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서 9위 추락 한화 참사, ‘몰랐던 실패’ 아닌 ‘알고도 방치한 실패’..."도대체 누가 책임질건가"

정철우 2026. 9. 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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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가을은 너무 일찍 끝났다.

그러나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가 빠져나간 무게를 나눠 질 새로운 선발 자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여기서 올 시즌 한화의 책임 소재가 분명해진다.

한화는 가장 강력했던 무기인 마운드에서 거대한 전력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그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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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와이스 이탈 알고도 대안 못 만들었다…선발·불펜 ERA 나란히 9위 추락
김서현 이상 신호·정우주 2년차 변수도 외면…‘잘될 것’이라는 기대가 계획 대신했다
프런트도 김경문 감독도 책임 피하기 어렵다…“꼬리 자르기 아닌 재창단급 변화 필요”
출처:한화 이글스

(MHN 정철우 기자) 한화 이글스의 가을은 너무 일찍 끝났다. 28일 현재 55승4무77패. 순위는 9위까지 떨어졌다. 길었던 11연패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미 가을야구와의 거리는 너무 멀어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추락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반전이다. 한화는 지난겨울 FA 시장의 최대어 가운데 하나였던 강백호에게 1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공격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적어도 이 선택 자체는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한화 타선은 지난해보다 힘을 냈고 공격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그런데 야구는 한쪽만 보강한다고 완성되는 종목이 아니다. 타선에서 얻은 것을 마운드에서 그 이상으로 잃었다. 28일까지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98로 9위, 불펜 평균자책점도 5.53으로 9위다.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리그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아무리 타선이 점수를 만들어도 마운드가 지켜내지 못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
출처:한화 이글스

더 뼈아픈 것은 이런 붕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화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힘은 마운드에 있었다. 특히 폰세와 와이스가 구축한 외국인 원투펀치는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상대는 한화와의 시리즈에서 두 투수를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강력한 선발진이 버티자 불펜 운용에도 여유가 생겼고 한화는 접전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폰세와 와이스가 모두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지난해 성공 방정식의 가장 중요한 두 축이 동시에 사라진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한화의 겨울은 여기서부터 시작됐어야 했다. 두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를 찾아야 했다. 새 외국인 투수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동시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대안까지 마련했어야 했다.
출처:한화 이글스

결과적으로 그 준비가 부족했다. 화이트가 나름대로 버텼지만 지난해 한화가 누렸던 압도적인 1선발의 힘을 대신하기에는 부족했다. 에르난데스는 결국 시즌 도중 퇴출됐고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짐머맨마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상대를 압박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올해는 한화가 가장 고민해야 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국내 선발진에서도 확실한 대안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바뀌는 상황이라면 국내 선발진에서 최소한 하나 이상의 새로운 카드가 성장해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가 빠져나간 무게를 나눠 질 새로운 선발 자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가 흔들렸을 때 대신 계산할 수 있는 카드가 부족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으로 넘어갔다.

문제는 불펜 역시 안전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김서현에게는 이미 지난해 시즌 막판부터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압도적인 구위만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던 흐름이 흔들렸고 제구와 투구 밸런스에서 불안 요소가 드러났다. 마무리가 흔들릴 가능성을 전제로 한 대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한화는 김서현이 자신감을 되찾으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에 많은 것을 걸었다.
출처:한화 이글스

기대가 계획을 대신해서는 안 됐다.

정우주도 마찬가지다. 신인 시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젊은 투수가 2년 차에도 똑같은 궤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2년 차에는 상대의 분석이 깊어지고 체력과 구위 관리에서도 새로운 고비를 만날 수 있다. 정우주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과 정우주가 흔들렸을 경우를 준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한화에는 후자가 부족했다.

여기서 올 시즌 한화의 책임 소재가 분명해진다. 첫째, 위험을 몰랐던 것이 아니다. 폰세와 와이스가 동시에 떠난 것은 시즌 개막 직전에 발생한 돌발 변수가 아니었다. 선발진의 가장 큰 전력 손실을 겨울부터 알고 있었다. 김서현의 불안 요소 역시 전년도 후반부터 나타났고 정우주에게 2년 차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둘째, 알고도 그 위험에 상응하는 안전장치를 만들지 못했다. 강백호에게 100억원을 투자하며 공격력 보강에는 확실한 승부수를 던졌지만 마운드에는 그에 버금가는 대비책을 구축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선택이 실패했을 때 대신할 선발, 김서현이 흔들렸을 때 마무리를 맡길 투수, 정우주가 고전할 때 역할을 나눠 가질 젊은 투수까지 각각의 플랜B가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어느 하나도 확실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셋째,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새로운 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것은 현장의 책임과 연결된다. 전력 구성은 프런트의 몫이 크지만 주어진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전력을 발굴하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중요한 역할이다. 외국인 선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불펜의 핵심들이 흔들렸다면 기존 구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카드를 만들어냈어야 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까지 한화는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확실한 대안을 세우지 못했다.
출처:한화 이글스

그리고 넷째, 가장 우려했던 약점이 실제로 팀을 무너뜨렸다. 이것이 책임론의 가장 강력한 근거다. 예상하지 못했던 대형 부상이나 돌발 악재 하나 때문에 시즌이 망가진 것이 아니다. 겨울부터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을 수 있었던 마운드가 실제로 무너졌다. 선발 평균자책점 4.98로 9위, 불펜 평균자책점 5.53으로 9위. 준비 과정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프런트와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현장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프런트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의 핵심 동력이었던 마운드의 전력 손실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특히 외국인 원투펀치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엄청난 변화를 맞고도 그 공백을 흡수할 만큼 충분한 전력을 구축했는지는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현장에는 다른 책임이 있다. 전력이 지난해보다 약해졌다면 가진 자원을 통해 새로운 힘을 만들어냈어야 했다. 김서현이 흔들렸을 때 불펜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외국인 선발이 실패했을 때 국내 선발 후보를 키워내며 버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한화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선택지가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다. 11연패는 단순히 선수들의 컨디션이 동시에 떨어져 만들어진 숫자로만 보기 어렵다.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흐름을 끊어낼 새로운 카드가 없었다는 사실까지 보여준 결과였다.
출처:한화 이글스

그래서 이제 필요한 책임은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니다. 감독이나 코치 한두 명을 바꾸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정도로 끝낸다면 올 시즌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 된다. 누가 잘못했느냐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구단 전체가 이미 보였던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느냐를 밝혀내는 일이다.

외국인 선수 선발 과정은 적절했는지, 국내 선발 육성 계획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김서현과 정우주 같은 젊은 핵심 투수들에게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적용하지는 않았는지, 위기가 발생했을 때 프런트와 현장이 얼마나 빠르게 대응했는지를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 중견수 문제를 포함해 시즌 전부터 확인됐던 다른 취약 지점까지 점검 대상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은 한화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성공했던 팀을 유지하는 것과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한화는 가장 강력했던 무기인 마운드에서 거대한 전력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그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 결국 겨울에 남겨둔 균열이 시즌을 거치며 더 크게 벌어졌고 팀 전체를 집어삼켰다.

55승4무77패, 9위. 그리고 11연패. 이 결과를 단순히 몇몇 선수의 부진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이유다. 위험은 미리 보였고 대비할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준비하지 못했고 시즌 중에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결국 예상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무너졌다.
출처:한화 이글스

책임론의 근거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화가 올겨울 해야 할 일도 그래서 명확하다. 실패의 책임을 사람 한두 명에게 떠넘기는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 팀을 만드는 방식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 프런트의 전력 구성부터 현장의 육성과 운용까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큰 폭으로 바꿔야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갔던 팀이라는 기억에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 올해 왜 9위까지 떨어졌는지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한화에 필요한 것은 지난해의 영광을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라 올해 실패의 구조를 뜯어고치는 일이다.

위험을 몰라서 실패했다면 경험으로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을 알고도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실패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가 된다. 지금 한화가 마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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