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고향의 情 듬뿍"…짧은 추석 끝, 다시 일상으로
유스퀘어·광주송정역 ‘북적’
귀경길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
차창 너머로 눈시울 붉히기도

"이번 추석은 눈 깜박할 새여서 더 아쉬움이 짙게 남네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오전 10시께 전남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터미널 내부는 전국 각지로 귀경길에 오르는 승객들과 배웅하러 나온 가족들로 발 디딜 틈 없어 보였다. 그중 한 노부부는 아들인 30대 정 모씨의 손을 꼭 잡고 못다 한 덕담을 나누는 데 한창이었다.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 "엄마부터 챙겨, 엄마부터" 등 대화가 오갔다. "동서울행 버스 출발하실게요~." 검표원이 승차 시각을 큰 목소리로 알렸음에도 어머니는 아쉬움에 아들의 손을 한 번에 놓지 못하고 손가락 마디마디를 천천히 놓았다. 승차장으로 나가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한동안 바라봤다.
짧은 추석 연휴를 마친 터라 승객들은 가족간 못 다 한 대화를 나누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자녀의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살펴주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버스에 오르기 직전까지 선물 보따리를 잘 챙겼는 지 묻는 식이다. 대학생 아들을 둔 신영현(63)·김 모(58·여)씨 부부는 수도권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영양제 챙겨", "내일 바로 학교 가려니 몸 온 마디가 쑤시네" 등 대화를 나눴다. 아들 신동우(25)씨는 "자주 보지 못하는 만큼 애틋함도 컸다. 역시 집만큼 편안한 곳이 없는 것 같다"며 "위에선 열심히 공부하고 다음 설엔 김치찌개 끓여서 먹고 싶다"고 했다.
군인 아들을 배웅하러 나온 부모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 양 모(58)씨는 국방색 군복을 입고 꼿꼿이 서 있는 아들의 팔짱을 낀 채 한동안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 짧은 휴가를 마치고 다시 부대로 돌아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양씨는 "아들이 비록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군인 아들을 둔 부모로서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픈 뉴스들을 접해 걱정이 앞선다"며 "내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가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부모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호남권 최대 관문' 광주송정역에서도 가족 간 정을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이른 아침부터 대합실은 연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귀경객들로 붐볐다. 여행용 가방을 끌거나 부모가 챙겨준 음식과 선물꾸러미를 양손 가득 든 시민들은 전광판을 바라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기 모(35)씨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밥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배웅하는 다른 부모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정 모(63)씨는 "자식들과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며 "아쉬운 마음도 많지만 다음 명절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생각을 하며 떠나보냈다"고 말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