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지난 자리에 진화하는 독성 화학물질 남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불 연기 속 초미세먼지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독성이 더 강해지는 화학물질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김영환 소재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김성환 경북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산불의 영향을 받은 초미세먼지를 분석해 대기 중 화학적 변화를 추적하고 잠재적인 독성을 가진 물질 후보를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불 연기 속 초미세먼지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독성이 더 강해지는 화학물질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소나무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물질인 '베타피넨'과 '알파피넨'에서 유래한 화학물질의 독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김영환 소재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김성환 경북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산불의 영향을 받은 초미세먼지를 분석해 대기 중 화학적 변화를 추적하고 잠재적인 독성을 가진 물질 후보를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에 5일 게재됐다.
산불 연기를 통해 배출된 물질은 공기 중의 다른 성분과 반응해 새로운 물질로 바뀔 수 있다. 산불의 환경 영향을 이해하려면 먼지의 양뿐 아니라 성분의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산불에서 배출된 물질이 대기 중에서 지속적인 화학반응을 거쳐 분자 조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대기 중 화학적 노화'라고 한다.
연구팀은 대기 중 화학적 노화로 발생하는 화학물질의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 2025년 대구 함지산 산불 당시와 산불 종료 2주 후에 채취한 초미세먼지를 비교했다.
초미세먼지에는 수천 개의 서로 다른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분석하는 데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FT-ICR MS)를 활용한다.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를 이용하면 혼합물 속 화학물질의 분자량을 측정해 물질 종류를 구분할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는 분자량이 같지만 물질이 다른 경우는 구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한 화학반응을 예측했다. 산불과 도시 대기오염과 관련된 물질 12종을 골라 이 물질들이 대기 중 화학적 노화의 결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계산했다.
예측한 물질의 분자식과 실제 분석에서 얻은 분자식을 비교해 서로 일치하는 후보 물질을 선별하고 가능한 생성 경로도 추정했다. 조사한 물질 가운데 리모넨에서 유래한 예측 생성물이 산불 기간의 실제 분석 결과와 가장 많이 일치했다. 산불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가운데 리모넨 성분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12종 화학물질 가운데 베타피넨과 알파피넨은 소나무에서 자연적으로 배출된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 성분이 대기 중 화학적 노화의 결과 수생생물에 대한 독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화학물질로 바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독성 평가는 실제 생물시험이 아닌 컴퓨터 예측에 기반한 결과다. 후보물질이 실제 시료에 존재하는지,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추가 실험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특정 산불 사례와 단일 관측 지점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만큼 다양한 산불 사례와 지역을 대상으로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
김 책임연구원은 "보통 산불이 발생하면 열기나 초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떠올릴 뿐 초미세먼지 내 물질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면서 독성이 증가하는 것은 잘 모른다"면서 "이번 연구는 산불 자체도 위험하지만 산불 이후 대기에 남은 화학물질에도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향후 대책마련에 필요한 기반 자료가 된다"고 했다.
<참고자료>
doi: 10.1016/j.envres.2026.125576
[김소연 기자 lecia@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