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방역 홍보하던 여당 간부 피살···민주콩고 ‘방역 불신’ 심각

에볼라 방역 홍보에 나섰던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집권당 간부가 라디오 방송 출연 직후 괴한들에게 습격당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에볼라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거나 방역당국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를 겨냥한 공격까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민주콩고 북키부주 부템보에서 집권당 민주사회진보연합(UDPS) 간부 카론드와 므와네카 마리-셀레스탱 비타티가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비타티는 북키부주 부템보 지역 UDPS 연방집행위원회 대표대행이자 당 소통담당관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라디오 정치 프로그램에 출연해 에볼라 예방수칙을 설명하고 주민들에게 방역 참여를 당부한 뒤 귀가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괴한들은 그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뒤 소지품을 빼앗고 자택에 불을 질렀다. 비타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UDPS는 비타티가 에볼라의 위험성과 정부의 방역 정책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 공격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범인과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부템보는 최근 에볼라가 빠르게 확산하는 지역 중 하나다. 로이터는 현지에서 에볼라 자체를 믿지 않거나 치료시설을 ‘죽음의 장소’로 여기는 등 방역당국에 대한 불신이 깊다고 전했다.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유행 당시의 기억과 허위정보가 겹치면서 일부 주민들은 치료를 거부하거나 바이러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진과 방역 인력, 치료시설을 겨냥한 공격도 잇따르고 있다. 방역 인력의 열악한 처우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주콩고에서는 에볼라 대응 인력의 임금과 수당 지급이 수개월째 밀리면서 지난 8월 현장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콩고에서는 지난 5월 에볼라 발병이 공식 선언된 이후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누적 확진자는 8067명, 누적 사망자는 2901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확진자가 약 2000명 늘어 민주콩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볼라 사태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유행은 분디부조형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 분디부조형 바이러스는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WHO는 현재 임상 1상에서 백신 후보 2종을 시험하고 있다. 기존 자이르형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은 일부 지역에서 예방 접종에 활용되고 있지만 이번 유행에 대한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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