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넘어 테킬라의 예술로…클라세 아줄이 그린 ‘럭셔리 주류’의 미래[인터뷰]

김상준 기자 2026. 9. 2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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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시장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알코올 소비에서 깊이 있는 문화적 경험과 미학적 향유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멕시코의 하이엔드 테킬라 브랜드 클라세 아줄(Clase Azul)이 아시아 프리미엄 주류 시장을 겨냥한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전통적인 테킬라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예술품이자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클라세 아줄은 글로벌 미식가들과 컬렉터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럭셔리 주류 지형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클라세 아줄의 독창적인 제조 공정을 설명했을 때 이를 빠르게 이해하고 흡수하는 한국 고객들의 모습에서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확인했다.

클라세 아줄의 다채로운 포트폴리오와 한정판 라인업을 아시아 시장에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다이닝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주류라는 점을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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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오른쪽), 소피아 오르티즈 가르시아 클라세 아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라세 아줄 제공
주류 시장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알코올 소비에서 깊이 있는 문화적 경험과 미학적 향유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멕시코의 하이엔드 테킬라 브랜드 클라세 아줄(Clase Azul)이 아시아 프리미엄 주류 시장을 겨냥한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전통적인 테킬라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예술품이자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클라세 아줄은 글로벌 미식가들과 컬렉터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럭셔리 주류 지형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아시아 최초로 오픈한 일본의 클라세 아줄 부티크 현장에서 진행되었다. 멕시코 전통 장인 정신의 정수와 독창적인 아시안 감성이 오롯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클라세 아줄의 핵심 경영진과 마스터 디스틸러가 참석했다. 이들은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6년에 걸친 제조 메커니즘, 아시아 식문화와의 미학적 결합 가능성, 그리고 하이엔드 컬렉터 커뮤니티가 공유하는 예술적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담론을 나누었다.

―테킬라 제조 공정에서 발효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발효 식문화와 어떤 미학적 접점이 있는가?

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

테킬라 생산 과정에서 발효는 원액 특유의 정체성과 독창적인 풍미를 결정짓는 가장 결정적인 단계다. 성공적인 발효 공정을 거치면 테킬라가 지니는 고유 아로마의 80% 이상이 완성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권 역시 오랜 세월 동안 음식과 증류주, 와인, 사케 등에 발효 기법을 다각도로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깊은 문화적 유대감을 느낀다.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닌 테킬라가 아시아의 정교한 파인 다이닝 요리와도 완벽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전체 제조 공정에 걸쳐 오랜 시간과 장인 정신을 투입하여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해 내고 있다.

마이클 장 클라세 아줄 아시아 CEO.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마이클 장 클라세 아줄 아시아 CEO

클라세 아줄은 특정 음식과의 조합을 단정적으로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강요하지 않으며, 미식가 개개인의 입맛과 취향을 최우선으로 존중한다. 다만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를 위한 유연한 제안으로, 숙성을 거치지 않은 플라타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오크통 풍미가 가미된 레포사도는 이베리코 돼지고기 요리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는 방향성을 가볍게 추천하는 정도다. 이 테킬라에는 이 음식을 곁들여야 한다는 단정적인 메시지 전달은 엄격히 지양하고 있다.

―위스키와 와인이 오랫동안 주도해 온 아시아 고급 주류 시장에서 프리미엄 테킬라의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

현재 아시아의 하이엔드 주류 시장은 진정한 고품질 제품에 대한 목마름이 존재한다. 클라세 아줄은 6년 이상 토양의 영양분과 미네랄을 충분히 흡수하며 자란 아가베만을 엄선하여 수확한다. 단순히 오크통 속 숙성 시간에만 품질을 의존하는 여타 증류주와 달리, 클라세 아줄은 원재료가 영글어가는 긴 세월에 숙성 시간까지 더해진다. 타협하지 않는 인내와 정성을 바탕으로 제조할 때 비로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품질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클 장 클라세 아줄 아시아 CEO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주류의 숙성 연수, 오크통 캐스크의 종류, 제조 공법 등에 대해 매우 수준 높은 식견과 탐구 열정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세 아줄의 독창적인 제조 공정을 설명했을 때 이를 빠르게 이해하고 흡수하는 한국 고객들의 모습에서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확인했다. 과거 미국 시장이 조지 클루니를 비롯한 글로벌 스타들의 대거 진입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듯, 그 열풍이 현재 아시아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한국으로 확산되면서 두 시장 모두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다른 주류 카테고리가 정체나 역성장을 겪는 가운데 테킬라는 전체 주류 산업에서 독보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는 유일한 카테고리 중 하나다.

―마스터 디스틸러로서 클라세 아줄만의 고유한 맛과 풍미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

클라세 아줄의 풍미는 단 하나의 요소가 아닌, 원료 선별부터 증류와 숙성에 이르는 전 과정의 유기적인 합으로 완성된다.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 중에서도 과일 향이 풍부하고 단맛이 감돌며 질감이 부드러운 고산지대(Highlands) 아가베만을 고집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전통적인 증기 가공 방식을 고수하여 아로마를 극대화하며, 발효 단계에서는 아가베 재배지 토양에서 직접 추출해 독자 배양한 효모를 활용한다. 섬세한 증류를 통해 불순물을 분리하고 순수한 아로마만을 남긴 뒤 엄선된 목재의 오크통에서 숙성을 진행한다. 소비자가 테킬라를 음미할 때 원재료의 기원(Origin)과 복합성(Complexity)을 오롯이 체감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도자기 디캔터(테킬라 병)의 제작 특성과 공병 활용법은 어떠한가?

소피아 오르티즈 가르시아 클라세 아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모든 디캔터는 전담 아티스트들의 섬세한 수작업으로 탄생하며, 이는 마치 사람마다 각기 다른 필체와도 같다. 동일한 문양을 그려 넣더라도 디캔터마다 미세하게 다른 영혼과 개성이 담겨 있어 가볍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일회용 용기가 아닌 독립된 예술 작품이다. 장인 정신의 가치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있는 그대로 소장하는 것을 권장하며, 공병이 많아질 경우 화병이나 수납용 오브제로 활용하는 것도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훌륭한 인테리어 요소가 된다.

―한국의 전통 공예 장인이나 현대 아티스트와 협업한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 출시 구상이 있는가?

소피아 오르티즈 가르시아 클라세 아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국은 뛰어난 자기 및 도자기 문화를 보유한 수려한 국가다. 직접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보았던 공예품들의 정교한 균형미와 깊은 역사성에 큰 감명을 받았다. 장인 정신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만을 위한 단독 디캔터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는 미래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매력적인 구상이다.

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

한국은 아시아 전체의 트렌드를 이끄는 기준(Reference)이 되는 시장이다. 한국 전용 에디션의 원액을 디자인한다면, 오크 풍미의 과도한 개입을 줄이고 아가베 본연의 캐릭터를 우아하게 부각하는 스타일이 될 것이다. 입안에서는 깊은 복합성을 선사하며, 한국 특유의 매콤하고 다채로운 식문화와도 기분 좋게 어우러지는 풍미를 완성하는 것이 흥미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테킬라 수집가를 자동차 컬렉터에 비유하곤 하는데, 두 그룹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무엇인가?

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

작년 캐나다에서 페라리 수집가 그룹과 페어링 디너를 진행한 적이 있다.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뛰어난 품질, 오랜 시간, 인내, 장인 정신이라는 가치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동일한 맥락을 지닌다.

마이클 장 클라세 아줄 아시아 CEO

울트라 라인업의 경우 초창기 단 3명의 장인만이 디캔터 페인팅을 담당했으며, 일본 한정판 디캔터는 단 2명의 장인만이 페인팅을 맡는다. 한정판 자동차를 수집하듯 극도의 희소성을 가치 있게 평가하는 컬렉터들의 심리가 테킬라 수집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향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투자 및 유통 확대 계획은 어떠한가?

마이클 장 클라세 아줄 아시아 CEO

클라세 아줄의 다채로운 포트폴리오와 한정판 라인업을 아시아 시장에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다이닝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주류라는 점을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 리테일 매장 확장의 경우 일본 부티크 스토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나, 한국 시장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요 거점으로서의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라인업별로 테킬라를 가장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추천 방식과 배경 음악 등 개인적 노하우가 있다면?

비리 디아나 티노코 클라세 아줄 마스터 디스틸러

모든 테킬라는 아무것도 섞지 않은 니트(Neat) 상태로 음미할 때 본연의 매력이 가장 완벽하게 드러난다. 프레시한 플라타와 골드는 여름철 해변이나 축하 파티에 완벽히 어울리며,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의 Celebration을 배경 음악으로 추천한다. 레포사도는 사계절 내내 모든 음식과 어우러지는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아네호는 증류소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마음을 다스려주며 사색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 깊은 영감을 준다. 최장기 숙성을 거친 울트라는 겹겹이 쌓인 풍부한 풍미로 완벽한 식사를 마무리짓는 최고급 액체 디저트와 같다고 생각한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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