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없이 상온에서 그래핀 직접 입힌다… 차세대 복합도체 소재 확보

이동렬 2026. 9. 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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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가열 없이 상온에서 그래핀을 기판에 직접 증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김호섭 KERI 박사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스퍼터링 방식으로도 탄소 원자가 정렬된 그래핀계 박막을 만들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며 "향후 연속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기기용 고성능 복합도체 상용화를 이끌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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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김호섭·남수현 연구팀
스퍼터링 개조해 원자 정렬 ‘에피택시 성장’ 구현 전사 공정 없애 초고성능 복합도체 대량생산 길 열어
김호섭(왼쪽) 한국전기연구원(KERI) 책임연구원과 남수현 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DC 기반 K-스퍼터링' 장치 앞에서 상온에서 그래핀을 직접 입힌 기판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가열 없이 상온에서 그래핀을 기판에 직접 증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차세대 전력기기 핵심 소재인 초고성능 복합도체를 상용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케이블연구센터 김호섭 박사·남수현 연구원 연구팀은 산업용 코팅 장비인 스퍼터링(Sputtering)을 개조해 상온에서 한두 겹 수준의 그래핀부터 다층 그래파이트(흑연) 박막까지 기판에 직접 성장시키는 ‘직류(DC) 기반 K-스퍼터링’ 공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보급 확대로 전력 기기의 고성능·고효율화가 요구되면서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그래핀을 구리와 결합한 복합도체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나 기존 화학기상증착(CVD) 방식은 고온에서 만들어진 그래핀을 기판으로 옮겨 붙이는 까다로운 ‘전사 공정’을 거쳐야 해 대면적화나 금속과의 다층 적층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범용적으로 쓰이는 스퍼터링 기술에 주목했다. 탄소 입자를 증착할 때 원자 배열이 무질서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자의 이동 거동을 분석하고, 바닥 기판의 결정 방향을 따라 탄소 원자가 스스로 정렬해 쌓이는 ‘에피택시(Epitaxy) 성장’ 조건들을 도출해 냈다. 이를 통해 전사 공정 없이 상온에서 고품질 그래핀계 박막을 직접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성과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인천대(김준호 교수팀) 및 경북대(이세희 교수팀) 연구진과 공동으로 라만분광법, 투과전자현미경(TEM), 결정 방향 분석(EBSD) 등 다각도 검증도 마쳤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내 특허 3건과 국외 특허 1건 출원을 완료했다. 단일 장비 내에서 구리와 그래핀을 번갈아 쌓을 수 있어 장비 대형화 및 연속 생산 공정이 구축되면 초고성능 복합도체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호섭 KERI 박사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스퍼터링 방식으로도 탄소 원자가 정렬된 그래핀계 박막을 만들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며 “향후 연속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기기용 고성능 복합도체 상용화를 이끌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표면 및 코팅 분야 국제 학술지 ‘서피스 앤 코팅스 테크놀로지(Surface & Coatings Technology)’에 게재됐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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