급한 의도와 진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한 뒤 중국은 적국조항을 들며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중국이 곧바로 무력으로 응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이에 대해 해당 조항은 사문화됐다고 반박했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이날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적국조항에 대해서는 이미 1995년 유엔 총회에서 사문화됐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채택된 바 있다"며 "그때 중국도 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2005년 유엔 정상회의에서도 유엔헌장에서 적국에 대한 언급을 삭제한다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회원국 정상의 결의가 담긴 성과 문서가 합의로 채택됐다"며 "따라서 어떤 국가도 이 조항을 인용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해당 조문을 삭제하기 위한 노력과 관련해서는 "유엔헌장 자체를 개정하는 일은 전후 몇 차례밖에 없었고, 일본으로서는 안보리 개혁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안보리 개혁에 맞춰 적국조항의 삭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삭제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극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홍보관이었던 우에키 야스히로 조치대 교수는 "유엔헌장 개정 논의는 1993년 시작됐지만, 상임이사국 확대와 거부권을 둘러싼 이견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 (유엔헌장에서) 적국조항만 개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중국이 미국과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일본에 적국조항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할 리도 없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적국조항 삭제 요구의 배경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가 당당한 리더상을 연출하는 데 유엔 외교를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즈미 아키코 정치 저널리스트는 "국회 휴회 기간 유엔에서 발언으로 강경한 이미지를 연출해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약한 정권 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내각 지지율을 활용하면서 여론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미국 방문 중 소셜미디어(SNS)에 사진을 올리며 성과를 과시하는 등의 연출을 보면 안이함이 느껴진다"는 영상 전문가의 비판도 전했다. (취재보조 : 김지수 통신원)
![자위대 간부회의 참석한 다카이치 일본 총리 지난 9월2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가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왼쪽)과 함께 도쿄 방위성에서 자위대 지휘관 간부 회동에 출석하고 있다. [교도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9/yonhap/20260929181001679jmrp.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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