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다시 꿈틀…‘업토버’ 타고 9만달러 넘나
현물 ETF 日 9억9천여만달러 유입
전통적 강세장 ‘10월’ 기대감 고조
"7만5천달러선 유지 시 상승 여력"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장기간 부진했던 비트코인이 최근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추석 연휴 동안 국제유가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등 악재가 겹쳤지만 낙폭은 제한되면서 시장에서는 10월 강세장과 연내 9만 달러 돌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24일 1억1천400만~1억1천600만원 사이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추석 당일인 25일 1억1천200만원선까지 내려갔다. 이후 26일부터 반등해 1억1천400만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는 8만4천달러선을 지키고 있다.
연휴 직전에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다. 지난 21일 오후 1억1천만원 초반이던 비트코인은 다음 날 1억1천700만원을 넘어 지난 5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달러 기준 가격도 22일 약 8개월 만에 8만6천달러선을 돌파한 뒤 한때 8만7천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상승 흐름은 다른 주요 가상자산으로도 번졌다. 이더리움은 지난 1월 31일 이후 처음 2천700달러선을 되찾았고 리플과 솔라나 등도 함께 강세를 나타냈다.
추석 연휴에는 상승세를 제약할 요인들이 잇따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의 해킹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1억1천50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며 큰 폭으로 밀리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고유가와 고금리에 대한 우려가 앞선 급락 과정에서 한 차례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하락 압력은 제한적이고 상승 탄력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을 둘러싼 미국의 정책 움직임도 시장의 관심사다.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미국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 주식 거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혁신 면제 조치를 시행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토대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관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하루 동안 9억9천890만달러가 순유입돼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ETF에도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강한 자금 유입과 위험선호 심리가 하방을 든든히 지지하고 있어 단·중기 강세 기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세 기대가 높아지는 10월이 다가오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의 강세장을 '업토버(Uptober)'라고 부른다.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가인 12만6천210달러도 지난해 10월 6일 기록됐다.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의 매트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겨울이 지나고 봄꽃이 피기 시작했다"며 거래량 증가와 블랙록 등 주류 금융사의 시장 진입으로 기초체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이번 강세장이 가상화폐 시장 역사에서 가장 강하고 길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비트코인이 9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 BTIG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7만5천달러선을 유지한다면 9만달러를 향해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가상자산 매입도 계속되고 있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꼽히는 스트래티지는 최근 비트코인 950개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비트마인도 최근 이더리움 2만7천여개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톰 리 펀드스트랫 설립자 겸 비트마인 회장은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암호화폐 강세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AI 자금의 암호화폐 유입과 펀더멘털 강화, 4년 주기의 도래가 맞물리면서 랠리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