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이어 ‘베어허그·저PBR 공표’…소액주주 보호 2단계 시동

박진우 2026. 9. 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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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이 대한민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일반 소액주주의 실질적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2단계 제도 개선 작업에 전격 돌입했다.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상법 개정으로 법적 기본 뼈대를 세운 데 이어, 기업 인수합병(M&A) 현장의 불투명성을 걷어내고 기업가치 제고를 견인하는 입법과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번 베어허그 법안 연내 처리와 11월 저PBR 기업 명단 공표는 1단계 제도 정비에 이어, 실제 M&A 현장과 증시 전반에서 소액주주의 실질적 권익을 지켜내고 기업의 자발적 가치 제고를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2단계 후속 대책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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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특위, M&A 제안 의무 공시 연내 입법…11월초 저PBR 기업 명단 공개
깜깜이 인수 차단·5%룰 개선 추진…금융당국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총력
[연합뉴스]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이 대한민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일반 소액주주의 실질적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2단계 제도 개선 작업에 전격 돌입했다.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상법 개정으로 법적 기본 뼈대를 세운 데 이어, 기업 인수합병(M&A) 현장의 불투명성을 걷어내고 기업가치 제고를 견인하는 입법과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고 M&A 과정의 정보 투명성을 높이는 ‘한국형 베어허그(Bear Hug) 제도’의 연내 입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매수 제안과 관련한 핵심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공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함께 판단해 합리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베어허그 제도를 올해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법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자가 대상 기업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인수 의향과 거래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그간 국내 M&A 시장에서는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주주 모르게 은밀히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거나 특정 세력과 결탁해 사익을 취하고, 일반 소액주주는 인수 조건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불이익을 떠안는 등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추진되는 법안은 인수 제안이 접수되는 즉시 조건과 공개매수 방안 등 거래 핵심 정보를 일반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노출하도록 규정해 주주가치 훼손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같은 국회의 입법 드라이브는 전날 금융당국이 제시한 자본시장 선진화 로드맵과도 긴밀히 맞물려 있다. 앞서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전날 열린 자본시장 통합 IR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기조연설을 통해 만성적 저PBR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베어허그제 도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변 국장은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하려는 측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해당 기업 이사회가 이 공개매수 제안에 대해 의무적으로 의견을 밝히도록 할 것”이라며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와 결합해 이사회가 지배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규율을 통한 기업 밸류업 압박 수위도 대폭 높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1~2일 장부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성적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는 저PBR 기업 명단을 공표한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기업의 저평가 실태를 정확히 인지시켜 투자 판단 지표로 활용하도록 돕는 한편, 해당 기업들 스스로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대책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고강도 시장 조치다.

금융위 역시 만성 저PBR 기업에 대해 시장 공표는 물론 상속·증여세 할증 등 제도적 페널티를 병행 검토할 방침이다.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가로막아온 규제 장벽 철폐도 추진된다. 이날 특위는 대규모 주식 보유 변동 공시 제도인 ‘5%룰’의 합리적 개선과 기관투자자의 공동의결권 행사를 가로막는 형법적·제도적 규제 완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남근 의원은 브리핑에서 “기관투자자의 공동의결권 행사가 지나치게 형법적 규제 등으로 가로막혀 있는 현실을 개혁하겠다”며 “국민연금 등이 국내 주요 기업 지분을 5~8%가량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표 대결이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서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연기금과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바탕으로 충실히 수탁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손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정부는 분기 배당을 넘어 결산기 외에도 수시로 배당을 집행할 수 있는 ‘수시 배당제’ 도입을 검토 중이며 배당 절차에서 주주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부실 한계기업과 성장 유망주가 혼재된 코스닥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우수 기업을 별도로 묶은 ‘셀렉트’ 세그먼트를 신설,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앞서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전체 주주로 넓히는 상법 개정을 필두로 자사주 소각 단계적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처리하며 1단계 법적 인프라를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와 시가총액 미달 한계기업의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손질해 증시 내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초석을 다졌다.

이번 베어허그 법안 연내 처리와 11월 저PBR 기업 명단 공표는 1단계 제도 정비에 이어, 실제 M&A 현장과 증시 전반에서 소액주주의 실질적 권익을 지켜내고 기업의 자발적 가치 제고를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2단계 후속 대책이 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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