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 증류 논란에 “도둑질 아닌 경쟁”

박지민 기자 2026. 9. 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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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찬에 참석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다른 인공지능(AI) 모델의 답변을 학습에 활용하는 ‘증류’ 기술을 두고 절도가 아닌 “경쟁”이라고 했다.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모델을 증류해 기술을 빼내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과 다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황 CEO는 28일(현지 시각) CNBC 인터뷰에서 AI 증류가 도둑질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경쟁”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원하는 만큼 시험해볼 수 있다”며 “경쟁사들이 엔비디아 제품의 작동 방식을 알아내려고 뼈대만 남을 정도로 분해하기도 한다”고 했다.

황 CEO는 또 “아무도 우리 제품에서 배우지 않고, 우리만 편하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경쟁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든다”고 했다. 원치 않는 이용이 있다면 기업이 고객을 확인하고 서비스를 차단하면 된다는 취지의 설명도 덧붙였다.

AI 모델 증류는 성능이 높은 모델이 생성한 답변을 학습 자료로 삼아 다른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증류를 통해 오픈AI, 앤스로픽 등의 첨단 모델의 능력을 빼가고 있다며 제재 가능성을 거론했다. 중국 정부는 증류는 정상적인 기술이라며 관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 CEO가 미국 정부와 엇갈리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황 CEO의 발언은 더 많은 기업이 자체 모델과 서비스를 만드는 편이 엔비디아에 유리하다는 사업적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증류를 활용하면 기업은 처음부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도, 기존 모델의 답변을 참고해 특정 업무에 맞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기업이 늘어나면 모델 개발에 필요한 연산뿐 아니라 완성된 AI 서비스를 계속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산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엔비디아는 시장을 키우기 위해 자체 오픈 모델인 ‘네모트론’을 공개하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만들도록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나 앤스로픽처럼 모델 이용료를 받는 기업은 경쟁사가 자사 모델의 답변을 대량 수집하는 데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누가 모델을 만들든 AI 개발과 사용이 늘어나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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