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금융사가 내 돈 ‘잠재우나’…내년 3월부터 휴면자산 환급실적 공개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한 채 쌓아두고 있는 ‘잠자는 돈’이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3월부터 금융회사별로 휴면자산 내역과 환급실적 등의 정보가 공개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8일 휴면자산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휴면자산은 소멸시효가 지나 법적으로 청구권이 사라졌지만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예금·보험금 등을 말한다.
당국과 금융권은 그동안 조회·환급 서비스를 운영하고 캠페인을 벌여왔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휴면자산 잔액은 2022년 말 약 1조5000억원에서 2023년 말 1조6000억원, 2024년 말 1조4000억원, 지난해 말 1조5019억원으로 수년째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휴면자산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만큼 새로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기준 휴면자산 1조5019억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보험금(6583억원)이었다. 예·적금이 3825억원, 증권이 376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직 휴면자산은 아니지만 3년 이상 입출금이 없거나 만기 후 3년 넘게 방치된 ‘장기 미거래 자산’은 14조2015억원에 달했다. 이 중 예·적금이 7조4342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개선방안에 따르면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업권 금융회사는 매년 3월 말까지 전년도 휴면자산 환급액과 연말 잔액, 장기미거래 자산 잔액을 각 업권 협회·중앙회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장기 미거래 자산까지 공개 대상에 넣은 것은 돈이 ‘휴면’ 상태로 넘어가기 전부터 금융사가 고객에게 알리고 관리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3월 처음 공개된다.
금융사 내부 관리도 강화된다. 각 협회는 연말까지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을 고쳐 금융사가 환급률·감축률 등 자체 관리목표를 세우고, 환급 캠페인을 벌이며, 그 결과를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휴면자산 관리를 실무 부서가 아닌 경영진이 챙기는 사안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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