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가장 저렴한 전력공급원 맞나…“경제성 떨어져” 건설 신중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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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전력을 가장 값싸게 공급하는 '효자'인가? 정부가 반도체, 인공지능용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원전 추가 건설을 검토하는 가운데 그동안 원전의 강점으로 꼽혀온 높은 경제성이 사실과 다르고, 오히려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규 건설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첨단산업 전력수요 급증, 원전이 해답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대경 에너지 컨설턴트는 '국가별 원전의 경쟁력'이라는 발제를 통해 "원전의 (경제적) 경쟁력은 발전소 하나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총 발전량으로 나눈 값)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투자비·건설기간·자본비용을 망라한 신규 건설비, 상시 기저부하냐 아니면 단시간 피크부하냐에 따른 수요 적합성, 재생에너지 비중과 보완설비 등을 포함한 계통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원전은 다른 전원에 비해 싸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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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지연·할인률 제대로 반영하면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 떨어져
정부 확대 추진 앞두고 의문 제기
기후부 “공론화 때 다양한 정보 제공”

원전은 전력을 가장 값싸게 공급하는 ‘효자’인가? 정부가 반도체, 인공지능용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원전 추가 건설을 검토하는 가운데 그동안 원전의 강점으로 꼽혀온 높은 경제성이 사실과 다르고, 오히려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규 건설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첨단산업 전력수요 급증, 원전이 해답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대경 에너지 컨설턴트는 ‘국가별 원전의 경쟁력’이라는 발제를 통해 “원전의 (경제적) 경쟁력은 발전소 하나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총 발전량으로 나눈 값)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투자비·건설기간·자본비용을 망라한 신규 건설비, 상시 기저부하냐 아니면 단시간 피크부하냐에 따른 수요 적합성, 재생에너지 비중과 보완설비 등을 포함한 계통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원전은 다른 전원에 비해 싸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 경우 신규 전원별 2030년 균등화발전단가 전망치는 대형원전이 MWh당 187~312호주달러로 태양광 발전 29~76호주달러, 육상풍력 64~107호주달러의 경쟁상대가 안된다”며 “같은 2050년 조건에서 기술조합을 비교해도 ‘상용기술(태양광·육상풍력·수력·가스)+원전’ 조합의 계통비용이 기존 상용기술이나, ‘상용기술+해상풍력’ 조합보다 가장 높게 나온다”고 소개했다.
김 컨설턴트는 “한전이 지난해 전력시장에서 발전사업자들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지급한 발전원별 정산단가를 보면, 원자력이 kWh당 79원으로, 신재생에너지 125원, 석탄 137.83원, 엘엔지(LNG) 158.13원보다 낮지만, 정산단가는 신규 원전의 균등화발전단가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국내 원전비용의 재평가’ 발제에서 “초기자본이 막대한 원전은 건설비, 건설공기, 할인율, 이용률이 발전원가를 계산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때는 공기 68개월에 할인율 8%를 적용했으나 7차 전기본은 공기 66개월, 할인율 5.5%로, 8차 전기본 이후는 공기 비공개, 할인율 4.5%로 계속 낮아져 원전에 유리하게 바뀌어왔다”고 지적했다. 할인율은 미래에 발생할 비용·편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비율이다. 원전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건설기간과 운전수명이 길어 할인율 수준에 따라 경제성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데, 통상 할인율이 낮아지면 경제성 평가에 유리해진다.
석 전문위원은 또 “과거 15년간 국내원전의 건설공기(콘크리트 타설~준공 기준)를 보면 신고리 3호기(2008년 착공) 98개월, 신한울 1호기(2012년 착공) 125개월, 신고리 5호기(2017년 착공) 124개월로 경제성 평가기준인 66개월보다 대폭 길어졌다”며 “이는 원전업계의 비리와 안전·환경·노동 규제의 강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협력기구 산하 원자력기구(NEA)가 올해 평가한 한국의 전원별 균등화발전단가를 보면 원전의 경우 할인율 5%와 건설공기 4년을 적용해 kWh당 79원으로 발표했다”며 “하지만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EA)가 과거 적용한 할인율 8~9%와 국내 건설실적과 동떨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윤순진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한병섭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은 “2024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제정되어 2050년 중간저장, 2060년 최종 심층처분장 운영이라는 법적 로드맵이 명시되었지만, 해외 사례를 볼 때 부지 선정과 주민 동의에 수십년이 걸리고, 부지조사에 10년, 인허가와 건설에 20년 이상이 소요돼 부지 공모 과정에서 갈등이나 소송전이 발생할 경우 2060년 준공은 불가능해진다”며 “각 원전의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도 2030년을 전후해 순차적으로 완전 포화할 예정인데 플랜B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원전 부지가 저장한계에 도달하면 원전을 가동 중단해야 한다”며 “이는 국가 전력망 붕괴와 원전 산업의 종말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경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반도체, 인공지능용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수요를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2040년까지 전체 전력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그 빈틈을 원전으로 충당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연말까지 3개월간 원전 건설 관련 숙의형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제시된 국민의 의견을 제12차 전기본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공론화 때 원전의 경제성 판단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 에너지전환포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최기상 의원, 김주영 의원, 곽상언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에너지전환포럼과 우원식의원실, 박지혜의원실이 공동주관했다. 또 김정호 의원, 박정현 의원, 서왕진 의원이 축사를 할 정도로 국회의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글·사진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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