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아트홀에서 창원의집·마산어시장·진해역까지 ‘창원은 공명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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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의 장이 열린다. 2년마다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가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명장'을 주제로 펼쳐진다. 이번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성산아트홀을 비롯해 창원의집과 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대, 마산어시장 등 창원 전역 5개 공간에서 열린다.
성산아트홀 121점, 창원의집·창원역사민속관 41점, 진해역 일대(진해문화플랫폼 1926·진해문화원 포함) 28점, 마산어시장(충무상사 포함) 2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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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명장’
5개 공간서 진행 창원·진해·마산 아울러
페드로 레이예스 등 41개 도시와 지역 작가
성산아트홀 121점 등 192점 선보여
일상생활 속 동선 따라 찾아가는 전시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조각’ 감각·사유
공명의 장이 열린다. 2년마다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가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명장'을 주제로 펼쳐진다. 이번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성산아트홀을 비롯해 창원의집과 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대, 마산어시장 등 창원 전역 5개 공간에서 열린다.
공명은 다른 리듬이 어긋날 때 형성되는 진동이다. 창원은 공명이 성립하는 토대다. 창원 산업 현장, 진해 군항, 마산 바다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며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이번 조각비엔날레가 창원·진해·마산을 아우르는 이유다. 2012년 시작된 전시가 세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앞서 2024년에는 성산아트홀·성산패총·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 열렸다.
국내외 41개 도시와 지역 74개 팀(81명)이 작품 192점을 선보인다. 성산아트홀 121점, 창원의집·창원역사민속관 41점, 진해역 일대(진해문화플랫폼 1926·진해문화원 포함) 28점, 마산어시장(충무상사 포함) 2점이다. 마날 알도와얀의 '내 말을 들어줘', 유수진의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등은 창원이라는 장소에 맞춘 신작이고, 페드로 레이예스의 '핵무기 제로 I', 조소희의 '…어디…' 등은 기존 작업에서 설치 지역 의미를 더한 작품이다.


성산아트홀(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181)
성산아트홀은 이번 비엔날레의 중심축이다. 이곳에서는 본전시 <공명장>과 두 특별기획전 <조각 이전의 조각>, <창원조각아틀라스>가 함께 펼쳐진다. 세 전시는 조각 역사와 물질적 행위, 동시대의 세계, 창원이라는 도시와 창원 시민의 삶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며 교차한다. 성산아트홀에서는 페드로 레이예스·하성욱·류젠화·문이삭·츠보타 마사유키·궈청둥·라선영 등이 참여해 121점을 선보인다.
페드로 레이예스(멕시코·54)는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레이예스는 이번 전시에서 '핵무기 제로 I'과 '지구 종말 시계' 작품으로 핵 위협을 추상적 공포가 아니라 눈앞의 형상과 시간으로 마주하게 한다. 공기 주입식 버섯구름 위의 'ZERO NUCLEAR WEAPONS'(핵무기 전면 폐기)라는 문구는 핵무기 감축이 아니라 '폐기'라는 요구를 분명히 한다.



창원의집(창원시 의창구 사림로16번길 59)·창원역사민속관(창원시 의창구 창이대로397번길 25)
창원의집과 창원역사민속관에서는 오래된 생활의 공간과 오늘날의 조각이 마주한다. 수집된 사물과 수호의 형상, 손의 반복과 디지털 스캔·출력처럼 서로 다른 시간과 기술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하지 않은 채 함께 놓인다. 이곳에서는 처젠취안·마날 알도와얀·왕사오창·홍자영·딩이 등이 참여해 41점을 선보인다.
마날 알도와얀(사우디아라비아·54)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가 창원의집에 선보이는 작품 '내 말을 들어줘'는 아랍어 IS–MA–NI, '내 말을 들어주세요'라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매달린 황동 입술 조각은 한국 전통의 금속 타악기에서 착안한 것으로, 속이 빈 입술의 형태는 소리를 발생시키는 동시에 울림을 증폭하는 공명 공간이 된다.
관람객이 조각을 두드리면 소리가 지속적으로 울려 퍼지며, 말하기와 침묵, 발화와 경청 사이의 관계를 환기한다. 창원의집이라는 생활 공간에 울려 퍼지는 소리는 과거의 공간에 현재의 목소리를 불러들이며, 역사가 켜켜이 쌓인 창원과 현재를 살아가는 창원 시민이 소리로 만나는 새로운 공명장을 만든다.
조소희(한국·55)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창원역사민속관 누각에 선보이는 '…어디…'는 가는 실을 코바늘뜨기로 이어 만든 거대 원이다. 작가에게 그물코 직조는 '공백을 짜는 일'이며, 실의 성긴 구조는 공기와 빛, 시선이 드나드는 시간의 막이 된다.


진해역(창원시 진해구 충장로 71) 일대
진해역 일대는 군항 도시와 근대 철도, 이동과 통신의 시간이 겹쳐 있다. 작품들은 남겨진 건축의 표면, 수신되는 전파, 바다에서 표류해온 사물과 울림으로 과거를 고정된 기념비로 만들지 않고 현재의 감각으로 불러온다. 이곳에서는 심문섭·백정기·지민희·주리난·김수자 등이 참여해 28점을 선보인다.
심문섭(한국·83)은 통영 출신으로, 현재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그는 작품 '반추'로 통영과 진해를 공명시킨다. 통영 나전으로 빚은 배가 진해역에 닿는다. 통영 바다와 통제영 역사, 당포와 율포의 기억을 싣고 온 배는 만남과 이별이 교차했던 옛 진해역에 머문다.


마산어시장(창원시 마산합포구 복요리로 7)
마산어시장은 바다와 도시의 흐름이 교차하는 삶의 현장으로, 그 자체가 체험형 공명의 장이다. 이곳에서는 유수진·주세균이 참여해 2점을 선보인다.
유수진(한국·35)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창원에 거주하는 외국인 등록인구 통계를 토대로 국적별 인구 비율에 따라 약 1000개의 각국 통조림을 작은 섬처럼 배치한다. 관람객이 통조림을 가져가면 다시 채워지면서 섬의 형태와 경계는 변화해 간다.
창원 시민이 오가는 마산어시장에 작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가 놓이면서 숫자로 존재하던 인구 통계는 살아 숨 쉬며 움직인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창원이라는 도시에서 만나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통해 '공명은 같음이 아니라 차이에서 시작된다'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를 드러낸다.
/류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