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만 더 늦게 태어날 걸…” 고3 수험생들 대거 국회청원

장병진 2026. 9. 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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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5등급제 등 구조 불공정성 지적
현역 위한 상생 방안 등 마련 촉구
지난 11일 국회전자청원 게시판에는 ‘2028년 대입 개편에 따른 2027학년도 현역 보호 및 공정한 상생 방안 촉구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국회전자청원 캡쳐

2028학년도 대학 입시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끼인 세대가 되어 버린 올해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 번의 입시 실패가 걷잡을 수 없는 불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현역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구제책과 상생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1일 국회전자청원 게시판에는 ‘2028년 대입 개편에 따른 2027학년도 현역 보호 및 공정한 상생 방안 촉구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을 대변하듯 이 청원은 27일 오후 5시 기준 1만 7750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전자청원은 공개 이후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에 정식으로 회부돼 심사를 받게 된다.

청원에는 내년 2028학년도에 도전할 경우 마주할 구조적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으로는 △기존 9등급제와 새 5등급제 간의 공정한 환산 기준 마련 △공공성이 높은 대학부터 전환기 학생 보호를 위한 공통 평가 원칙 수립 △정시 학생부 확대 시 유예 및 경과조치 △2027학년도 N수생 집중 가능성 분석과 한시적 대책 등이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토록 애가 타는 이유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현재 고3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고교 내신이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경된다. 현재 고3이 재수를 할 경우 9등급 성적표를 들고 5등급제로 평가받는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들이 환산점수표를 만들어 재학생과 졸업생의 등급 편차를 줄이고 형평성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조금씩 불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부터 수능에서도 국어·수학·탐구 선택과목이 폐지돼 현행 체제로 입시를 준비한 수험생들은 재도전 여부를 판단할 때 제도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

부산 동래구의 한 고3 학부모는 “현역 때는 역대급 재수생들과 경쟁하고 재수하면 5등급제 중심의 새 입시에 적응해야 하며 일부 전형엔 아예 지원도 못 한다”며 “아이들이 ‘한 해만 늦게 태어나게 해주지’라고 푸념한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올해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위기감이 올해 수시 지원 지형마저 흔들었다고 분석한다. 입시 전문 업체 진학사가 최근 수험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무려 82.7%가 “2028 대입 개편이 올해 수시 지원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수시 지원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수험생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물은 결과(복수 응답),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전형을 더 고려했다’는 응답이 58.1%로 가장 높았다. 재수에 대한 두려움 탓에 자신의 성적보다 대학을 낮춰 쓰는 ‘하향 안정 지원’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