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46분 개미지옥 싸움’ 중국이 먼저 무너졌다… 여자 복식 24년 만의 AG 金

[스포츠경향 이치노미야 | 심진용 기자] 자책과 후회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서 활짝 웃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1위 류성수-탄닝 조(중국)를 초접전 끝에 꺾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결승전 승리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또 이겼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종목 결승전에서 류성수-탄닝 조를 게임 스코어 2-1(26-28 21-18 21-18)로 이겼다.
첫 게임은 너무나도 아쉽게 내줬다. 20-18로 게임 포인트를 따냈지만 마지막 한 점을 내지 못했다. 듀스 승부에 들어간 뒤로도 중국의 거센 공세를 끈질기게 버텨내며 23-22, 24-23 두 차례 게임포인트를 잡았지만 끝내지 못했다. 결국 첫 게임을 26-28로 내줬다. 첫 게임에만 41분이 걸렸다.
마라톤 승부 끝에 첫 게임을 내줬는 데도 두 사람은 위축되지 않았다. 첫 게임과 똑같이, 평소와 다를 바없이 질기게 버텨냈다. “저희는 좀 힘들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뛸 때 승률이 좀 더 좋은 것 같다”던 전날 이소희의 말처럼 세계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중국 조를 체력전 개미지옥으로 끌고 들어왔다.
2게임에도 한국이 먼저 20점 게임포인트를 잡았다. 두 번 실수하지 않았다. 20-18, 앞선 게임과 같은 스코어에서 이번은 곧장 필요한 마지막 한 점을 따냈다.

마지막 3게임, 이번에도 같았다. 중국이 공격했고, 한국이 막아냈다. 이소희와 백하나는 네트 앞 탄닝의 빠른 공격을 받아내면서 시속 400㎞에 육박한다는 류성수의 후위 스매시까지 버텨냈다. 10-6까지 앞서다 내리 5실점하며 그대로 주저앉는 듯 했지만 한국은 계속해서 되살아났다. 결국 먼저 무너진 건 중국이었다. 이소희가 류성수의 강타를 받아내며 18-18 동점을 만들었다. 류성수가 그대로 주저 앉았다. 쥐가 난듯 왼쪽 종아리를 감싸쥐었다. 메디컬 타임 후 다시 일어섰지만, 분위기는 이미 한국으로 넘어온 뒤였다. 류성수가 전위에 그냥 선 채로 꼼짝하지 못했다. 탄닝이 홀로 공을 받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체력전 개미지옥 싸움에서 이소희와 백하나가 끝내 세계 최강 조를 무너뜨렸다.
중국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났다. 3게임, 한국의 마지막 21점째가 올라갔다. 모든 기력을 다 쥐어짜낸 이소희와 백하나가 그대로 코트 위에 쓰러졌다. 두 사람의 승리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1시간46분이 걸렸다.
이소희와 백하나는 단체전에서 이틀 내리 패했다. 대회 내내 미안함이 클 수밖에 없었다. 코트 뒤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큰 소리로 지시하고 독려하던 이경원 코치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경원 코치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라경민과 짝을 이뤄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이소희와 백하나의 금메달이 그로부터 24년 만에 다시 나왔다. 한 달 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이겼을 때는 백하나가 이소희 등에 올라탔는데 이날은 백하나가 언니 이소희를 업었다. 두 사람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가득 퍼졌다.

이치노미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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