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쫓겨난 홈리스, 기댈 곳은 ‘사적 지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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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9일 나온 '노숙자 아지트? 손발 다 든 인천공항'이라는 제목의 채널에이(A) 보도 이후 소셜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노숙인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는 기자회견과 관계자 면담을 통해 홈리스 퇴거 중단을 요구했고, 채널A 보도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 및 통신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인천시에는 거리 홈리스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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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21]

2026년 7월9일 나온 ‘노숙자 아지트?… 손발 다 든 인천공항’이라는 제목의 채널에이(A) 보도 이후 소셜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노숙인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보도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인천국제공항에서 머물던 노숙인 13명은 강제퇴거를 당했다. 퇴거명령서를 받은 순간부터 쫓겨난 이후까지, 노숙인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원한 주장욱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사진)를 9월15일 인터뷰했다.
―홈리스행동은 어떤 단체인가.
“‘홈리스'는 거리, 시설 등 집답지 못한 곳에 살거나 더부살이 등 점유 불안 상태에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홈리스행동은 ‘홈리스 상태'를 개인의 선택과 특성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내는 문제라 보고, 그런 사회를 홈리스 대중과 함께 바꾸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홈리스 당사자를 포함한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아웃리치(사회복지 종사자나 상담원이 거리에 직접 찾아가 노숙인의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적극적인 복지 활동) 방식의 홈리스 인권지킴이 활동, 정부와 지자체 정책 대응, 아랫마을(홈리스행동 사무실) 홈리스야학 등이 주력 사업이다.”
―어떤 계기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홈리스야학에서 매해 봄과 가을 자원교사를 모집한다. 2019년부터 자원교사로 활동했고, 자연스럽게 거리 홈리스, 쪽방 주민을 포함한 홈리스 대중이 겪는 권리침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코로나19 시기 거리노숙인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활동,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시행을 촉구하는 활동을 통해 더 폭넓게 활동하리라 마음먹었던 것 같다. 2024년부터 상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거리노숙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거리노숙은 광장, 공원, 지하도와 같이 타인에게 몸이 온전히 드러나는 곳에서 생활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표지이야기(제1629호)에서 다뤘든 인천공항에 머무는 홈리스 또한 ‘거리노숙'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철도안전법’과 ‘공항시설법’ 등은 노숙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다. 도심이 고도로 상업화되면서 공용 화장실 같은 공공공간이 줄어들어 생존에 필수적인 행위를 하기 어렵고, 소지품 폐기 등 퇴거 위협을 당하기 일쑤다. 모욕을 동반한 혐오적 시선에 시달리고 무방비로 폭행이나 살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적정 주거를 보장하지 못한 책임은 정부에 있는데, 모든 비난과 피해는 거리 홈리스에게 전가된다.”
―인천공항에서 퇴거명령서를 받은 거리노숙인을 가까이에서 지원하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퇴거 조치 뒤 홈리스 당사자는 홈리스행동이라는 ‘사적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인천시의 공적 지원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채널A는 과거 서울역 거리 홈리스를 조롱하며 웃어댔던 혐오 조장 유튜버와 다를 게 없었다. 기회를 잡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벼락같이 퇴거명령서를 붙이는 동안에도 두 홈리스 당사자는 몸이 아픈 홈리스, 옆자리에 짐을 두고 일을 나간 홈리스, 이주민 홈리스 등 공항 동료들을 걱정했다. 한겨레21 인터뷰 제안이 왔을 때, 두 당사자 모두 이런 일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단숨에 응했다. 정작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침묵하는데. 내내 화가 많이 났다.”
―채널A 보도와 관련해 홈리스행동이 대응하는 게 있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에는 기자회견과 관계자 면담을 통해 홈리스 퇴거 중단을 요구했고, 채널A 보도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 및 통신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인천시에는 거리 홈리스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겨레21에 바라는 점은.
“언론의 존재 이유는 드러난 현상 이면의 본질을 찾아나서는 데 있다고 믿는다. 한겨레21이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주길 바란다. 홈리스는 공공장소가 상업화되고 사회안전망이 공격받을 때 ‘가장 먼저’ 영향받는 존재이지 영향받는 ‘유일한’ 존재는 아니다. 홈리스가 머물 수 있는 곳이 곧 모두가 머물 수 있는 곳임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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