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린트, LG전자·두산로보틱스·대동 AI 트랙터에 '국산 AI칩' 심는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모빌린트가 LG전자, 두산로보틱스, 대동과 손잡고 로봇과 가전에 들어갈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완성된 칩을 들고 고객을 찾는 대신,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반영해 맞춤형 칩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모빌린트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전담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의 4개 과제에 참여한다고 28일 밝혔다.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과 수요기업이 함께 산업별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실증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다. 칩 개발을 실제 제품 적용과 묶어 상용화까지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LG전자 휴머노이드 과제에서 모빌린트는 온디바이스 AI 가속기를 개발한다. 일상 공간에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가 주변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데 필요한 연산을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두산로보틱스 과제에서는 차세대 협동로봇용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함께 개발한다. 칩과 이를 활용할 개발 환경을 같이 만들고, 실제 로봇 플랫폼에 연결해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세 과제 가운데 윤곽이 가장 구체적인 곳은 대동이다. 대동은 이 사업의 무인 농작업 로봇 분야 총괄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돼, 지난 7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총사업비 약 431억원 규모의 과제를 이끈다. 대동과 계열사를 포함해 14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하며, 과제는 농작업 로봇(대동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 등), AI 반도체(모빌린트·한국전자기술연구원), 자율 농작업 AI(모비루스·서울대 등) 세 갈래로 나뉜다.
핵심인 AI 시스템온칩(SoC)은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기기 안에서 처리해 자율주행과 작물 인식, 장애물 회피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대동은 2028년까지 시제품을 확보한 뒤 실제 농가에서 방제·수확·운반·예찰 등 주요 농작업의 무인화를 검증할 계획이다
세 과제의 적용 환경은 다르지만, AI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한 결과를 실제 움직임으로 옮기는 '피지컬 AI'라는 공통점이 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이 직접 제품화를 추진하는 영역에서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초기 단계부터 실제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27년까지 로봇 전용 실행 소프트웨어 '에이전틱 로봇 OS'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고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를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AI 기능의 상당 부분을 엔비디아 플랫폼에 기대고 있는 만큼, 해당 과제는 협동로봇에 맞춘 국산 칩과 개발도구를 확보해 원가와 공급망 선택지를 넓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빌린트는 과제별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적용 환경을 개발한 뒤 수요기업의 실제 기기에 연결해 검증할 계획이다. 칩 단위 성능이 아니라 고객 제품이 요구하는 AI 기능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기술 고도화와 후속 사업화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수요기업 제품에서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받으면 과제 종료 뒤 실제 채택을 검토할 기술적 근거가 된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국산 NPU의 경쟁력은 칩 성능을 넘어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서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는 데 달려 있다"며 "로봇·가전부터 NPU 데이터센터까지 각 환경에 맞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실제 적용 사례를 확보하는 것이 국산 AI 생태계 성장과 해외 진출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4개 과제를 통해 수요기업 맞춤형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실증과 상용화를 거쳐 고객의 제품 채택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