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밥에 라면 더하니 1만1000원”…추석 연휴 철도역 밥값

장혜원 dalgu@ekn.kr 2026. 9.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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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서울 주요 철도역에서는 열차를 기다리며 한 끼를 해결하는 데 1만원 이상 드는 메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역·용산역·수서역의 식당가에는 1만원대 국밥과 비빔밥이 걸려 있었고, 김밥에 라면을 곁들이면 식비가 1만원을 넘는 매장도 있었다.

역사 밖 매장에서는 김밥 한 줄이 4000~5000원, 피자 한 조각이 2000~4000원이었고 1만원 미만의 국밥도 인근 건물 지하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수서역에서 확인한 1만4000원짜리 식사 메뉴에는 떡갈비가 포함돼 있어 다른 매장의 유사 메뉴와 가격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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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용산역·수서역 곳곳에 1만원대 식사 메뉴
김밥 한 줄도 5000원대…승객들은 햄버거체인·편의점으로 발길
코레일유통 “입점 업체 제안 가격 심사…인상 때는 사전 승인”
▲추석 연휴 용산역과 연결된 상업시설의 김밥 매장에서 한 이용객이 메뉴판을 살펴보고 있다. 포장 전문 김밥이 종류에 따라 6000~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추석 연휴 서울 주요 철도역에서는 열차를 기다리며 한 끼를 해결하는 데 1만원 이상 드는 메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역·용산역·수서역의 식당가에는 1만원대 국밥과 비빔밥이 걸려 있었고, 김밥에 라면을 곁들이면 식비가 1만원을 넘는 매장도 있었다. 승객들은 메뉴판 앞에서 가격을 살피거나 포장 음식을 사 들고 대합실로 향했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연휴 기간 서울역에서 확인한 간식 메뉴도 양에 따라 지출액이 달라졌다.

현장에서 확인한 한 닭강정 매장에서는 소(小) 크기가 6000원, 중(中) 크기가 1만3000원, 대(大) 크기가 1만8000원이었다.

간단한 분식도 두 가지를 함께 주문하면 1만원을 넘기기 쉬웠다. 서울역의 한 분식점에서 김밥은 종류에 따라 5000~5500원, 계란라면은 6000원이었다. 각각 주문하면 최소 1만1000원이다. 이 매장의 김밥·라면 세트는 구성에 따라 9000~1만2000원이었다. 다른 포장 김밥 매장의 식사 메뉴도 6000~7000원대로, 음료를 더하면 지출액이 1만원에 가까워졌다. 코레일유통 확인 결과, 이 문단에서 살펴본 매장들은 코레일유통의 관리 대상이 아니다.

강원 원주에서 올라왔다는 70대 남성은 메뉴판을 가리키며 “바깥보다 1.5배는 비싼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전남 광주에서 왔다는 20대 여성은 “서울역 안에서는 가격이 비쌀 것 같아 처음부터 식사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전역으로 출장을 자주 간다는 60대 서울 거주 남성은 “대전역에서 김밥 한 줄이 7000원에 육박했고, 라면까지 함께 먹으니 1만5000원가량 들었다"며 “분식을 먹는 데 이 정도 돈을 내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역뿐 아니라 전국 철도역의 음식값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서울역의 한 닭강정 매장 메뉴판에 소(小) 6000원, 중(中) 1만3000원, 대(大) 1만8000원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대합실 벤치나 계단에 앉아 포장 음식을 먹으며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귀성길에 올랐다는 50대 승객은 “기차를 기다리면서 먹으려고 햄버거와 샌드위치, 김밥을 샀다"며 “세 가지를 사는 데 4만원 정도 쓴 것 같다"고 했다. 포장한 햄버거를 먹던 강원 춘천에서 왔다고 밝힌 20대 남자 승객은 “서울역에 오면 늘 햄버거를 먹는다. 다른 음식은 가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서울역에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이 여럿 있어 다른 역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은 편"이라고 했다.

용산역과 연결된 상업시설에서도 1만원대 식사 메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음식점의 김치찌개와 만두순두부는 각각 1만1000원, 육개장은 1만3000원, 갈비탕은 1만4000원이었다. 다른 매장에서는 돈가스덮밥을 1만원, 비빔밥을 1만1000원, 설렁탕을 1만2000원에 판매했다. 도시락 전문점의 식사 메뉴는 1만900~1만2900원이었다.

야채김밥 한 줄은 5000원, 참치김밥은 5500원이었다. 다만 라면과 김밥을 함께 주문하는 세트는 1만1000~1만2000원이었다. 주먹밥 형태의 오니기리는 종류에 따라 한 개에 6000~7000원이었다.

취재 당시 식당가는 비교적 한산한 반면, 정액제를 적용한 빵집과 편의점, 햄버거 매장에는 이용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레일유통이 에너지경제신문에 보낸 공식 입장문에 따르면 용산역과 연결된 아이파크몰 내 매장은 코레일유통의 관리 대상이 아니다. 서울역 내 롯데아울렛 푸드코트와 한화 커넥트플레이스 매장 역시 코레일유통이 관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에 현장에서 확인한 이들 매장의 메뉴 가격과 코레일유통이 집계한 철도역 음식 가격 통계는 조사 대상이 다르다.

수서역에서도 역사 안팎에서 고를 수 있는 메뉴와 가격대가 달랐다. 역사 밖 매장에서는 김밥 한 줄이 4000~5000원, 피자 한 조각이 2000~4000원이었고 1만원 미만의 국밥도 인근 건물 지하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역사 안 음식점의 솥밥 정식은 1만2000~1만4000원이었다. 분식점의 김밥 반 줄 세트는 6500원, 김밥 한 줄과 계란라면으로 구성한 세트는 1만500원이었다. 음식의 종류와 구성이 달라 역사 안팎의 가격 차이를 일정한 비율로 비교할 수는 없다.

수서역 역사 내 식음료 사업장을 운영하는 롯데GRS는 역사 안이라는 이유로 메뉴 가격을 별도로 높게 책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롯데GRS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은 로드숍이든 공항이든 역사든 기본적으로 같은 판매가격을 적용한다"며 “메뉴에 곁들여지는 음식 등 구성이 다를 때는 매장별로 가격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서역에서 확인한 1만4000원짜리 식사 메뉴에는 떡갈비가 포함돼 있어 다른 매장의 유사 메뉴와 가격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김밥 가격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기본 김밥에는 일반 야채김밥과 달리 수분을 제거한 유부가 약 100g 들어간다"며 한 줄 가격이 5000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서역 역사 안에서 식사 매장을 선택할 폭이 좁다는 지적에는 “입점할 수 있는 매장이 한정돼 있어 여러 종류의 메뉴를 갖추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롯데GRS 측에 따르면 수서역 식음료 사업 계약은 코레일유통이 아닌 SR과 체결했다. 다만 롯데GRS가 직접 운영하거나 관리하는 개별 매장 범위와 가격 결정 절차는 서면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음식값 부담은 역에서 만난 이용객들의 말에서도 확인됐다. 수서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40대 직장인은 “역 안 음식값이 비싸다고 느껴져 여기서 식사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목적지에 도착한 뒤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실제 세 역의 편의점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하는 김밥과 도시락 등 간편식 가격을 살피는 다수의 이용객을 볼 수 있었다.
▲추석 연휴 수서역의 한 음식점에 전주비빔밥 9500원, 솥밥 정식 1만2000~1만4000원 등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한편 코레일유통이 관리하는 철도역 매장의 음식값 상승세는 이달 초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코레일유통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매장의 김밥·라면·우동·짜장면·비빔밥·돈가스 등 6개 품목 평균 가격은 올해 8월 기준 2021년 8월보다 24.4% 올랐다.

올해 8월 코레일유통 관리 매장의 김밥 평균 가격은 407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비빔밥은 9394원, 돈가스는 1만26원이었다. 코레일유통이 입점 업체와 진행한 가격 인상 협의는 올해 8월까지 23건으로 지난해 연간 21건을 넘어섰다. 업체들이 제시한 주요 인상 사유는 원·부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이었다.

같은 기간 동일 품목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과 비교해도 코레일유통 관리 매장의 가격 상승 폭이 큰 품목이 있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8월 소비자물가 품목별 지수에 따르면 8월 기준 김밥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라 생활물가지수상 김밥 상승률 4.8%를 0.9%포인트 웃돌았다. 짜장면은 철도역 5.1%·생활물가지수 2.9%, 비빔밥은 각각 4.6%·3.8%였다. 반면 라면은 철도역 가격 상승률 2.8%가 생활물가지수 상승률 3.1%보다 낮았다.

코레일유통은 에너지경제신문에 보낸 공식 입장문에서 입점 희망 업체가 공모 때 메뉴 가격을 제안하며, 업체 선정 과정에서 '판매 상품 가격의 적정성'을 심사한다고 밝혔다. 입점 후 가격을 인상하려면 원·부재료 가격 상승 등을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를 첨부해 사전 협의·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레일유통 관리 매장은 정액 임대료가 아닌 매출 연동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된다.

김 의원은 철도역이 열차 이용 중 외부 음식점으로 이동하기 어렵고 선택권도 제한된 공간이라며, 가격 인상이 승객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철도역 식음료 매장의 합리적 관리와 운영 효율화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마련해 올해 말부터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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