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토허구역 33곳, 지정 후 전셋값 상승률 4.6배로

정순우 기자 2026. 9. 2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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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가격 변동 분석

지난해 10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정 전 48주간 5.09%에서 지정 후 48주간 13.04%로, 2.6배가 됐다. 전셋값 상승률도 지정 전 2.19%에서 지정 후 10.05%로 4.6배가 됐다. 매매 상승세가 한풀 꺾인 지역에서도 전셋값은 급등했다. 일부 과열 지역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중저가 주택을 찾는 매수자와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커진 것이다.

28일 본지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10월 20일 토허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서울 21구와 경기 12시·구다. 지정 전 48주(2024년 11월 18일~2025년 10월 20일)와 지정 후 48주(2025년 10월 20일~2026년 9월 21일)를 비교했다. 지난해 3월부터 규제를 받던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제외했다.

그래픽=양인성, 사진=뉴시스

◇과천·한강벨트는 둔화, 외곽·경기 남부는 급등

지정 후 상승률 상위 5곳은 모두 경기도였다. 성남 분당(19.63%), 용인 수지(19.21%), 광명(19.18%), 안양 동안(17.70%), 수원 영통(16.73%) 순이다. 서울에서는 성북(15.76%)이 가장 많이 올랐고 강서(13.86%), 서대문(13.52%)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정 전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지역의 오름폭이 급격히 커졌다. 광명은 지정 전 1.71%에서 지정 후 19.18%로 뛰었다. 서울에서도 노원은 1.44%에서 11.79%, 중랑은 0.51%에서 10.17%, 도봉은 0.58%에서 9.29%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1% 안팎 오르던 지역들이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종전 급등 지역에서는 상승 폭이 줄었다. 과천은 지정 전 48주간 16.32% 올랐지만, 지정 후에는 4.89% 상승에 그쳤다. 서울 한강벨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성동은 15.53%에서 11.21%로, 마포는 12.03%에서 10.66%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광진(10.57→10.01%), 강동(9.55→9.23%)도 오름폭이 줄었다. 양천 역시 10.20%에서 9.75%로 둔화됐다. 규제 전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들에서는 과열이 다소 잦아든 것이다.

◇매매 둔화한 성동도 전셋값은 급등

하지만 전세 시장에서는 매매 상승세가 둔화된 지역도 급등세를 피하지 못했다. 성동은 매매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지정 전 1.19%에서 지정 후 11.71%로 커졌다. 광명은 전셋값이 7.39% 하락했다가 13.90% 상승으로 돌아섰다. 지정 후 48주간 전셋값이 떨어진 곳은 과천(-6.49%) 한 곳뿐이었다.

전셋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성북이다. 지정 전 0.98%였던 상승률이 지정 후 14.87%로 약 15배가 됐다. 수원 영통(14.33%), 하남(14.28%), 노원(13.88%)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에도 집값이 급등한 주된 원인으로 전세난과 대출 규제를 꼽는다. 전세 낀 집을 매수한 집주인이 실거주로 들어오자 전세 매물은 줄었고 전셋값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사이 2만4099건에서 1만9569건으로 19% 줄었다. 여기에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매수세가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몰렸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수도권 주택 시장 불안의 본질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기존 임차 가구가 급속도로 밀려나면서 일으키는 연쇄적 충격”이라며 “실거주 의무 유예와 같은 땜질식 대응보다는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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