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이름이 ‘시진핑’이라서?···중식당 테러 중국인 4인조 범행 후 출국

2026. 9. 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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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간판에 래커칠

네이버 캡처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중식당에 침입해 페인트를 뿌리고 식재료를 훼손한 일당이 모두 중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20~40대 중국인 남성 4명의 신원을 특정했지만, 이들은 범행 당일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뒤였다. 이 식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는데, 이것이 범행 동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동재물손괴 등의 혐의를 받는 40대 A씨 등 중국 국적 남성 4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이들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A씨 등은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오전 2시40분쯤 성남시 분당구의 한 중식당에 침입해 약 1시간 동안 매장 내부 곳곳에 래커와 페인트를 뿌리고 집기 등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주방에 보관돼 있던 식재료에는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린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매장 CCTV에는 마스크를 쓴 남성 2명이 뒷문을 부수고 침입해 범행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후 도주 동선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연루된 일당이 총 4명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범행한 뒤 함께 택시를 타고 서울 지역 숙소에 들렀다가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사건 당일 오전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지로 출국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8시30분쯤 피해 업주로부터 “누군가 가게에 침입해 내부 집기 등을 파손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CCTV 등을 토대로 A씨 등의 동선을 추적했다. 당일 오후 4명의 신원을 특정했지만 당시에는 이미 이들이 국내를 빠져나간 뒤였다.

경찰은 A씨 등이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두 차례에 걸쳐 관광비자로 입국해 서울의 모텔에 방을 잡고 숙소 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중식당은 추석 연휴를 맞아 사흘간(24~26일) 휴무였는데, A씨 등이 휴무 시작일을 노려 사전에 준비한 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A씨 등은 모텔을 26일까지 예약해놓고도 이보다 이틀이나 앞선 24일 범행한 뒤 곧바로 출국해 중간에 도주 계획을 앞당긴 정황도 나타났다.

A씨 등은 한국 거주는 물론 방문 이력도 대부분 없었다. 4명 중 3명은 이번이 첫 국내 입국이며, 나머지 1명만이 올해 제주에 한 차례 방문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 중 1명은 이번 범행 며칠 전 해당 중식당이 있는 분당 서현동에 다녀갔으나 이 행동이 사전 답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범행 동기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중식당이 중국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과 같은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범행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선 최고 지도자를 존엄으로 여기고 함부로 하지 않는다. 실제 CCTV에는 A씨 등이 식당 이름이 적힌 부분에 래커를 덧칠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 주인은 약 8년 전부터 이 상호로 식당을 운영해왔는데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방한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부터 가게 이름을 바꾸라는 항의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약 두 달 전에도 누군가 식당 간판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나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중국으로 출국해 각 신병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국제사법공조 절차를 통해 이들의 소재를 추적하는 한편 정확한 범행 동기와 배후 여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페인트가 뿌려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중식당. 피해 업주 제공. 연합뉴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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