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대학가 가보니…방은 ‘줄 서기’, 상가는 ‘임대’ 엇갈린 풍경

성채리 기자 2026. 9. 29. 15: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학가 인근에서 방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줄을 서지만, 바로 옆 상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잇달아 눈에 띈다. 신촌·이대 대학가는 늘어난 주거 수요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권이 한 공간에서 엇갈리고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과 직장인까지 대학가 주택을 찾으면서 제한된 원룸과 오피스텔을 두고 여러 수요층이 겹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대학가도 비슷한 모습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직장인까지 임차 수요 확대
이대 원룸 월 주거비 87만원…전세 매물도 부족
신촌·이대 1층 공실률 12.4%…서울 평균 두 배 넘어
거주 수요 늘어도 소비는 분산…상권 회복은 더뎌
연고전(고려대학교·연세대학교 친선경기대회)을 앞둔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다./성채리 기자
신촌의 한 상가가 문이 잠긴 채 비어 있고, 점포 내부에는 철거 자재가 남아 있다./성채리 기자

대학가 인근에서 방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줄을 서지만, 바로 옆 상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잇달아 눈에 띈다. 신촌·이대 대학가는 늘어난 주거 수요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권이 한 공간에서 엇갈리고 있었다.

연고전을 앞둔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푸른 현수막이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 아래 상가 풍경은 사뭇 달랐다. 연세로를 따라 걷자 1층 통유리를 절반 가까이 가린 노란색 '임대'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출구 맞은편에는 건물 폭 만한 '신촌부지 매매'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불이 꺼진 점포와 잠긴 유리문도 나타났다. 연세로 한편의 대형 점포는 유리문이 굵은 쇠사슬로 잠겨 있었다.

올해 2분기 신촌·이대 상권의 일반상가 공실률은 12.1%로 서울 평균(9.4%)을 웃돌았다. 특히 눈에 가장 잘 띄는 1층 공실률은 12.4%로 서울 평균(4.8%)의 두 배를 넘었다.

그렇지만 주거시장은 다른 모습이다. 학생들이 살 방은 귀해지고 월세 부담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의 월세와 관리비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70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 올랐다. 이화여대 인근은 월 주거비가 87만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다. 연세대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도 67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4% 상승했다.

외국인 유학생과 직장인까지 대학가 주택을 찾으면서 제한된 원룸과 오피스텔을 두고 여러 수요층이 겹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먼저 국내 대학을 찾는 외국인 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교육부의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학생은 30만7464명으로 2023년 18만1842명보다 69.1%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서울의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비가 유학생을 끌어들이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파리 등 기존 유학도시의 임차료가 크게 오르면서 서울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파리 스튜디오의 중위 임차료가 월 200만원을 웃도는 데 비해 서울 원룸 월세는 90만원 안팎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중개업소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의 방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단기간 머무는 교환학생뿐 아니라 어학당을 다니며 장기간 체류하는 유학생도 많다는 설명이다.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신촌역 일대 모습./성채리 기자

직장인 수요도 대학가 주거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광화문과 종로, 여의도 등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한 데다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서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광화문이나 종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방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학생이나 직장인이 이쪽으로 들어오고 싶어 한다"며 "학교가 여러 곳 있고 직장인 수요까지 있어 방이 나오면 금방 계약되는, 소위 '줄 서는 동네'"라고 말했다. 그는 "세입자들이 주로 문의하는 월세는 100만원 안팎"이라며 "취업한 뒤 대출을 받아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려는 청년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대학가도 비슷한 모습이다. 2020년 입학 때부터 서울대입구역 원룸에 거주한 직장인 유채원씨는 취업 후에도 같은 곳에 살고 있다. 유씨는 "직장까지 2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업무 특성상 여러 곳으로 출근할 때가 많은데 서울대입구 만큼 교통이 편한 곳을 찾기 어렵다"며 "주변에도 서울대입구나 낙성대에 살다가 취업한 뒤 그대로 거주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영업을 종료한 메가박스 신촌점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성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