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우승' 킴벌리 비렐이 후배 선수들에게 주는 3가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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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킴벌리 비렐(호주)이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28살의 늦은 나이에 WTA 투어 정상에 올랐다.
비렐은 2019년 호주오픈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하여 파울라 바도사, 돈나 베키치를 꺾고 단식 3회전까지 오르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일탈이 2주 만에 끝날 정도로 비렐에게는 테니스가 자기의 삶이자 인생이었다. 그때 비렐은 비록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사람들과 테니스를 나누고 싶을 만큼 테니스를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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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킴벌리 비렐(호주)이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28살의 늦은 나이에 WTA 투어 정상에 올랐다. 프로 데뷔 12년 만의 일이다. 비렐의 우승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그가 국내 주니어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고 봤다.
비렐에게서 첫 번째로 배울 점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비렐은 2019년 호주오픈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하여 파울라 바도사, 돈나 베키치를 꺾고 단식 3회전까지 오르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상태가 악화되면서 두 차례 수술을 받으며 경기력을 온전히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2019년 7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약 29개월 동안 단 4개 대회 출전에 그쳤고, 이 기간 랭킹은 740위까지 떨어졌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 기간만 2년 반에 달했고, 서브 동작을 처음부터 다시 다듬는 데만 6개월을 보냈다. 테니스 선수에게 가장 민감한 부위였기에 온전한 회복과 재활에만 2년 반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투어 복귀조차 불투명해 보였던 시기였다.
비렐은 당시를 떠올리며 "어릴 때부터 내 삶의 전부였던 테니스를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부상 때문에 할 수 없게 됐을 때 정말 괴롭고 힘들었다. 매일 반복되는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 속에서 '이제 진짜 더는 못 하겠다' 싶어서 포기하려 했던 순간이 두 번 정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곁에서 용기를 준 가족들과 지도자, 트레이너 팀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다들 '그만둬도 괜찮다'며 내 선택을 존중해줬고, 덕분에 마음을 편히 먹고 딱 2주 동안 테니스를 완전히 쉬어봤다. 그런데 2주 뒤에 바로 코트로 돌아왔다."
일탈이 2주 만에 끝날 정도로 비렐에게는 테니스가 자기의 삶이자 인생이었다. 테니스 없는 인생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때 비렐은 비록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사람들과 테니스를 나누고 싶을 만큼 테니스를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 간절함이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두 번째로 배울 점은 당장의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내려놓는 마음'이다.
비렐은 부상 공백으로 인해 또래 선수들에 비해 많이 뒤처졌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마음에 조급함이나 부담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고, 성적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등의 악순환에 빠진다.
"2023년에 Top 100 문턱에서 계속 실패했을 때는 성적과 랭킹에 집착하느라 조급해졌고,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내려놓는 법을 배웠고, 랭킹보다는 '어제보다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데만 집중하기로 했다. 요즘은 아이를 낳고 멋지게 복귀하는 선수들도 많고 도전할 기회가 훨씬 늘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나아가고 있다."(비렐)
기나긴 재활을 마친 비렐은 2022년 하위 투어인 월드테니스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했다. 세계 랭킹 7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그녀는 끈질긴 노력으로 그해 말 160위대까지 순위를 다시 끌어올렸고, 꾸준히 챌린저 대회와 투어 대회 예선을 거치며 실전 감각을 되찾았다.
2024년 오사카오픈에서 생애 첫 투어 결승 무대를 밟았고, 이듬해 인도 첸나이오픈에서 두 번째 결승을 치렀지만 두 번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리고는 마침내 2026년 코리아오픈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완벽히 터뜨리며 성공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세 번째로 배울 점은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스포츠 세계에서 롱런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비렐은 27일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었던 고국 후배 마야 조인트(20)를 배려하는 모습이 뛰어났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은 비렐이 늦은 나이에 투어 통산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코트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예상했다. 하지만 비렐은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예상과 달리 감정 표현이 크지 않았다.
"같은 호주 동료인 마야 조인트와 결승을 치르게 돼서 긴장도 많이 되고 감정이 참 복잡했다. 사실 감정을 추스르기가 참 힘들었다. 마야는 정말 친한 친구다 보니까 내가 너무 기뻐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 나 자신은 너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솔직히 속으로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서 눈물이 터지려는 걸 겨우 참았다. 내가 한번 울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멘탈을 잡고 그저 이 순간을 기쁘게 즐기려고 노력했다."
비렐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녀가 얼마나 코트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지를 알 수 있다. 비록 코트 위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전사같이 싸우지만 경기를 끝마치고 나면 모두 친한 동료로 돌아가는 것이다.
비렐은 준우승 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마야 조인트를 가만히 안아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렐은 "그 순간에는 어떤 거창한 말보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게 최선이었다. '너는 정말 대단한 선수고, 앞으로 수많은 결승전에 오르게 될거야'라고 진심으로 말해줬다"고 했다.

비렐은 1998년생으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호주 골드코스트로 이주했다. 테니스 코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네 살 때부터 라켓을 잡았고, 오빠 역시 프로 선수로 활동 중인 테니스 가족이다.
선수 시절 호주를 대표했던 니콜 프랫 코치와 함께 하고 있고, 부상으로 힘겨웠던 시절 여성 스포츠 지원 활동과 그리피스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학업에 몰두하며 코트 밖에서도 자신의 길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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