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차 국내 도로 띄운다… '센서 퓨전' 고도화

미디어펜 2026. 9. 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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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손잡고 플릿 운행 개시… 2028년까지 20대로 확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실측 데이터 확보… 폭우·역광 등 '엣지 케이스' 집중 공략

[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이노텍이 실제 국내 도로에서 자율주행용 센싱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는 전용 차량 무리인 '플릿(Fleet)'을 가동하며 센싱 솔루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이노텍(대표 문혁수)은 미국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과 협력해 국내 도로에서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 운행을 공식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3월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LG이노텍의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Data Collection Vehicle)이 도심을 달리고 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행을 시작해 오는 2028년까지 데이터 수집 및 소프트웨어 개발 차량을 포함한 플릿 규모를 총 20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플릿 운행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부품 센싱 솔루션 기업이 데이터 수집용 플릿을 직접 운용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다.

데이터 수집 차량에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LiDAR) 등 핵심 센서가 탑재된다. 주행 중 확보한 데이터는 도로 상황, 주변 차량 움직임, 객체 위치, 기상 변화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데 쓰이며, 디지털 트윈(가상환경)과 연동해 센서 개별 성능 개선과 시스템 검증에 투입된다.

특히 회사는 카메라의 시각 정보, 레이더의 거리·속도 데이터, 라이다의 3차원 정밀 공간 좌표를 결합·보정하는 독자적 '센서 퓨전(Sensor Fusion)' 기술을 집중 고도화한다. 나아가 폭우 속 흑색 차량, 터널 출구의 역광, 불규칙한 공사 현장 차선 등 돌발 조건에서 발생하는 '엣지 케이스(Edge Case·한계 상황)' 데이터를 축적해 센서 신뢰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수집 과정에서 찍힌 보행자 얼굴과 번호판 등은 비식별화 처리해 개인정보 보호 체계도 갖췄다.

LG이노텍은 실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완성도를 높인 고성능 복합 센싱 솔루션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완성차 고객사 수주를 가속할 방침이다. 자체 기술로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모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양사 협업에 따라 LG이노텍의 모듈을 탑재한 수집 차량은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거점에서도 운행된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단순 하드웨어 납품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업과의 실측 데이터 기반 협업을 선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피지컬 AI와 레벨3 이상 자율주행 시장의 상용화 문턱에서 핵심 병목으로 꼽히는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선제 확보해 글로벌 티어1(Tier 1) 공급망 내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민죤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상무)는 "자율주행 솔루션은 개별 센서 하드웨어 고도화를 넘어 실측 데이터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통합 최적화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복합 센싱 솔루션을 앞세워 자율주행과 로봇 등 피지컬 AI 센싱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차세대 핵심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이다 기업 아에바(Aeva)와의 파트너십에 이어 올해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들과 협업 전선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