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를 내리라고?"…'오디세이' 닥친 초유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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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영화들이 대거 출격한 추석 연휴에도 '오디세이' 열풍은 여전했다. 연휴 기간 45만 명이 관람하며 신작 틈바구니에서도 박스오피스 상단을 지켰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지난 24일부터 나흘간의 추석 연휴 동안 45만여 명이 관람했다.
이 경우 '오디세이'를 내리고선 특수관 포맷과 궁합이 맞지 않는 한국 영화를 걸어야 하는 촌극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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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장기 흥행…특수관 인기 여전
'용아맥'은 내달 '오디세이' 내릴 수도
73일 한국영화 스크린쿼터 채워야

국산 영화들이 대거 출격한 추석 연휴에도 ‘오디세이’ 열풍은 여전했다. 연휴 기간 45만 명이 관람하며 신작 틈바구니에서도 박스오피스 상단을 지켰다. 영화 특유의 장엄한 영상미를 경험하려는 수요로 특수상영관 쏠림이 여전했다.
그런데 일각에선 조만간 ‘오디세이’가 극장에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오디세이’ 대란이 벌어졌던 용아맥(용산 아이맥스관)이 대표적이다. 한국 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오디세이’ 특수관 장기집권
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지난 24일부터 나흘간의 추석 연휴 동안 45만여 명이 관람했다. 같은 기간 각각 26만 명과 9만 명이 본 ‘인턴’, ‘가능한 사랑’을 제치고 ‘암살자(들)’(136만), ‘타짜: 벨제붑의 노래’(71만) 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연휴를 노려 개봉한 경쟁작들과 달리 이미 두 달 가까이 상영되며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을 마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뒷심이 상당하다. 관객 수 대비 매출액 점유율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날 기준 전체 관객(약 23만) 중 ‘오디세이’ 관객 점유율은 13.7%(3만명)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17.7%에 달했다. 반면 같은 날 약 6만7000여 명을 동원한 ‘암살자(들)’의 매출액 점유율은 26.8%로 관객점유율(29.5%)을 하회했다.

일반관보다 비싼 아이맥스(IMAX) 등 특수관 관람수요가 높다는 의미다. ‘오디세이’가 극장 입장에서도 고수익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해 CGV용산아이파크몰점의 경우 개천절·한글날 연휴를 낀 10월 첫 주에도 ‘오디세이’로 아이맥스 상영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쿼터 암초 걸린 용아맥
다만 10월 하순에도 ‘오디세이’를 용아맥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크린쿼터 규제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에 따르면 극장은 연간 상영 일수의 5분의 1 이상을 한국 영화로 상영해야 한다. 365일 내내 영사기가 돌아갈 경우 최소 73일은 하루 전체 회차를 한국 영화로만 채워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용아맥의 경우 의무상영일수가 규정에 한참 못 미친다. 영진위 등에 따르면 용아맥의 올해 한국 영화 상영 일수는 35일에 불과하다. 내년까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38일을 채워야 한다. 스크린쿼터를 채우지 못할 경우 미달 일수에 비례해 이듬해 영업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
특히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디거’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둠스데이’(12월) ‘듄: 파트3’(12월 예상) 등 아이맥스 포맷에 적합한 외화 블록버스터가 줄줄이 상륙을 앞두고 있어 극장의 고민은 깊어진다. 남은 38일의 스크린쿼터를 채우면서 해당 외화들까지 정상적으로 상영하려면 흥행 중인 ‘오디세이’부터 일찌감치 내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맥스관에 걸만한 한국 영화가 11월 개봉하는 ‘폭설’을 제외하면 마땅한 작품이 없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앞서 35일의 용아맥 의무상영일수를 채운 ‘휴민트’(14일) ‘군체’(9일) ‘호프’(12일)의 평균 상영 일수를 고려하면 ‘폭설’ 한 편으론 남은 쿼터를 소화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경우 ‘오디세이’를 내리고선 특수관 포맷과 궁합이 맞지 않는 한국 영화를 걸어야 하는 촌극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CGV는 하정우 연출·주연의 ‘윗집 사람들’을 용아맥 풀타임 편성해 눈길을 끌었다. 장르 자체가 코미디라 아이맥스 스크린과 어울리지 않는 영화인데, ‘아바타:불과 재’ 개봉을 앞두고 스크린쿼터를 채우기 위해 내놓은 궁여지책이다.

극장들 “규제 합리화 고려할 때”
영화산업 장기불황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멀티플렉스 업계 입장에선 스크린쿼터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수관을 중심으로 한 ‘오디세이’ 인기로 매출이 반짝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고수익 상품을 스스로 내려놔야 한다는 점에서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CJ CGV의 지난달 신용카드 결제액(추정)은 전년 동월 대비 261.6% 증가한 61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메가박스(185억원)와 롯데시네마(295억원)의 결제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5일 개봉한 ‘오디세이’가 흥행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극장들은 스크린쿼터 제도 개선을 주장한다. 의무상영일수 산정 기준을 ‘상영관’이 아닌 ‘영화관’ 단위로 바꾸는 게 대안이다. 예컨대, 20개 관을 갖춘 CGV용산아이맥스몰의 경우 현행 기준으로는 개별 상영관마다 73일 규정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통합 적용하자는 것이다. 연간 총 1460일의 한국 영화 상영 의무는 그대로 유지하되, 특수관에서 줄인 한국 영화 상영 일수를 일반관에서 채운다는 계산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국내 영화 중에서는 특수관 포맷에 맞는 작품이 많지 않은 반면 할리우드 등 외화 대작의 경우 특수관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작품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스크린당 의무상영일수를 일률 적용하면 관객 수요와 공급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영화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 취지를 고려하면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내 영화시장의 투자경색으로 제자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독립영화 등 국내영화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46일이었던 스크린쿼터제가 2006년 73일로 축소된 만큼, 여기서 의무상영일수를 더 줄이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체부와 영진위도 이를 고려해 달라진 극장 환경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스크린쿼터 제도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면서 “20년 전과 비교해 특수관이 크게 증가하는 등 극장 환경이 변화한 만큼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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