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3%대 추락…조작 논란에 흔들린 ‘관찰’의 신뢰[SS초점]

김현덕 2026. 9. 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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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즉흥'을 재미의 핵심으로 내세웠다면 어디까지가 출연자의 선택이고 어디부터가 제작진의 준비였는지 명확히 보여줬어야 했다.

박나래는 출연자의 일상을 스튜디오 웃음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고, 키는 살림과 패션, 요리를 아우르며 프로그램의 생활 밀착형 색깔을 담당했다.

출연자의 실제 하루를 들여다본다기보다 '나 혼자 산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일반 예능에 가까워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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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사진. | MBC 나혼자 산다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최근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정 출연자의 연이은 하차에 이어 프로그램의 근간인 ‘관찰의 진정성’까지 의심받으면서 위기론이 현실이 됐다.

MBC ‘나 혼자 산다’가 3%대 시청률까지 내려앉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는 전국 가구 기준 3.5%를 기록했다.

2013년 정규 편성 이후 자체 최저 수준이다. 추석 연휴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가 겹친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이어진 하락 흐름 속에서 받아든 성적표라는 점이 뼈아프다.

이날 방송은 전현무, 기안84, 김대호가 추석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독신왕 3대장’과 가수 박지현의 일상을 담았다.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전현무와 기안84를 전면에 배치하고 명절 분위기까지 더했지만 시청자를 붙잡지 못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 5월에는 전국 시청률 5.3%와 2054 시청률 3.0%를 기록하며 금요일 예능 1위를 지켰다. 6월에도 수도권 기준 6.0%를 기록했다.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여행 두 번째 편이 방송된 지난달 21일에는 전국 시청률이 6.5%까지 올랐다.

사진. | 나혼자 산다


상승세를 꺾은 것은 역설적으로 시청률을 끌어올렸던 카자흐스탄 여행이었다. 방송에서 전현무는 공항에 도착한 뒤 즉석에서 목적지를 정하고 알마티로 떠난 것처럼 소개됐다. 그러나 제작진의 항공권과 숙소 확보, 현지 렌터카 이용 과정 등을 두고 사전에 준비된 여행을 ‘무계획 여행’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작진은 처음에는 촬영 지원이나 협찬을 받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제작진 항공권 일부를 미리 확보하고 현지 촬영 협조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추가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프로그램의 현실감과 몰입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 치우쳐 실제 촬영 과정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드리지 못했다”는 해명이었다.

문제는 준비된 여행 그 자체가 아니었다. 방송 촬영에 안전과 장소 섭외, 제작진 이동 계획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즉흥’을 재미의 핵심으로 내세웠다면 어디까지가 출연자의 선택이고 어디부터가 제작진의 준비였는지 명확히 보여줬어야 했다. 현실을 재구성한 연출보다 이를 실제 상황처럼 받아들이게 만든 설명 방식이 불신을 키웠다.

사진 | MBC ‘나혼자산다’ 화면 캡처


논란 직후인 지난달 28일 시청률은 5.1%로 전주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사과문이 나온 뒤 방송된 지난 4일 회차도 5.2%에 머물렀다. 프로그램 브랜드평판 순위 역시 8월 1위에서 9월 10위로 하락했다. 카자흐스탄 편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에도 올랐다.

출연진을 둘러싼 논란도 프로그램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오랫동안 ‘무지개 모임’의 중심을 맡았던 박나래와 샤이니 키는 지난해 말 비의료인에게 불법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활동을 중단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과의 갈등 및 갑질 의혹까지 겹쳤다.

단순한 고정 멤버 교체 이상의 손실이었다. 박나래는 출연자의 일상을 스튜디오 웃음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고, 키는 살림과 패션, 요리를 아우르며 프로그램의 생활 밀착형 색깔을 담당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빠지자 제작진은 새로운 출연자를 연이어 투입했지만 기존 멤버 사이에서 축적됐던 관계성과 안정적인 호흡을 곧바로 대체하기는 어려웠다.

‘나 혼자 산다’가 처한 위기의 본질은 시청률 숫자보다 포맷의 신뢰에 있다.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스타도 카메라 앞에서는 혼자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하며 외로움을 느끼는 평범한 생활인이라는 발견이었다. 출연자의 꾸밈없는 일상과 시청자의 현실이 맞닿으면서 관찰예능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방송이 장기화하면서 혼자 사는 일상보다 여행과 도전, 지인 모임, 신작 홍보를 위한 게스트 출연의 비중이 커졌다. 집 안에 설치된 카메라가 포착한 소소한 생활보다 야외에서 미션을 수행하거나 무지개 회원들이 함께 움직이는 기획이 반복됐다. 출연자의 실제 하루를 들여다본다기보다 ‘나 혼자 산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일반 예능에 가까워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 ‘나 혼자 산다’에 필요한 것은 더 큰 여행이나 화려한 스타가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 무엇을 준비했고 무엇이 실제였는지 솔직하게 보여주는 태도다. 관찰예능은 웃음보다 먼저 믿음을 먹고 자란다. 13년 동안 쌓은 그 믿음에 금이 간 순간, 시청률 3%대는 숫자가 아니라 경고가 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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