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 사로잡은 부산 창작극 ‘시간의 저편에서’, 고향 무대 오른다
오해와 화해 그리는 한국적 재해석

부산의 창작 집단이 만든 연극이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에서 인정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을 한국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창작집단 한은 다음 달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시간의 저편에서–오셀로 파트2(OTHELLO Part Ⅱ)’를 공연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월 부산 일터소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다음 달 총 3차례 관객을 만난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재해석했다. 서로 사랑했으나 끝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파국에 이른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에게 다시 한번 대화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정하고 만들어졌다. 결말 이후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사랑과 두려움, 오해와 침묵, 그리고 너무 늦은 뒤에도 가능한 이해와 화해를 그려낸다.
다만 원작의 결말을 바꾸기보다 이미 지나가 버린 선택 뒤에 놓여 있던 두려움과 불안, 침묵과 오해를 다시 바라보는 데 작품의 시선이 놓여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연극은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에서도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디지털 온디맨드 방식으로 해외 관객에게 선보여진 해당 연극은 ‘아름다운 연기와 무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죽음 이후 두 인물이 다시 만나는 설정에 대해 ‘대담하고 사랑스러운 발상’이라는 찬사와 함께, 셰익스피어 고전에 한국적 시선이 더해졌다는 호평이 뒤따랐다.
다가오는 무대는 지난 2월 초연보다 한층 다듬어졌다. 우선 승호와 모나, 단 두 명의 배우가 무대를 채운다. 외부의 인물이나 사건 대신 서로의 기억과 감정이 부딪히고 어긋나며 같은 순간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연극이 이어진다.
가로등과 물, 연못, 그 안을 움직이는 두 마리의 물고기 등 절제된 무대 요소도 주목할 만하다. 현실과 기억의 경계에 놓인 듯한 공간을 연출해, 서로에게 다가가고 다시 멀어지는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는 이동현과 이은주가 출연하며, 그중 이동현 대표가 극본을 맡았다.
티켓 가격은 전석 5만 원이며, 예스24와 네이버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창작집단 한의 이동현 대표는 “‘오셀로’의 결말을 바꾸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작품이 끝난 뒤에도 제게 남아 있던 질문에서 시작했다”며 “만약 그들에게 한 번의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그때 하지 못했던 말을 나누고 서로를 조금은 다르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