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약품 중독’ 10대, 5년새 최고 2315명…81%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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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전문의로 20년 넘게 일했지만 의약품을 과량 복용해 응급실에 실려오는 10대 환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 등으로 처방 받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거나 진통제를 수십 알 먹고 병원에 오는 청소년을 적지 않게 보죠."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7일 최근 응급실에서 의약품 중독 10대 환자를 이전보다 자주 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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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전문의로 20년 넘게 일했지만 의약품을 과량 복용해 응급실에 실려오는 10대 환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 등으로 처방 받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거나 진통제를 수십 알 먹고 병원에 오는 청소년을 적지 않게 보죠.”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7일 최근 응급실에서 의약품 중독 10대 환자를 이전보다 자주 접한다고 말했다.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가 지난해 2315명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 받은 10대 환자는 앞선 2024년(1918명)보다 20.7% 늘었다. 2021년(1761명)과 비교하면 31.5% 늘었다. 올해는 6월까지 1340명으로 집계됐다. 10대 환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지난해 10대 여성 환자는 1874명으로 전체 10대 환자의 80.9%를 차지했다. 의약품 중독은 고의 혹은 실수로 항생제, 마취제, 환각제 등 치료적 약물을 많이 복용해 의식 저하 등 독성 부작용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10대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는 2021년과 비교해 31.5% 증가한 데 반해 전체 환자는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환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0대 환자의 경우 2021년 3224명에서 지난해 2753명으로 오히려 14.6% 줄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청소년 의약품 중독이 자해·자살 시도,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의약품 중독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문혜은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문상담위원장)은 “자신이 처방받은 약 등을 한꺼번에 먹는 사례, 환각 증세 등에 대한 호기심으로 남용을 하는 사례 등이 학생 상담 과정에서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나 약물 처방을 받는 청소년이 과거보다 흔해지는 등 약물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만큼 안전한 약물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응 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독 약물이 무엇인지, 예방과 치료, 재활 가운데 어느 단계 문제인지에 따라 담당 부처와 부서가 달라지고, 교육부 업무와도 맞물리는 등 관련 대응이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특히 10대 여성의 의약품 중독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여성 청소년의 의약품 중독 위험요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정부는 성·연령별 중독 양상을 반영해 맞춤형 예방·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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