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엔비디아 'AI 팩토리' 생태계 합류…국내 배터리사 유일

장지현 기자 2026. 9. 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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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X 레디 BESS 파트너 선정…전 세계 3개사에 포함
LFP 기반 'JF2 AC Link' 인증 획득
엔비디아 DSX 레디에 합류한 LG에너지솔루션 JF2 AC LInk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팩토리 생태계에 합류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북미 현지 생산 기반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력을 앞세워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엔비디아가 처음 선보인 'DSX 레디(DSX Ready)' 프로그램에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기업으로 합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BESS 파트너는 전 세계 3곳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DSX 레디는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플랫폼'의 설계 요건을 충족하는 전력·냉각 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대상으로 한 자격 프로그램이다. 엔비디아는 AI 팩토리 구축 과정에서 전력과 냉각, 컴퓨팅, 네트워크 등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기 위해 DSX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BESS와 냉각수 분배장치(CDU)를 첫 제품군으로 시작한다. 엔비디아는 지난 21일 DSX 레디를 공식 발표하며 AI 팩토리 구축 사업자가 설계 요건에 부합하는 전력·냉각 제품을 선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JF2 AC Link'로 AC(교류) 에너지저장솔루션 분야의 DSX 레디 요건을 충족했다. 이 제품은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건설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규모 확대에 맞춰 설비를 추가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AI 데이터센터 특유의 급격한 전력 부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변환시스템(PCS) 제어 기술도 적용됐다. AI 서버의 전력 사용량이 빠르게 변할 때 ESS가 충·방전을 통해 전력 부하를 낮추는 'AI 부하 평준화' 기능과 전력망 전압이 급격히 변하더라도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전압 유지' 기능을 갖췄다.

전압과 주파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외부 계통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자체적으로 전압과 주파수를 형성하는 '그리드포밍(Grid-Forming)' 제어 기능도 적용했다. 대규모 AI 서버가 짧은 시간 안에 전력을 집중적으로 소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계통 변동성을 ESS를 통해 완화하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경쟁력과 함께 북미 현지 생산 체계를 DSX 레디 사업 확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5개 ESS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셀부터 팩, 링크까지 ESS 관련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 북미 ESS 생산능력을 5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 ESS 시스템통합(SI) 법인 버테크(Vertech)를 통해 배터리 설계부터 운영·유지보수까지 제공하는 사업 구조도 갖추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들어 ESS 중심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ESS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배 늘었고 AI 데이터센터(AIDC)를 포함해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사 매출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도 20% 후반까지 높아졌으며, 하반기 핵심 과제로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전력 인프라 수주 확대를 제시했다.

실제 북미 AI 인프라와 연계된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국 전력회사 DTE에너지와 6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6억달러로, 미시간주에서 추진되는 8개 ESS 프로젝트에 제품이 공급된다.

지난 7월에는 구글과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사이프레스 크릭 에너지가 아칸소주에서 추진하는 '스틸 리버 에너지 센터'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공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젝트는 완공 시 태양광 발전 2.5GW(기가와트)와 배터리 저장용량 2.9GWh를 갖출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 인프라가 AI 산업의 핵심 병목으로 부상하면서 ESS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특히 AI 연산은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순간적인 전력 사용량 변화가 큰 만큼 전력망에서 부족한 전력을 즉각 보완하고 부하를 평준화할 수 있는 BESS가 데이터센터 전력 설계의 한 축으로 편입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NEF(BNEF)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지난해 180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391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DSX 레디 합류를 계기로 북미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대상으로 신규 ESS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 전무는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DSX 레디에 파트너로 합류한 것은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며 "차별화된 현지 생산 역량과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성장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