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그리스 美대사, 루마니아 연정 붕괴 개입 논란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9. 29. 16: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그리스 대사가 루마니아 내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가 지난 5월 루마니아 연정 붕괴에 대해 개입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국이 루마니아 정치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터져나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가 "우리가 원한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그렇게 할 수 있다. 여기서도 할 수 있다"라고 발언한 것이 루마니아 정치권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길포일 대사 발언 뒤늦게 주목
“원한다면 여기서도 할 수 있어”
발언 후 루마니아 정치인 접촉
美LNG 수입 안한 총리 축출 의혹
지난 5월 22일 그리스 아테네 텔레콤센터에서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가운데)가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그리스 대사가 루마니아 내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가 지난 5월 루마니아 연정 붕괴에 대해 개입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국이 루마니아 정치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터져나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가 “우리가 원한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그렇게 할 수 있다. 여기서도 할 수 있다”라고 발언한 것이 루마니아 정치권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미국은 원한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길포일 대사가 이런 발언을 했다고 전했으며,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발언이 지난 3월 18일 아테네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자리에서 루마니아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만찬에는 정치인과 대사관 직원, 군인 등 12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포일 대사의 발언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루마니아 연정 붕괴 개입을 뜻하는 것이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루마니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PSD)은 중도우파(국민자유당·PNL) 연정에서 탈퇴하고 극우 야당과 손잡으면서 루마니아 연정이 무너졌다. PSD는 일리에 볼로잔 총리를 축출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길포일 대사와 PSD의 사전 접촉 의혹도 나왔다. 길포일 대사는 만찬 발언 이후인 3월 말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를 방문해 PSD 지도부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소린 미하이 그린데아누 PSD 대표와 보그단 이반 전 에너지부 장관도 있었다. 다만, FT는 길포일 대사가 PSD 지도부에 여당 연정에서 탈퇴할 것을 조언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길포일 대사가 당시 루마니아 정부를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미국과 가스 사업 결렬이란 정황도 포착된다. 길포일 대사는 지난 3월 루마니아를 방문해 그리스에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이어지는 ‘수직 가스 회랑’ 사업을 홍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루마니아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대량으로 구매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볼로잔 총리는 가스 회랑 사업은 찬성했으나, 루마니아가 이미 상당히 LNG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산 LNG 구매를 거부했다. 소식통은 PSD가 미국산 LNG 추가 구매 문제에서 볼로잔 총리와 의견을 달리했기 때문에 이것이 PSD가 연정에서 탈퇴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총리로 지명된 중도우파 국민자유당(PNL) 소속 지그프리드 무레산 유럽의회 의원은 대사와 PSD 간의 회동에 대해 조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무레산 총리 지명자는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하다”며 “분명히 그린데아누 대표와 PSD 당원들은 회의에서 무엇을 했고, 논의했는지, 어떤 목표를 추구했는지 설명해야한다”고 FT를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그린데아누 대표는 미국과의 결탁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이반 전 에너지부 장관도 퇴임한 볼로잔 전 총리 측이 음모론을 유포한다며 비난했다.

루마니아는 2024년 11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가 러시아 개입 의혹으로 무효가 돼 다음달 재선거를 치른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의회 내에서 다수당이 없는 상황에서 연정이 계속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는 최근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수십억유로에 달하는 유럽연합(EU) 기금을 상실했고, 주요 신용평가사는 루마니아 국채가 투자적격 등급 이하 직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에너지 안보와 방위 부담 분담을 포함한 공동 우선 과제에 대해 루마니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도 미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