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 왕관 써도 다시 밑바닥부터… 뭐든지 도전할 수 있어 행복해요”

최보윤 기자 2026. 9. 29. 0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오늘의 아시안게임’ MC
‘2025 미스코리아 眞' 출신 정연우
TV조선 ‘오늘의 아시안게임’에서 단독 MC로 데뷔한 2025미스코리아 진(眞) 정연우. /장경식 기자

불 꺼진 연습실에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혼자 걸었다. 구두 굽에 발이 찍혀 피가 났고, 몇 번이나 넘어졌다. 카메라를 당당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쯤, 왕관이 씌워졌다. 그리고 1년 뒤 그녀는 또 불 꺼진 스튜디오에 혼자 남아 대본을 외운다. 생방송에서 혹여 실수라도 할까 카메라 위치를 상상하고, 현장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외우고 또 외운다.

지난해 미스코리아 진(眞) 출신으로 올해 TV조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하이라이트 방송인 ‘오늘의 아시안게임’ 진행을 맡은 정연우(25). 새벽이 되어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는 일정에도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연휴 마지막 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방송을 준비하고 있던 그는 “도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미스코리아 진 출신 방송인’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정연우의 지난 1년은 조금 다르다. 트로트 오디션에 나갔고, 패션 서바이벌에 도전했다. 실패하면 탈락하는 ‘경연’에 쉼 없이 도전하고 있었던 것. 미스코리아 출전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걸까. “예전엔 하고 싶거나, 할 수 있는 일도 이런저런 핑계 대며 회피하거나 시도도 안 했어요. 지금은 기회만 주어지면 무조건 도전하는 사람이 됐죠.”

대구에서 나고 자라 충남대 사범대학 전기전자통신공학교육과를 졸업했다. 원래는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진로가 바뀐 건 한 영상 때문이었다. “나이대별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을 묻는 인터뷰였는데, 연령과 상관없이 답은 같았어요. ‘왜 그때 도전하지 않았을까’라는 답이었죠.”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같았다. 일단 저지르기로 했다. 미스코리아에 도전한 이유. 워킹 연습은 기본, 스피치(말하기) 연습에 운동으로 체력도 키웠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제가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목표를 두고 하니까 변하는 게 보였어요.” 무엇보다 대회 준비하는 몇 달 동안 키가 1.5㎝가 컸다. 어깨가 넓은 게 싫어 매일 구부정하게 움츠리고 다녔던 버릇을 고쳤더니 체형도 변했다.

미스코리아 진이 지난해 12월 ‘미스트롯4’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화제였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트로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자중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분도 계셨어요. 오히려 그런 분들께 요즘 ‘도전해 보라’고 독려해요.” 마스터 예심에서 청초한 목소리로 신유의 ‘꽃물’을 불러 예비 합격자의 이름을 올렸다. 본선 진출은 실패했지만 박선주 마스터에게 “목소리에 가능성이 있다”는 칭찬을 들었다. 그의 출연 장면은 1라운드 출연진 중 톱3에 들었다.

이후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도전했다가 중도 탈락했다. 혹평을 받았지만 또 하나 배웠다. 그는 “창피함에 면역이 생긴 것 같다”면서 “실패했다고 손가락질받더라도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지 않냐”고 했다.

이번 TV조선 아시안게임 스포츠 MC에 도전하기 위해 리허설만 3개월을 했다. 10월 4일까지 열릴 아시안게임의 면면을 파고드느라 매일 잠을 설치다가도 무대만 생각하면 절로 눈이 떠진다. 그녀에게 물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냐고. 탈락해도 계속 다시 일어서는 본인을 보면 된다고 했다. “아무것도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은 마음으로 계속 부딪히는 태도 아닐까요?”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