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美솔리다임 상장說···SK그룹 ‘중복상장史’ 반복될까

이승용 기자 2026. 9. 29. 16: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인 솔리다임 상장설을 둘러싼 주주들의 불신의 근본 원인으로는 SK그룹의 거듭된 중복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훼손 전력이 꼽힌다. SK그룹은 과거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처럼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상장했던 전례가 존재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솔리다임 상장 추진설이 보도되자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SK하이닉스 주주들은 과거 SK그룹의 중복상장 전력을 알기에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주주들, SK바이오사이언스·SKIET 사례 트라우마
솔리다임 지주사 AI컴퍼니에 SK 계열사들 투자 배경 의혹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인 솔리다임 상장설을 둘러싼 주주들의 불신의 근본 원인으로는 SK그룹의 거듭된 중복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훼손 전력이 꼽힌다. SK그룹은 과거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처럼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상장했던 전례가 존재한다.

올해 초 실시한 SK그룹의 솔리다임 지배구조 개편도 주주들이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SK그룹 계열사들이 솔리다임 모회사가 된 AI컴퍼니 지분을 가지게 되면서 솔리다임 상장시 이득을 나누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 솔리다임 상장說에 주주들은 중복상장 '트라우마'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12월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 상장설에 대해 재공시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솔리다임 상장 추진설이 보도되자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개월 후인 지난 4일에도 "다양한 방안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며 오는 12월 초까지 이와 관련한 내용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 상장설은 최근 로이터가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로이터는 솔리다임이 이르면 2027년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베이크 오프'(bake-off)라고 불리는 IPO 주관사 제안 회의를 진행했고 최대 1500억달러의 기업가치와 약 150억달러의 공모 규모가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솔리다임은 2021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현재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기업용 SSD를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미국에서 기존 솔리다임의 사명을 AI컴퍼니로 변경하고, 기존 솔리다임의 NAND·eSSD 사업을 신설된 100%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이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SK그룹은 SK㈜, SK스퀘어, SK하이닉스 모두 상장사라 중복상장 형태다. 여기에 솔리다임마저 상장하면 5단계 지배구조에 4개 상장사가 존재하는 중복상장 사례가 된다.

일부 SK하이닉스 주주들은 과거 SK그룹의 중복상장 전력을 알기에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의 중복상장이 많은 기업이다. 계열사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상장했던 사례도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IET 등이 대표적이다.

SK케미칼은 2018년 5월 이사회를 열어 백신사업을 담당하던 VAX사업부를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고, 그해 7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3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물적분할 당시 회사는 사업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 제고를 취지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하면서 전형적인 물적분할 후 상장 사례가 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역시 쪼개기 상장 사례에 해당한다. SKIET는 2019년 4월 1일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됐고, 2021년 5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주당 10만5000원, 공모 규모는 약 2조2460억원이었다. 당시 전체 공모대금의 60%에 달하는 1조 3476억원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구주매출 대금으로 챙겼다.

하지만 이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사업 악화로 시가총액이 쪼그라 들었고 SK이노베이션은 올해 8월 25일 SKIET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에 적용된 SKIET의 주당 가액은 1만4783원으로, 이는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10만 5000원)의 14.1%에 불과하다. 예정 합병기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결국 알짜 사업을 떼어내 자회사로 상장시키고, 자금 조달 이후 가치가 하락하자 다시 합병하는 방식으로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본 셈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AI 컴퍼니는 계열사들 빨대 꽂기?

SK하이닉스 주주들은 올해 초 솔리다임을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자회사로 물적분할한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솔리다임의 이익을 SK하이닉스 주주에 나누기 이전에 다른 SK그룹 계열사들이 우선 빨대를 꽂는 사실상의 '터널링'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기존 솔리다임 법인(NPS)을 미국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낸드와 eSSD 사업은 그 아래 신설된 100%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이전했다. 이로써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5단계 지배구조가 만들어졌고 AI컴퍼니는 솔리다임의 지주사가 됐다.

문제는 이 AI컴퍼니에 다른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하기로 약정했다는 점이다.

2030년까지 SK㈜는 2억5000만달러, SK이노베이션은 3억8000만달러, SK텔레콤은 4억8000만달러 등 합계 11억1000만달러를 필요할 때마다 넣는 '캐피탈 콜' 방식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로부터 거액을 들여 인수하고 긴 시간 적자와 실패 위험을 감수하며 키운 솔리다임의 과실을, 이제 와서 지주사와 타 계열사들이 출자 형태로 빼먹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과거 솔리다임 인수를 총괄하고 각자대표를 지냈던 노종원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 퇴사 후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테크브릿지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최소 출자 약정 금액 1억달러(약 1360억원) 규모의 솔리다임 프리IPO 투자 펀드 조성에 나선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상장시 발생할 자본 이득을 별도로 챙기려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8월 "지배주주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배당권(현금흐름권)이 낮은 회사(SK하이닉스)로부터 현금흐름권이 높은 회사(SK(주), SK텔레콤)로 '부의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