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빚탕감"…이미 56조 갚은 22만명 역차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로나19 때 만기 연장·상환 유예 지원을 받고 원금을 모두 갚은 사람이 22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또 한 번 대규모 채무조정에 나서기로 하면서 논란이다. 어려운 와중에도 대출을 상환해온 차주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데 채무조정이 반복되면 '버티면 깎아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출 다갚은 수십만명 있는데
새도약기금 이어 또 채무조정
형평성 논란에 사후관리 부실
"성실상환자에겐 인센티브를"

코로나19 때 만기 연장·상환 유예 지원을 받고 원금을 모두 갚은 사람이 22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또 한 번 대규모 채무조정에 나서기로 하면서 논란이다. 어려운 와중에도 대출을 상환해온 차주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데 채무조정이 반복되면 '버티면 깎아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장기 연체 채권 매입' 규모를 약 4조2000억원(약 19만7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위기 종료를 선언한 2023년 6월 이전부터 현재까지 연체 중인 1억원 미만 개인사업자의 개인사업자대출을 대상으로 채무조정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금융권에서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 당시 정부의 강제 영업 제한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본 만큼 지금이라도 채무조정을 통해 재기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빚을 꼬박꼬박 갚은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시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상환 부담이 커지자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2022년 9월 기준 만기 연장·상환 유예 대상 대출 잔액은 약 100조원(약 43만명)이었다. 이후 대출을 전액 상환하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탄 차주가 늘면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잔액은 약 44조원(21만명)으로 줄었다. 22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56조원가량의 대출을 전액 상환 또는 대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출로 버티다 끝내 상환 능력을 상실한 차주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성실 상환자의 박탈감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성실하게 빚을 갚으려던 사람들마저 국가가 내놓는 빚 탕감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상환을 미루고 버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장기 연체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도약기금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출발한 새도약기금은 연체 기간 7년 이상, 원금 5000만원 이하 채권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원금 탕감 이후 최소한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후속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도약기금은 지난달 말 기준 2조2583억원에 달하는 장기 연체 채권을 소각했다. 이로써 26만9000명에 달하는 차주가 빚을 탕감받았다. 그러나 한 번 탕감을 받은 차주가 다시 연체하진 않는지, 몇 번이나 소각 수혜를 보는지 등은 법적 근거가 없어 당국이 파악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취약차주는 계속 늘고 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서민금융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이용자 중 추가 대출을 4건 이상 보유한 차주는 2024년 말 1만4050명에서 올해 8월 말 2만8964명으로 10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대출 잔액도 2457억원에서 496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당장 장기 연체자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것만으론 대출과 연체를 반복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동욱 의원은 "금융위는 철저한 상환능력 심사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성실 상환자에 대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혜란 기자 / 권선우 기자 / 이희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원금 지키며 잘되면 연11.5%, 굳이 주식 할 필요있나”…예금·ELD로 ‘뭉칫돈’ - 매일경제
- “다낭도 오사카도 아니었다”…추석 해외여행 1위 찍은 ‘이 나라’ - 매일경제
- 7월에 냈는데 또 세금 내라고?…헷갈리는 9월 재산세, 작년과 달라진 점은 - 매일경제
- “어제 65억이었는데, 오늘은 60억”…가격표 뜯어고친 강남 집주인들, 왜? - 매일경제
- [속보] 30분 늦게 열고 억대연봉은 그대로…은행 영업시간 단축 잠정타결 - 매일경제
- [단독] 한전 전봇대 53%가 ‘남의 땅 무단점유’…4년간 156억 물어줬다 - 매일경제
- “10월부터 확 달라진다는데 모르면 손해지”...버스 요금부터 청년 전세대출까지 - 매일경제
- [단독]경기버스 서울 진입 “갈수록 빡빡해졌네”…서울시 ‘부동의’ 비율 9.8%→51.4% - 매일경
- 추석 연휴 끝나자 삼전닉스, 3%대 동반 하락…증권가는 “기대해도 좋아” - 매일경제
- “강남 평균 20억인데 분위기 이상하네”…브레이크 걸린 고가 아파트, 외곽은 질주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