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고향의 情 듬뿍"…짧은 추석 끝, 다시 일상으로

임지섭 기자 2026. 9. 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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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날 이른 아침부터
유스퀘어·광주송정역 ‘북적’
귀경길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
차창 너머로 눈시울 붉히기도
추석 연휴 이튿날인 27일 오전 10시께 전남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내 버스 승차장에서 한 부모가 버스에 탑승한 자녀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이번 추석은 눈 깜박할 새여서 더 아쉬움이 짙게 남네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오전 10시께 전남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터미널 내부는 전국 각지로 귀경길에 오르는 승객들과 배웅하러 나온 가족들로 발 디딜 틈 없어 보였다. 그중 한 노부부는 아들인 30대 정 모씨의 손을 꼭 잡고 못다 한 덕담을 나누는 데 한창이었다.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 "엄마부터 챙겨, 엄마부터" 등 대화가 오갔다. "동서울행 버스 출발하실게요~." 검표원이 승차 시각을 큰 목소리로 알렸음에도 어머니는 아쉬움에 아들의 손을 한 번에 놓지 못하고 손가락 마디마디를 천천히 놓았다. 승차장으로 나가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한동안 바라봤다.

짧은 추석 연휴를 마친 터라 승객들은 가족간 못 다 한 대화를 나누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자녀의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살펴주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버스에 오르기 직전까지 선물 보따리를 잘 챙겼는 지 묻는 식이다. 대학생 아들을 둔 신영현(63)·김 모(58·여)씨 부부는 수도권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영양제 챙겨", "내일 바로 학교 가려니 몸 온 마디가 쑤시네" 등 대화를 나눴다. 아들 신동우(25)씨는 "자주 보지 못하는 만큼 애틋함도 컸다. 역시 집만큼 편안한 곳이 없는 것 같다"며 "위에선 열심히 공부하고 다음 설엔 김치찌개 끓여서 먹고 싶다"고 했다.

군인 아들을 배웅하러 나온 부모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 양 모(58)씨는 국방색 군복을 입고 꼿꼿이 서 있는 아들의 팔짱을 낀 채 한동안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 짧은 휴가를 마치고 다시 부대로 돌아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양씨는 "아들이 비록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군인 아들을 둔 부모로서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픈 뉴스들을 접해 걱정이 앞선다"며 "내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가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부모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호남권 최대 관문' 광주송정역에서도 가족 간 정을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른 아침부터 대합실은 연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귀경객들로 붐볐다. 여행용 가방을 끌거나 부모가 챙겨준 음식과 선물꾸러미를 양손 가득 든 시민들은 전광판을 바라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기 모(35)씨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밥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배웅하는 다른 부모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정 모(63)씨는 "자식들과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며 "아쉬운 마음도 많지만 다음 명절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생각을 하며 떠나보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명절에는 지역 현안을 둘러싼 대화도 많이 오갔다고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프로젝트의 하나로 8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호남권에 조성되는 문제를 놓고 친인척 간 밥상머리에서도 열띤 토론이 오갔다는 설명이다. 승객 김동우(43)씨는 "고향인 광주에 올 때마다 수도권과 비교돼 많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명절 때마다 고향이 얼마나 바뀌었을지 기대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대학생 김 모(21)씨는 "이번에 나주 별장으로 여행을 가면서 부모님께 호남과 다른 지역 사이에 생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면서도 "우리 고향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명절마다 모여 국가 현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좋았다"고 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
 
27일 오전 10시께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서 귀경길에 오르는 한 자녀에게 가족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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