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기지 테러 음모, 이란 개입했나…"다각도 수사" vs "날조"(종합)

신정원 기자 2026. 9. 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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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이 영국 공군(RAF) 페어포드 기지 테러 음모 사건과 관련해 "외국 정부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28일(현지 시간) 밝혔다. 영국 정부는 과도한 추측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사실상 '이란 개입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군사기지 테러 음모라는 중대 사건에, 용의자들을 하루 만에 석방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7월 23일 페어포드 기지를 포함해 미국이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모든 기지는 "정당한 공격 목표"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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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랫동안 감시" 불구 주민이 신고
국가테러 사건 용의자 전원 하루 만에 석방
英정부는 "추측 자제"…이란은 배후설 부인
[페어포드=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영국 공군(RAF) 페어포드 기지에 미 공군의 B-1 폭격기가 보이고 있다. 2026.09.29.

[서울=뉴시스]신정원 구자룡 기자 = 영국 경찰이 영국 공군(RAF) 페어포드 기지 테러 음모 사건과 관련해 "외국 정부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28일(현지 시간) 밝혔다. 영국 정부는 과도한 추측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사실상 '이란 개입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란은 "근거 없는 날조"라며 배후설을 전면 부인했다.

英경찰 "외국 개입 가능성 포함 다각도 수사"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총괄하는 영국 대테러경찰국(CTP)의 로런스 테일러 차장은 이날 수사관들이 "외국을 대신해 고의든 비고의든 대리인 등이 적극적으로 저지른 행위일 가능성을 포함해 다각도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27일 새벽 글로스터셔주 RAF 페어포드 기지 인근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오전 0시45분께 기지로 향하던 수상한 차량 3대에 대한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기지 동쪽 웰퍼드 마을 인근에서 용의자 5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차량 검사를 위해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했고, 현장 주변에는 400m 범위의 통제선이 설치됐다.

항공 사진에서는 원격 제어 로봇이 숲속에 주차된 흰색 승합차 2대에 접근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경찰은 로봇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신고한 익명의 여성은 BBC 라디오에서 "귀가하던 중 '복면과 후드를 쓴 남성 무리'를 목격했다. 그들은 나를 보자 일부는 들판으로, 일부는 인근 켐스퍼드 마을 쪽으로 달려갔다"며 "그 순간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지 내 국방부 경찰에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어 오전 1시36분께 999에 신고했고, 10분도 안 돼 무장 경찰이 대거 출동했다"고 했다.

이 여성은 "이 신고가 그들의 계획을 저지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반 시민이 신고했어야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당국이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페어포드 공군기지, 미군 전초기지로 활용

[페어포드=AP/뉴시스] 영국 경찰이 27일(현지 시간) 테러 음모 사건이 발생한 영국 공군(RAF) 페어포드 기지로 이어지는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2026.09.29.
페어포드 기지는 코츠월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콜른강을 끼고 있는 페어포드 마을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져 있다.

해당 기지는 수십 년간 미 공군(USAF)의 전초기지로 활용돼 왔다.

냉전 기간과 19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에는 미 공군 전략공군사령부가 점유해 사용했다. 2003년 이라크 공습 당시에도 미 공군의 B-52 폭격기가 페어포드 기지에서 출격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군이 이란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때 사용했다. 키어 스타머 전 총리는 지난 3월 1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방어적" 타격을 위해 이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은 해당 기지에 B-1과 B-52 등 폭격기를 배치했다. 이 기지에는 미 공군 제501전투지원비행단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20대 영국인 5명…이상한 보석 석방

체포된 5명은 최초 폭발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테러 행위 준비 혐의가 추가됐다.

대테러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런던 출신의 23~25세 영국 국적자들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페어포드=AP/뉴시스] 영국 경찰이 27일(현지 시간) 테러 음모 사건이 발생한 영국 공군(RAF) 페어포드 기지로 이어지는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2026.09.29.

경찰은 그러나 용의자들을 구속 기간 만료로 보석 석방했다. 테일러 차장은 이날 "수사가 계속되는 동안 이들은 이동 및 타인과의 접촉이 엄격히 제한되는 조건으로 보석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사기지 테러 음모라는 중대 사건에, 용의자들을 하루 만에 석방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BBC가 입수한 체포 당시 사진에 따르면 페어포드 기지의 활주로 진입로인 크래시 게이트 6A에서 약 350m 떨어진 웰퍼드에서 남성들이 제압되는 모습이 담겼다. BBC는 "원본 출처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BBC팀의 위치 검증 결과 진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BBC는 기지 인근에 주차돼 있던 흰색 승합차 3대의 브랜드 로고도 조사했다. 한 대는 'Fuel 2You'라는 빨간색 로고와 함께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었고, 해당 번호로 전화하자 라이카모바일 자동응답 음성 메시지로 바로 연결됐다고 했다. 또 경유를 운송하는 유사 상호의 'Fuel2U' 측에도 연락했으나, 해당 업체는 자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英총리, '코브라' 안보회의 소집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28일 오후 '코브라(COBRA)'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LBC 인터뷰에서 "사법 당국이 전말을 파악하는 동안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웨스 스트리팅 국방장관은 BBC 브랙퍼스트에 출연해 신속하게 신고해 테러 기도를 막은 시민들의 경계심과 조치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란 개입설에 대해선 "지금은 추측할 때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이 우리에게 해를 입히려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우리가 처한 위험하고 격동적인 세계에서 국방 투자는 치러야 할 정당한 대가"라고 말했다.

[페어포드=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영국 공군(RAF) 페어포드 기지에 미 공군의 U-2 정찰기가 착륙하고 있다. 2026.09.29.

美트럼프 "오랫동안 감시" vs 이란 "날조·선동"

이 사건을 둘러싸고 각측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사건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용의자들이 "대형 사고를 치려 했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감시해왔고 결국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8일에는 이란이 연루됐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어쩌면"이라고 답하면서 용의자들을 보석 석방한 것에 대해선 "놀랐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란은 배후설을 부인했다.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근거 없고 악의적인 추측"이라며 "단호히 거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또 "이러한 추측은 영국 내 이란 혐오 선동을 부추기는 것 외에 아무런 목적도 없다"며 "이란은 오도하고 국익을 해치는 언론 보도에 대응해 국가와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시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7월 23일 페어포드 기지를 포함해 미국이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모든 기지는 "정당한 공격 목표"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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