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휴머노이드 개발 20년 걸리지만, 산업용은 2년 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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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연구에만 총 29년을 쏟아부었다.
"산업 현장에 로봇 공간을 따로 두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휴머노이드의 핵심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둔 공간에 투입했을 때 아무런 추가 설비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작업할 수 있는 데 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안전 문제였습니다. 사람 위로 넘어지거나 팔을 휘두를 수 있으니까요. 관련 보험이나 규제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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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허스트 어질리티로보틱스 공동창업자
물류 현장서 작업하는 로봇 출시
안전성 해결 위해 전면 재설계
인간 위해 더 위험한 일 할 것
中 로봇기업, 과잉 공급 가능성
정부 지원 없으면 무너질 수도

휴머노이드 연구에만 총 29년을 쏟아부었다. 살아온 기간(48년)의 절반 이상을 로봇과 동고동락했다. 미국 로봇공학의 산실로 통하는 카네기멜런대(CMU)에서 로봇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로봇 다리만 연구하는 ‘레그(leg)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요즘 로보틱스산업에서 주요 인물로 꼽히는 조너선 허스트 어질리티로보틱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로봇책임자(CRO) 얘기다.
아마존, 셰플러, GXO 등에 물류 로봇을 제공하는 어질리티는 지난 15일 세계 최초로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5’를 출시했다. 허스트 공동창업자는 출시 다음 날 미국 샌타클래라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기자와 만나 “2년 안에 산업용 휴머노이드로 훌륭한 사업을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이라는 콘셉트가 인상적입니다.
“산업 현장에 로봇 공간을 따로 두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휴머노이드의 핵심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둔 공간에 투입했을 때 아무런 추가 설비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작업할 수 있는 데 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안전 문제였습니다. 사람 위로 넘어지거나 팔을 휘두를 수 있으니까요. 관련 보험이나 규제도 없었습니다.”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3년에 걸쳐 로봇을 전면 재설계했습니다. 360도 모든 방향에서 사람을 감지하는 센서를 배열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디짓5에 들어가는 컴퓨터 네 대 중 하나는 로봇의 행동만 감시합니다. 사람을 위협하는 등 금지된 행동을 하려는 조짐이 보이면 즉각 로봇을 정지시킵니다.”
▷로봇에 두 팔과 두 다리가 꼭 필요한가요.
“사람처럼 보이는 로봇을 개발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만든 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여러 일을 할 수 있도록 공학적으로 설계하다 보니 두 다리와 두 팔, 몸통이라는 형태가 나왔습니다.”
▷어떤 역할을 합니까.
“물류 현장에서 주로 작업을 합니다. 컨테이너를 팔레트에 싣고 내리거나 컨베이어와 자율이동로봇 사이에서 옮기는 작업이 대부분입니다. 개별 부품 선별과 묶음 작업, 기본적인 조립까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다른 산업에도 도입될까요.
“물론입니다. 일반인 옆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해지면 식료품점과 소매점, 호텔, 병원에서도 쓰일 겁니다.”
▷언제쯤 집안에서도 보게 될까요.
“가정에 들어갈 만큼 안전하면서 저렴한 휴머노이드가 상용화되려면 20년은 걸릴 겁니다. 그 전에 물류 현장에서 산업용 휴머노이드 사업부터 선보이려고 합니다.”
▷일자리를 없앤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옛날 탄광 노동을 보면서 ‘더 이상 저렇게 힘든 일은 안 해서 다행’이라고들 하잖아요. 후대에는 지금 물류창고 일을 보면서 똑같이 생각할 겁니다. 로봇은 지루하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맡게 될 거예요. 대신 사람이 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도 함께 생겨날 겁니다.”
▷경쟁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합니까.
“기술력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요즘은 현대자동차가 그 기술을 실제 제품과 상업적 배치에 쓰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내보이는 데 집중하던 과거에 비해 아주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어질리티의 비교우위는 무엇입니까.
“현장형 로봇입니다. 우리는 ‘로봇이 곧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과장하기보다 당장 물류 현장에서 상자와 컨테이너를 옮기는 것부터 제대로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100년 뒤 로봇산업 역사를 얘기할 때 나오는 중요한 이름 중 하나가 어질리티로보틱스일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로봇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의 로봇산업이 살아남고 경쟁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지원과 보호가 필요합니다. 10년 뒤 휴머노이드산업에서 중국 외 다른 국가는 산업 기반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 정부는 관련 산업 지원에 적극적입니다.”
▷중국 로봇산업에 거품은 없습니까.
“중국은 수백 개 스타트업이 수천 대의 로봇을 생산하지만 반드시 이를 사줄 시장이나 고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보조금과 정부 지원을 없애면 그냥 무너질 겁니다. 반면 미국 벤처캐피털(VC) 생태계는 실제 효용과 투자 수익을 창출해 스스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하는 데 집중합니다.”
▷중국 휴머노이드는 실패할 것이라는 말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중국은 대량생산을 통해 사람과 경험, 생산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고 기술이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추려낼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은 로봇 패권 경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한국에는 거대한 기술 산업과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있습니다. 자동차 공급망에서 개발한 전기모터와 배터리 같은 기술은 로봇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도 한국의 여러 공급업체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언제 상장합니까.
“당초 계획대로 연내 마무리할 겁니다.”
■ 조너선 허스트는
△1979년 출생
△2001년 미국 카네기멜런대 기계공학 학사
△2004년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 석사
△2008년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 박사
△2008년 오리건주립대 로봇공학 교수
△2015년 어질리티로보틱스 공동창업
△2023년 어질리티로보틱스 최고 로봇책임자(CRO)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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