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만난 대윤-소윤... 윤대진 “내가 형한테 변호사 소개, 尹 오지랖 부린 것”

이민경 기자 2026. 9. 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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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출석해 尹에게 유리한 증언
윤대진 전 검사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대진 전 검사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건 본인이라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했다고 언론 등에서 말한 것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오지랖이 넓어 후배들을 챙기려 그렇게 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언을 내놨다.

서울고법 형사2-1부(재판장 백승엽) 심리로 29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윤 전 검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전 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모두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윤 전 검사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대검 중수부에서 호흡을 맞췄던 ‘특수통’ 출신이다. 이들은 검찰 내에서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이라 불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 윤 전 대통령은 스스로 윤 전 검사장을 “친형제나 다름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건 나”라고 증언했다. 윤 전 검사장은 “이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보다는 제 직속 후배로 저와 더 가깝다”며 “형님(윤 전 서장)이 그런 일(뇌물 수수)로 자꾸 저한테 하소연을 했고, (당시) 중수부 과장으로 대대적인 부패 수사를 하는 제 입장에서 조언을 하기가 부적절해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서장은 당시 자신이 근무했던 세무서 관할 육류가공업자 등에게 뇌물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었다. 경찰은 2012년 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윤 전 검사장은 “당시 이 변호사가 개업하면서 검찰청에 드나들고 사무실도 왔었다”며 “형님이 수사를 받고 있고, 피해의식을 갖고 힘들어해서 이 변호사에게 상담이랑 법률 조언을 해주면 좋겠다고 하고 전화번호를 가르쳐줬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을 만나라고 한 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나 부탁이냐”고 묻는 윤 전 대통령 측 질문에는 “(윤 전 서장이) 하소연하니 제가 자유롭고 싶어서 (소개했다)”며 “피고인이 왜 기자한테 그렇게 통화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아마 오지랖이 넓으셔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한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이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윤 전 검사장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바쁠텐데 신경쓰게해서 미안하다”며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전날이든 전전날이든 준비팀에서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게 윤 전 대통령이냐 등) 팩트가 맞냐는 얘기가 오간 적 없냐”고 물었다. 2019년 7월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는 변호사 소개 의혹이 쟁점이 됐었다.

이에 대해 윤 전 검사장은 “장관한테도 ‘제가 소개했는데 와전되거나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보고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윤 전 검사장의 인사를 고려해 자신이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해준 건 아니냐는 식으로 묻기도 했다. 이에 윤 전 검사장은 “당시 제가 대통령 형(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도 구속해서 다음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소문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후배를 챙기기 위해서 본인이 많이 나섰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윤 전 검사장이 증인신문을 위해 법정에 들어서자 윤 전 검사장을 뚜렷이 몇 초간 쳐다봤다. 증인신문 중에는 대부분 허공을 쳐다봤지만 한두 번씩 윤 전 검사장을 무표정으로 2~3초간 바라보기도 했다. 윤 전 검사장은 특검 쪽이나 재판장 쪽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답변을 이어갔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로 예정돼 있던 피고인신문과 결심 절차를 다음 달 13일로 미뤘다. 결심 공판에선 특검의 최종변론과 구형, 피고인 측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 전 서장에게 대검찰청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다. 2022년 1월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 없다고 말한 혐의도 포함됐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20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정당은 보전받았던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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