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나에게 묻는다, 순환의 노래’를 본 후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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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뮤지컬 <나에게 묻는다, 순환의 노래>(구성연출/김병호, 극본/안지은, 작곡/유혜승)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관람했다.
그러나 교육프로그램으로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학교에 '연극만들기' 등의 시간이 있어 학생들을 어려서부터 공연 친화적으로 교육하며 대개 극장 소속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학교를 방문해 지도한다.
우리나라에서 지자체 실시 이후 문예회관이나 이와 비슷한 명칭의 다목적 홀들이 전국에 200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이들 간의 네트워크는 존재하는지, 과연 커뮤니티 셰어링 같은 것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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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콘텐츠의 커뮤니티 셰어링(sharing)과 교육 프로그래밍

얼마 전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뮤지컬 <나에게 묻는다, 순환의 노래>(구성연출/김병호, 극본/안지은, 작곡/유혜승)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관람했다. 시대적 배경은 1999년, 주된 내용은 천상병 시인의 삶과 죽음, 그의 아내 문순옥 여사가 아이처럼 천진하고 현실적으론 무능한 이 시인과 함께 살아낸 편린들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관점은 현대의 젊은이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그들의 고뇌이다.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지, 과연 그 설계가 맞는지 대학생 기자이자 시인 지망생인 규진은 묻고 있다.




한데 이 작품을 보며 나는 예술적 완성도를 가늠하기보다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나의 공연 콘텐츠로서 –적어도 필자의 생각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이 작품이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고작 이틀(3회),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이틀(3회)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2018년 출간된, 미국의 지역극장들의 면모를 연구한 필자의 졸저 『브로드웨이를 넘어』(566쪽)에서 주장했던 사안들이 문득 떠올랐고 제언을 하고 싶어졌다.
졸저이긴 하지만 두 번에 걸쳐 미국 대륙을 횡단하고 뉴욕을 수시로 방문하며 미국 지역극장들을 이끌고 있는 현장인들을 발로 뛰며 만났던 필자는 지역극장들에 종사하는 예술가들 및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정신, 조국인 젊은 나라 미국의 예술을 육성하겠다는 열정과 책무, 그리고 자긍심이 무엇보다 부러웠다고 썼다. 또한 미국에서 연극은 단순히 예술의 한 장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의 중요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도 부러웠다.
현장 연구를 하며 필자는 미국연극의 본류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이 아니라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는 지역극장들임을 새삼 확인했다. 여기에는 물론 포드 재단을 비롯한 거대 개인 재단들의 후원, 지역사회의 개인 후원자들, 싱글 티켓 구매자들이 지역극장들을 후원하며 키워가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극장들의 우산 단체인 TCG(Theatre Communications Group, 뉴욕 소재)가 포드 재단에 의해 설립되어 촘촘한 네트워킹으로 오늘날에도 열심히 지역극장들 간 교통정리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미국은 넓은 나라이다. 도시마다 그 도시의 얼굴이 되는 극장들이 있다. 이것이 지역상주극장(regional or resident theatre), 필자가 위에 언급한 지역극장들이다. TCG의 회원극장도 1,500군데 이상이며 여기에 작은 커뮤니티들의 문화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커뮤니티 극단들(극장을 소유한 경우도 다수)도 5,000군데 이상이 존재한다. 특히 전자의 경우 커뮤니티 셰어링이 커다란 미덕으로 보였다. 커뮤니티 셰어링이란 지역극장들이 공연 콘텐츠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A라는 극장이 어떤 콘텐츠를 돈과 시간을 들여 개발했지만 여러 이유로 바로 레퍼토리화 하지 못하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극장들에 기꺼이 제공하는 풍토가 잘 정비되어 있다. 이는 나라가 넓고 지역극장들의 수가 많은데도 운영자들이 서로를 잘 알고 다른 극장들의 현실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작은 나라인데도 중앙과 지역의 연극인들이 서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지점이다.
미국의 지역극장들에서 부러운 또 한 가지는 교육을 위한 프로그래밍이다. 미국 지역극장들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이미 언급했듯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이다. 극장들마다 지역의 성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초등학생들부터 고등학생들까지의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공연작들 중 이들에게 적합한 작품들은 학생들을 위한 마티네 공연이 마련되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바로 극장으로 올 경우엔 버스를 후원하는 단체들이 있어 교통편도 마련된다. 그러나 교육프로그램으로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학교에 ‘연극만들기’ 등의 시간이 있어 학생들을 어려서부터 공연 친화적으로 교육하며 대개 극장 소속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학교를 방문해 지도한다. 이때 지도교사의 교육도 함께 이루어진다.
이제 <…순환의 노래>로 돌아가보자. 이미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매우 교육적인 내용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노원문화재단 ‘2026 노원 예술씨앗 지원사업’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노원구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적어도 공연장이라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자체 실시 이후 문예회관이나 이와 비슷한 명칭의 다목적 홀들이 전국에 200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이들 간의 네트워크는 존재하는지, 과연 커뮤니티 셰어링 같은 것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 물론 나름대로 지역민들을 위해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겠지만 대개 단발성의 기획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영양가가 있고, 의미가 있는 공연이라면 도(道) 단위, 대도시들의 경우에는 권역 단위로 묶어 커뮤니티 셰어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아니, 꼭 그래야 한다- 비용 절감, 콘텐츠의 장기적 축적, 사회 전반에 걸친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문화의 확산과 수용으로 일석 삼조의 효과를 얻을 것이며 현재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K-컬처가 오래오래 지속되어 세계 속에서 중요한 문화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자리매김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미혜(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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