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쓰레기 8만톤 ‘관외 처리’…상반기에 작년 1년치 넘겼다

김현지 기자 2026. 9. 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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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이후 서울에서 자체 처리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반출된 쓰레기가 반년 만에 약 8만톤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확보한 기후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이 민간업체에 위탁해 다른 시도에서 처리한 생활폐기물은 올 상반기에만 약 8만1000톤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3~25년 서울의 민간위탁 관외 처리 물량은 경기·인천으로만 반출됐지만, 올해는 강원·세종·충남에도 약 4000톤이 나갔다.

2023~25년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비수도권 민간업체에 맡겨 처리한 물량은 2023년 4만8000톤, 2024년 5만9000톤, 2025년 6만1000톤으로 해마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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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 반출량 작년 연간보다 53% 많아…91% 경기도로
수도권 소각시설 확충 28건 중 공사 4건…기후부 “별도 시행 로드맵 없어”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노원자원회수시설 자료사진 ⓒ시사저널 임준선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이후 서울에서 자체 처리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반출된 쓰레기가 반년 만에 약 8만톤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반출 물량의 1.5배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에는 직매립 금지 유예기간 동안 별도의 단계별 로드맵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보다 53% 많아

시사저널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확보한 기후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이 민간업체에 위탁해 다른 시도에서 처리한 생활폐기물은 올 상반기에만 약 8만1000톤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반출된 생활폐기물은 2023년 3만톤, 2024년 4만6000톤, 2025년 5만3000톤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물량보다 약 53% 많은 쓰레기가 밖으로 나간 것이다.

전체 물량의 91%에 해당하는 7만4000톤은 경기도로, 3000톤은 인천으로 반출됐다. 2023~25년 서울의 민간위탁 관외 처리 물량은 경기·인천으로만 반출됐지만, 올해는 강원·세종·충남에도 약 4000톤이 나갔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재가공

서울의 종량제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지난해 연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하루 평균 발생량은 2599톤으로, 지난해 2610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수도권매립지에 묻던 쓰레기가 갈 곳을 잃으면서 외부 민간 처리시설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가 본지에 밝힌 올해 1~7월 노원 자원회수시설 가동률(정비기간 제외)은 62.4%로, 시가 제시한 적정 가동률(75%)에 못 미쳤다.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 기간 다른 자원회수시설의 가동률은 강남 87.6%, 양천 82.7%, 마포 76.2%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소각시설 용량이 부족하고 관내 민간소각 업체가 전무한 실정"이라며 "시설 확충(현대화) 완료 시까지 일부 자치구에서 민간시설을 활용한 관외 반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새 소각장 계획도 사실상 멈췄다. 서울시가 추진하던 마포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소송 패소와 상고 포기로 사업이 종료됐다. 노원·강남 시설 현대화는 각각 2036년, 2033년 준공이 목표다. 두 시설의 현대화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어 서울 쓰레기의 관외 처리 의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쓰레기의 비수도권 반출량도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에만 5만7000톤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반출된 6만1000톤의 93%에 이른다. 이 가운데 2만8000톤(49%)은 충북으로 갔다. 정부는 앞서 2월12일 직매립 금지 후속대책을 발표하면서 특정 지역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업계에 위탁 물량 조정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상반기 반출 물량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충북에 몰렸고, 반입 지역은 대전(6000톤)·세종(2000톤)까지 넓어졌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인 1월29일 인천광역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모습 ⓒ시사저널 최준필

2023~25년 수도권 폐기물 반출량도 증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2021년 7월 법제화됐다. 생활쓰레기를 소각이나 재활용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매립하는 것을 막고, 소각·재활용 후 남은 잔재물만 묻도록 하는 제도다. 유예기간을 거쳐 수도권에선 올해부터, 비수도권은 2030년부터 제도가 시행된다.

비수도권에 쓰레기가 몰리는 문제는 제도 시행 이전부터 드러났다. 2023~25년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비수도권 민간업체에 맡겨 처리한 물량은 2023년 4만8000톤, 2024년 5만9000톤, 2025년 6만1000톤으로 해마다 늘었다. 이 기간 반출분은 모두 경기도에서 나갔다.

이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받아 처리한 지역은 충북(7만톤)이다. 이어 충남 4만6000톤, 경북 2만3000톤, 강원 1만9000톤, 전북 7000톤, 부산 3000톤 순이다. 충북과 충남에서 처리한 물량은 전체의 69%인 11만6000톤으로, 수도권 밖으로 보낸 쓰레기 10톤 중 약 7톤이 두 지역으로 향했다. 모두 민간 소각업체나 재활용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처리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재가공

폐기물관리법은 생활폐기물의 '발생지 처리원칙'을 규정한다. 지자체는 관할 구역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지역 안의 처리시설이나 광역처리시설에서 처리해야 한다. 자체 처리가 어려울 때만 다른 지자체와 협의해 반출할 수 있다.

기후부는 이 같은 지자체 간 협의 내역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이 의원실에 "처리 대행계약은 발주기관(지자체)과 처리업체 간 이뤄지며 협의 내역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지방계약법에 따라 추정가격 5억원 이상인 경우 지역 제한을 부여할 수 없어 관내 또는 관외 민간업체와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제한 없이 진행되는 입찰에서 관외 처리업체가 선정되면 다른 지역 시설에 처리를 맡기게 되는 구조다.

쓰레기를 받는 지역에 대한 보상 문제도 있다. 기후부는 반입 지역에 별도로 제공한 인센티브가 없었다고 전했다. 법이 정한 반입협력금을 조례로 둔 경기 용인시의 경우 징수액은 없었다. 반입협력금은 지자체 공공처리시설에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하며, 민간시설에 위탁 처리하는 물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노원자원회수시설에 놓인 생활폐기물 자료사진 ⓒ시사저널 임준선

이런 상황에서도 기후부는 직매립 금지와 관련해 "연구용역보고서 및 제도 시행 로드맵은 별도로 없다"고 했다. 또 공공소각시설 확충 관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수도권 소각시설 확충사업 28건 중 공사 4건뿐

수도권 공공소각시설 확충도 더디게 진행 중이다. 시설 공사는 설치계획, 사전행정절차, 예산 검토·협의, 설계·인허가를 거친 후 진행된다. 그러나 국고보조로 추진 중인 공공소각시설 확충사업 28건 가운데 공사 단계에 들어간 것은 인천 옹진군과 경기 수원·성남·광명 사업장 등 4건뿐이다.

서울 노원·강남과 경기 용인·부천·김포·가평 등 6곳은 사전행정절차 단계다. 인천 서해구와 경기 화성·안산·안양·파주·양주·의왕 등 7곳은 설치계획 단계로 아직 착공에 이르지 못했다. 인천 연수구와 경기 광주·군포·구리·의정부 등 5곳은 예산검토·협의 단계, 경기 안성·이천·포천·과천·남양주·하남 등 6곳은 설계·인허가 단계다. 이들 11곳의 준공 목표는 대부분 2028~2030년이며, 하남은 미정이다.

수도권의 일부 공공소각시설은 2024년 기준 가동률이 100%를 웃돌았다. 2024년 기준 경기 부천(112%)·용인 수지(119.5%)·하남(104%)·파주 운정(102%) 소각시설은 가동률이 100%를 넘었다. 이 때문에 수도권이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확대, 처리시설 확보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지방에 처리를 맡기는 구조가 이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발생지 처리 원칙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당위성과 정책적 목표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감량·재활용 정책을 강화해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공소각 용량 확보를 위해 현대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후부는 지난 2월 공공소각시설 설치 기간을 최대 3년6개월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29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감량·재활용을 기본 원칙으로 소각시설 확충과 선별시설을 지원해 왔다"며 "기본 정책들이 있기 때문에 1단계, 2단계식의 별도 로드맵이 없었던 것이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지자체 공공시설에 반입되는 폐기물에 대해 처리 수수료의 10% 범위에서 가산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이 한도를 20%로 높이는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후부 자료에 집계된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비수도권 반출은 모두 민간 소각·재활용업체와의 위탁계약으로 이뤄졌고, 가산금과 반입협력금은 공공시설 반입에만 적용되는 만큼 쓰레기를 받은 지역에 돌아간 인센티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에는 비수도권에서도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지금 수도권 쓰레기를 받고 있는 충청권 등도 지역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소각이나 재활용 없이 그대로 매립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헌승 의원은 "수도권에서 나온 쓰레기를 다른 지역에 보내 처리하는 방식에 계속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는 지자체별 처리시설 확충 일정과 이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다른 지역으로 쓰레기를 반출할 때 지자체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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