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흔들.. 약세 출발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꿈틀'
미 국채금리 5.2% 돌파…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삼성·하이닉스 소폭 상승…반도체주 엇갈린 흐름

코스피가 장 초반 6800선까지 밀리며 약세로 출발한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 매도세가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국내 경기 흐름이 비교적 견조한 상황에서도 해외 금융시장 변수가 증시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6% 하락한 6844에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닥 역시 0.32% 내린 843에 장을 열었다. 오전 9시 2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매수 우위를 나타냈지만 외국인은 매도에 나서며 수급 부담을 키웠다. 외국인 자금의 방향이 국내 증시의 단기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도 짙어지는 분위기다.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도체주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에 못 미치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낙폭을 일부 제한했다. 다만 간밤 미국 반도체주의 흐름을 감안하면 국내 반도체주의 강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인은 국채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를 웃돌고 있으며 30년물 금리도 연 5.561%까지 올라선 상태다.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투자 부담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의 매력도 높아져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간밤 뉴욕증시 역시 국채금리 상승과 국제유가 오름세의 영향을 받으며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업종에서도 종목별 온도 차가 나타났다. SK하이닉스 ADR은 5% 넘게 급락했고 마이크론은 2.61% 떨어졌다. 반면 엔비디아는 1.6%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미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추가 승인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도 국내 증시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59.4원을 기록하며 136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수입물가와 물가 전망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해외 변수에 좌우되는 흐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 실적이나 경기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미국 금리와 유가, 환율이 동시에 불안정해지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될지 여부는 코스피의 추가 하락 압력을 가늠할 핵심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와 물가 지표,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 원·달러 환율이 1360원 부근에서 안정될지도 국내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제기된다. 코스피가 고점 부근에서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대외 악재를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가 향후 투자심리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