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종신보험' 절판에 생보업계 '조 단위 마진 증발'과 '적자 공포'

김남희 기자 2026. 9. 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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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고환급률 마케팅으로 논란이 된 이른바 '700 종신보험(저해지 체증형 종신보험)'에 대해 전격적인 신규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엄격한 해지율 가정을 적용하도록 계리적 기준을 강화했다.

2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700 종신보험의 절판을 권고한 이후 후속 조치로 무·저해지 상품의 실질 해지율 가정을 대폭 보수적으로 변경하는 통합 지침을 예고했다.

이 상품은 기존 5년납·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시한 변종 보장성 상품이다.

700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보장성 상품은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보험업계의 고질적 병폐와 착시형 설계를 원천 차단하고, 보험사의 무분별한 단기 이익 부풀리기와 건전성 악화를 바로잡겠다"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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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 내면 은행보다 이자 많이 주는 비과세 재테크 상품으로 둔갑
상품 판매 과정서 '보험사 잘못이냐, GA 잘못이냐' 놓고 논란 제기
자산과 부채 만기 불일치 현상으로 보험사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보험업계 추정치 [재구성=구글]

금융당국이 고환급률 마케팅으로 논란이 된 이른바 '700 종신보험(저해지 체증형 종신보험)'에 대해 전격적인 신규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엄격한 해지율 가정을 적용하도록 계리적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사상 초유의 재무적 충격에 직면한 보험사들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낙관적 해지율 가정을 바탕으로 장부상 이익을 부풀려왔던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수천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 보험사 잘못이냐, GA 잘못이냐를 놓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

2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700 종신보험의 절판을 권고한 이후 후속 조치로 무·저해지 상품의 실질 해지율 가정을 대폭 보수적으로 변경하는 통합 지침을 예고했다.

핵심은 완납 전후 및 원금 도달 시점(7~10년 차)의 대량 해지 가능성을 부채(BEL) 평가에 강제로 반영하도록 한 점이다. 이에 따라 그간 고무줄 회계 이익을 누려온 생보사들의 재무제표가 심각하게 훼손될 전망이다.

문제가 된 '700 종신보험'은 가입 후 7년이 지나 해지하면 납입한 원금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저해지 체증형 종신보험 상품이다. 소비자 수요 충족과 마케팅 관점 중심으로 설계됐다. 이 상품은 기존 5년납·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시한 변종 보장성 상품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 이번 당국 조치가 치명적인 이유는 부채 급증에 따른 '손실계약 즉시 비용 처리' 메커니즘 때문이다. 대다수 생보사는 가입자가 원금 환급 시점에도 계약을 장기 유지할 것으로 낙관하며 최적 해지율을 낮게 잡아왔다. 재무회계적으로 긍정적 시나리오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당국의 지침에 따라 실제 대량 해지(부정적) 시나리오를 반영하게 되면 최적보험부채(BEL)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최적보험부채란 보험사가 계약자들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과 환급금에서, 앞으로 받을 보험료를 뺀 '순 지출 예상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당국은 '7~10년 차에 무조건 대량 해지(해지율 급증)가 일어난다'고 강제로 가정을 바꾸게 했다. 이에 보험사가 미래에 한꺼번에 내줘야 할 해약환급금(현금유출)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하게 된 것이다. 부채가 기존 마진을 초과하는 순간 곧바로 당기순손실로 직결된다.

문제는 늘어난 부채가 단순히 미실현 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을 깎아 먹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700 종신보험이나 단기납 종신보험처럼 초기 마진율이 박했던 상품들은 부채 증가액이 기존에 적립된 CSM 잔액을 순식간에 초과하게 된다.

IFRS17 기준서에 따르면 이처럼 부채가 자산 가치를 넘어서는 순간 해당 계약군은 즉시 '손실계약(Onerous Contract)'으로 분류된다. 손실계약으로 전환된 미래 예상 손실분은 수년에 걸쳐 분할 인식할 수 없으며, 해당 분기의 당기순이익에서 즉시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이번 계리가정 조정으로 인해 생보업계 전체에서 조 단위의 CSM이 증발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이에 따른 당기순이익 직접 타격 역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제표의 충격은 자본 건전성 지표인 K-ICS(킥스) 비율 하락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부채의 급증과 당기순이익 폭락은 가용자본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켜 건전성 지표를 끌어내린다. 자본 체력이 취약한 일부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미만으로 킥스 비율이 급락하며 무더기 시정 조치 대상에 오를 위험이 제기된다.

더욱 심각한 고비는 7~10년 뒤 찾아올 유동성 리스크다. 원금 보장과 고환급률을 노리고 가입한 소비자들이 약속된 시점에 대거 이탈(해지)할 경우, 보험사는 막대한 현금성 환급금을 동시에 지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불일치하는 현상이 발생하며, 보험사들이 환급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채권을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해야 하는 '보험판 뱅크런(유동성 위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보험사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급히 회수하거나 우량 자산을 헐값에 팔게 되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가 돈이 나갈 시점과 들어올 시점, 그리고 금리 변동 리스크를 정밀하게 일치시켜 대규모 손실이나 현금 부족을 막는 방어에 실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생보업계 내부의 양극화는 더욱 극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생보사들은 보장성 건강보험이나 제3보험 등 대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뒀고 이미 보수적인 계리가정을 선제 반영해 충격을 흡수할 체력이 있다.

반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통해 700 종신보험 등 단기납 상품 판매에 사활을 걸었던 중소형 생보사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일부에서는 이를 계기로 GA와 중소 보험사 간의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 보험사 잘못이냐, GA 잘못이냐를 놓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700종신을 주도적으로 판매한 회사들은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 보험사는 향후 후순위채 발행이나 신종자본증권 등 대규모 자본 확충 없이는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의 경영 압박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이 고환급률 마케팅 자체를 정조준하면서 생보업계는 당장 신계약 CSM을 확보할 '먹거리 절벽'에 직면한 것이다.

보험업계가 다시 납기를 변형한 우회 상품 출시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초 단위 모니터링을 예고하며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어 당분간 생보업계 전반의 성장성 체저 저하와 경영 위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별손해보험 등 부실보험사 등장 선례가 있어 당국의 규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700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보장성 상품은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보험업계의 고질적 병폐와 착시형 설계를 원천 차단하고, 보험사의 무분별한 단기 이익 부풀리기와 건전성 악화를 바로잡겠다"로 요약된다.

당국은 납입 기간 중이든 완납 후든 전 기간에 걸쳐 환급률이 100% 미만이 되도록 규정했다. '몇 년 버티면 원금 보장'이라는 마케팅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미이면서 보장성 상품을 마치 '단기 고수익 저축 상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여 대규모 불완전 판매를 유발한다는 점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7년만 내면 은행 적금보다 이자 많이 주는 비과세 재테크 상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문제를 바로잡고, 보험사에겐 미래의 현금 고갈과 부채 폭등을 야기하는 시한폭탄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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