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경쟁력은 ‘제조·품질관리’ 역량”…과기부 이어 산업부도 지원 나서

염현아 기자 2026. 9. 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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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경쟁의 무게중심이 후보물질 발굴에서 제조·품질관리(CMC) 역량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29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CMC산업 역량 강화 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이를 안전하게 생산하고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품질을 유지하는 CMC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제조·품질평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약품 개발과 수출 역량도 높아졌지만, CMC 분야의 전문인력과 교육 체계는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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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EMA 허가 거절 요인 44%가 ‘CMC 결함’
ADC·CGT 등 첨단 신약일수록 CMC 중요성 커져
산업부 차관 “공공 CMC 플랫폼 구축·인력 양성 등 지원 확대"

신약개발 경쟁의 무게중심이 후보물질 발굴에서 제조·품질관리(CMC) 역량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이 늘면서 제조공정과 품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임상 진입과 허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CMC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한 세미나에 이어 이번에는 산업통상부가 지원에 나섰다. 한국CMC서비스산업연구조합(KCMC)이 마련한 자리에 정부와 연구기관,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국내 CMC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29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CMC산업 역량 강화 전략'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29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CMC산업 역량 강화 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이를 안전하게 생산하고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품질을 유지하는 CMC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CMC는 약물의 효능·안전성 평가만큼 신약 개발에서 중요한 요소다. 불순물 관리부터 세포주 개발, 배양·정제 공정, 제조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신약을 일정한 품질로 생산하고 규제기관의 제조·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과정이다. 전임상부터 임상시험, 허가, 상업 생산까지 신약 개발 전 과정에 적용된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 지연·거절 주요 요인 가운데 CMC 결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달한다. 혁신 모달리티 신약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CMC 성숙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 수준으로 평가된다.

문 차관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급격한 기술 발전과 함께 규제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해지고 있다”며 “많은 유망 후보물질이 제조 공정 확립과 일관된 품질을 확보하지 못해 임상 진입이 지연되거나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문 차관은 이날 CMC 관련 연구개발(R&D) 확대와 공공 CMC 플랫폼 구축, 전략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정부 지원책으로 제시했다.

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개방형 CMC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바이오벤처가 신약 개발 전 주기에 걸쳐 CMC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CMC 전략 컨설팅을 통해 신약 개발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고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지원하는 한편, 위탁생산(CMO) 업체와 연계해 임상 진입도 돕는다.

전문인력 양성도 확대한다.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한국바이오협회와 함께 재직자 대상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지방정부와 국립바이오전문인력양성센터(K-NIBRT·한국형 나이버트) 등을 연계해 관련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학사 이상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다.

29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CMC산업 역량 강화 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산학연 전문가들./염현아 기자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CMC 산업의 취약한 공급망과 제조 역량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주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실장은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11.9%로 통계 공표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수입 원료의약품의 절반가량을 중국과 인도에 의존하고 있다”며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 의약품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합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글로벌 규제기관의 실사 이력을 갖춘 소수 기업과 영세·중소 업체 사이의 중간 규모 기업층이 얇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실제 생산공정과 공정 밸리데이션(검증)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수”라며 “CMC 역량이 곧 신약의 정체성이자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규제기관의 품질관리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김 실장에 따르면 FDA의 품질보증 관련 실사는 2022년 522건에서 2024년 972건으로 약 2배 늘었다. 품질 문제를 이유로 한 경고서한도 같은 기간 81건에서 105건으로 증가했다.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도 CMC 문제로 허가 일정에 차질을 빚은 사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두 차례 허가 보류를 받았다. 당시 FDA가 지적한 주요 문제 가운데 하나가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CMC 관련 사항이었다.

김주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실장 발표 자료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의약품보다 제조 과정에서 더 엄격한 CMC 관리와 품질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균희 연세대 교수(바이오공정 전문인력양성사업단장)는 “바이오의약품은 무균 공정 시설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화학의약품보다 오염과 불순물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원료의약품 단계부터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국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지만 CMC 분야의 전문 교육과 인력 양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제조·품질평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약품 개발과 수출 역량도 높아졌지만, CMC 분야의 전문인력과 교육 체계는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오의약품과 원료의약품(API)의 신물질·신제형 제조와 완제품 품질평가 방법, 기준 및 시험방법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것이 국산 의약품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공정 전문인력 양성은 국립바이오전문인력양성센터(K-NIBRT·한국형 나이버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K-NIBRT는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부, 인천광역시, 연세대, 인천테크노파크가 바이오공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20년 12월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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