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웨스팅하우스 지분 7%+α 논의…대미투자 막판 협상

김호성 기자 2026. 9. 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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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5% 이상 확보 목표보다 낮아져…이사회 진입 여부도 변수 현금 송금·알래스카 LNG·한국형 원전 등 5대 쟁점 놓고 조율
웨스팅하우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규모를 비롯해 현금 송금 규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여부, 한국형 원전 건설, 투자 손익 정산 방식, 한국 기업의 참여 보장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22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사항을 보고할 예정이다.

1호 대미 투자 사업으로 추진되는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도 최종 보고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국회 보고를 거친 뒤 23일 미국 정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번주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미국 신규 원전 8기·APR1400 포함 여부도 협상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는 당초 정부가 15%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목표로 협상에 들어갔지만 현재 논의되는 수준은 7%에 일부 지분을 더하는 '7%+α'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율이 낮아질 경우 한국 측이 이사회에 이사를 지명하는 것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이사 지명에는 10% 이상의 지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앞서 주요 주주 결정에 반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인 20% 안팎의 지분 확보 방안도 거론됐지만 현재 협상안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신규 원전 8기 건설과 관련해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건설하는 방식 대신 국내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 측은 미국 원전 건설계획에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을 포함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미국에 대형원전 8기를 건설한다는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APR1400 2기를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전업계에서는 APR1400이 포함될 경우 약 30%의 가치가 한국에 돌아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건설할 경우 한국에 돌아오는 비율은 1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알래스카 LNG·투자금 송금 방식도 핵심 쟁점

알래스카 LNG 사업의 대미투자 프로젝트 포함 여부도 협상 대상이다. 정부는 사업비와 재산세, 환경규제 등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인프라 투자업계에서는 과거와 비교해 사업성이 개선됐다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현재 해당 사업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선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 송금 규모와 시점 역시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미국은 한국이 대미투자 연간 한도인 200억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을 연내 송금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양국은 '한미 전략적 투자 MOU'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투자 대상을 선정해 통보한 날부터 최소 45영업일이 지난 뒤 한국이 투자금을 분할 조달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연간 투자금 역시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내용이 MOU에 담겼다.

한국 정부는 사업 진행 정도에 따라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 투자금을 보내는 '캐피털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의 조기 송금 요구와 기존 양해각서 내용 사이에서 조율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 투자 손익 정산·한국 기업 참여 보장도 협상 대상

대미투자 펀드의 손익 정산 방식도 주요 협상 사안으로 거론된다. 한미 양국은 미국이 전체 투자를 관리하는 '우산형'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을 만들고 개별 사업별로 프로젝트 SPV를 두는 구조를 논의해왔다.

각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자유현금흐름은 프로젝트 SPV를 거쳐 투자 SPV에 모은 뒤 MOU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양국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다만 양국은 수익 정산 방식을 프로젝트별로 달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투자중단권과 동반매각권 등을 확보할 경우 미국과 함께 사업을 매각하고 수익을 실현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 기업의 기자재 공급과 건설 참여를 보장하는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 한국 측은 대미투자 사업에 국내 기업이 기자재를 공급하고 시공에 참여하는 내용을 합의문에 보다 명확하게 담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MOU에는 투자 대상 프로젝트의 상품과 서비스 공급업체를 선정할 때 미국에서 조달할 수 있는 경우 유사한 외국 업체보다 한국 업체를 우선 선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텍사스 사업 제외 세부 수익률은 아직 미확정

정부가 미국 측과 MOU 서명을 앞두고 있지만 개별 프로젝트의 수익률 등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복합화력발전 사업의 경우 정부는 원금 회수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6% 안팎으로 설정하고 있다.

반면 MOU에 한국산 기자재 공급을 명시하자는 한국 측 요구는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금 상환 조건과 관련해서는 한국 측이 미국으로부터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