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울 때 떠난다’ 아시안게임 마지막 무대 선 e스포츠
OCA, 도하 2030부터 제외…별도 신설
IP·종목 교체 등 전통 스포츠 구조 달라
선수촌 지원·병역 등 국대 제도도 변화

40대 베테랑이 금메달을 따고 11세 일본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오는 30일에는 '페이커' 이상혁이 리그 오브 레전드(롤) 2연패 도전에 나선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번 대회가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다.
28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에 따르면 e스포츠는 아이치·나고야 대회를 끝으로 아시안게임 프로그램에서 제외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첫선을 보인 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정식 종목이 된 지 두 대회 만이다. 현재 결정대로라면 2030 도하 대회에서는 e스포츠 메달 종목이 사라진다.
퇴장을 앞둔 무대에서는 한국의 메달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전날까지 대전격투 금메달, 뿌요뿌요 은메달, 그란 투리스모7·포켓몬 유나이트 동메달을 따냈다.
이광노(44)·배재민(41)·연제길(39)로 구성된 대전격투 대표팀은 지난 26일 결승에서 일본을 5대2로 꺾었다. 세 선수는 선수촌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물리치료 등을 받은 것이 경기력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뿌요뿌요에서는 11세 일본 선수 구리하라 유키가 25세 강동신을 꺾고 아시안게임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10대 이전부터 40대까지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e스포츠의 특성이 드러난 장면이다.

정식종목 두 번 만에 제외…2027년 별도대회
OCA 집행위원회는 2024년 11월 아이치·나고야 대회 이후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고 별도의 '아시안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을 열기로 의결했다. 지난 20일에는 쿠웨이트와 2027년 제1회 대회 개최 계약을 체결했고, 2029년 제2회 대회는 필리핀 개최가 논의되고 있다.
OCA는 결정문에서 제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e스포츠는 경기 자체가 게임사의 지식재산권인 만큼 전통 스포츠와 운영 구조가 다르다. OCA는 이번 대회 예선 방식도 각 게임 퍼블리셔와 협의해 정하도록 했고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에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했다.

선수촌·병역까지…달라지는 '국가대표' 체계
아시안게임 제외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정식 종목 편입 이후 e스포츠 선수들도 국가대표선수촌 훈련과 운동·물리치료 등 엘리트 체육 체계의 지원을 받아왔다.
병역 문제도 있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은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를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으로 규정한다. 2027년 신설되는 아시안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은 현재 이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이번 대회가 병역의무가 있는 e스포츠 선수에게 체육요원 편입 기회가 주어지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된다.
반면 별도대회는 종목 수와 일정 제약에서 벗어나 e스포츠에 맞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OCA도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리고 새로운 관중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은 이번 대회로 끝나지만 선수들의 경쟁은 계속된다. 40대에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배재민은 우승 뒤 말했다.
"우리도 40대지만 해냈다. 40대들이 이 모습을 보고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