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상까지 덮친 AI '딸깍 소설'…佛 콩쿠르상 후보서 제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콩쿠르상이 인공지능(AI)으로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소설을 후보 명단에서 제외했다. 작가는 AI 사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작품의 실제 집필 과정과 AI 탐지 기술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작가협회(Authors Guild) 역시 AI 탐지 도구가 오류를 낼 수 있다며 그 결과만으로 저자의 AI 사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가 전면 부인…탐지기 신뢰성·폭로 방식도 논쟁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콩쿠르상이 인공지능(AI)으로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소설을 후보 명단에서 제외했다. 작가는 AI 사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작품의 실제 집필 과정과 AI 탐지 기술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콩쿠르 아카데미는 25일(현지시간) 아이티 출신 캐나다 작가 텔리종 오렐리앵(38)의 장편소설 '그것이 아니면 죽음뿐'(C'était ça ou mourir)을 올해 콩쿠르상 1차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 결정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만장일치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카데미는 작가의 과거 표절 문제와 함께 여러 연구자와 언론인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작품의 상당 부분이 AI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공쿠르상과 아카데미의 온전함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인간이 창작한 문학을 알리고 기리는 것이 아카데미의 역할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것이 아니면 죽음뿐'은 아이티의 폭력과 혼란을 피해 캐나다로 향하는 한 교사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캐나다 퀘벡에서 먼저 출간된 뒤 올해 8월 프랑스에 소개됐다.
프랑스에서 약 3만5천부가 팔리며 가을 출판시장의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프낙(Fnac) 소설상을 받았다. 콩쿠르상뿐 아니라 르노도상·페미나상·메디치상 등 주요 문학상 후보에도 올랐으며 해외 판권도 20여 개국에 판매됐다.
논란은 소셜미디어에서 불붙었다. 익명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발랑스 톤 클로드'(Balance ton Claude)가 AI 생성 문장을 가려내는 프로그램 '팽그램'(Pangram)으로 작품을 분석한 뒤 소설 대부분이 AI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팽그램 측도 자체 분석 결과 AI 사용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창업자 맥스 스페로는 일부 원고가 AI 작성 가능성 95%, 특정 대목은 100%로 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부 언론도 작품 일부를 AI 탐지 프로그램에 넣어 분석했다.

오렐리앵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글을 만들기 위해 AI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2017년 집필을 시작했고 2019년에는 이미 초기 원고가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탐지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의 문체가 잘못 판정됐을 수 있다고 했다. 반복과 리듬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티·카리브 문학 특유의 표현이 AI가 만든 문장의 특징으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침묵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폭로 과정 자체를 둘러싼 논쟁도 나왔다.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익명 계정 운영에 프랑스 보수 성향 매체 '르 피가로' 등에 글을 써온 칼럼니스트 사무엘 피투시가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피투시는 "자신의 실명으로 우익 매체에 쓴 칼럼보다 익명 계정에서 제기한 문제가 더 신뢰를 얻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I 사용 의혹과 별개로 폭로의 방식과 배경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출판사들도 처음부터 AI 사용이 입증됐다고 보지는 않았다. 프랑스 출판사 그라세(Grasset)는 논란 초기 작가를 옹호했고, 캐나다 출판사 레 에디시옹 뒤 보레알(Les Éditions du Boréal) 역시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하자 보레알은 책의 홍보 활동을 중단했다. 프랑스에서 예정됐던 오렐리앵의 홍보 일정도 멈췄고, 작가는 28일 캐나다로 돌아갔다.

이번 사안에서는 AI 탐지 프로그램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도 쟁점이다. AI 탐지기는 어휘 선택과 반복성, 문장의 예측 가능성 등 통계적 특징을 토대로 AI가 작성했을 가능성을 추정한다. 그러나 그 수치만으로 실제 집필 과정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작가협회(Authors Guild) 역시 AI 탐지 도구가 오류를 낼 수 있다며 그 결과만으로 저자의 AI 사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대로 프랑스 출판계에서는 '인간이 쓴 책'임을 별도로 보증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출판사 로브세르바투아르(L'Observatoire)는 작가가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Livre sanctuaire-100% humain' 표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논란은 AI를 문학 창작에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뿐 아니라, AI 탐지 기술만으로 창작 여부를 가를 수 있는지, 문학상과 출판사가 어떤 기준을 마련할지도 논쟁거리로 남았다.
콩쿠르상 2차 후보 명단은 다음 달 6일 발표되며 최종 수상작은 11월 4일 가려진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www.nocutnews.co.kr/jebo/write.aspx
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진실은 노컷, 거짓은 칼컷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BS 새 사장 누가 될까…김대홍·오태훈·이정환 등 28명 지원
- 올해 노벨문학상 누가 받을까…찬쉐·하루키·애트우드 등 물망
- 떠난 사람과, 곁에 있는 사람과…관계를 지키는 세 가지 방법
- 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 프랑스서 통했다…컬티심 소설상 수상
- '대환장 기안장2' 공개 이틀 만에 한국 1위…아시아 5개국 톱10
- 베이비몬스터, 日 교세라돔 9만명 채웠다…첫 입성부터 전석 매진
- 김다현에 사과한 심수봉…이번엔 '히든싱어8' 목격담 재확산
- BTS 월드투어 '아리랑', 3분기 누적 전 세계 투어 매출 1위
- "너 하나 죽이는 거 일도 아냐"…승리 술자리 CCTV 공개
- '흔한남매 23' 1위 직행…'머니 트렌드 2027'도 3위로 출발[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