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만 가면 팔팔해져요"…15살 노견과 즐기는 '견생 2막'

한송아 기자 2026. 9. 27. 11: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책도 귀찮아하는데 캠핑장에만 가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요. 지쳐서 잠들 정도로 좋아하죠."

2011년 겨울, 안락사 위기에 놓였던 생후 6개월가량의 작은 강아지.

스쿠터와 자전거를 타고 보호자와 세상을 누비던 발랄한 강아지는 이제 노견이 됐지만, 캠핑장에만 가면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다.

집에서는 산책조차 귀찮아하던 아지가 캠핑장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주변을 돌아다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새꾸자랑대회] 캠핑 중독견 '아지'
캠핑을 즐기는 아지(김정아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산책도 귀찮아하는데 캠핑장에만 가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요. 지쳐서 잠들 정도로 좋아하죠."

2011년 겨울, 안락사 위기에 놓였던 생후 6개월가량의 작은 강아지. 당시 21살이던 김정아 씨는 그 강아지를 데려오기 위해 경기 의정부에서 경남 진주까지 왕복 8시간을 달렸다.

그렇게 만난 반려견 '아지'(15·여)와의 인연은 어느덧 15년이 됐다. 스쿠터와 자전거를 타고 보호자와 세상을 누비던 발랄한 강아지는 이제 노견이 됐지만, 캠핑장에만 가면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다.

왕복 8시간 달려 만난 유기견 아지

27일 정아 씨에 따르면 아지와의 첫 만남은 온라인 유기견 입양카페에서 시작됐다.

평소 유기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정아 씨는 카페에서 유난히 초라한 강아지의 사진 두 장을 발견했다. 당시 주인이 키우기 어렵다며 안락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집에는 이미 강아지가 있었고 정아 씨 역시 21살로 앞날이 불안정했던 시기였다. 처음에는 못 본 척 지나치려 했지만 사진 속 강아지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결국 "내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더라도 좋은 가족은 꼭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락했고 그날 저녁 고속버스를 타고 진주로 향했다.

하지만 새 가족을 찾아주겠다던 계획은 금세 바뀌었다. 아지는 그대로 정아 씨의 가족이 됐다.

어린 아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 바라기'였다. "산책하러 가자"는 한마디에 집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를 만큼 신나 하면서도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는 있는 줄 모를 정도로 얌전히 기다렸다.

정아 씨는 "지금은 무던하고 차분한 할머니 강아지가 됐지만 가끔 예전의 발랄했던 모습이 그립다"고 말했다.

자전거 타고 다니던 아지…이젠 '캠핑 중독'

어린 시절 함께 자전거 타던 아지(김정아 제공) ⓒ 뉴스1

아지의 특별한 자랑거리는 '탈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15년 전만 해도 반려견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지금보다 쉽지 않았다. 택시 승차도 어려움을 겪자 정아 씨는 아예 스쿠터를 마련했다.

아지를 가방에 넣어 메고 스쿠터를 타고 공원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자전거 앞 바구니에 태워 시장에도 갔다. 한동안 아지가 길가에 세워진 오토바이만 보면 올라타려고 했을 정도다.

그렇게 어디든 함께 다니던 아지도 세월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잠이 많아지고 귀가 어두워지면서 정아 씨가 집에 돌아와도 예전처럼 반겨주지 못하는 날이 늘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작이 시작돼 현재는 약을 먹으며 관리하고 있다.

정아 씨는 그때부터 생각을 바꿨다. 아지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를 걱정하기보다 지금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캠핑이다.

평소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아지와 함께하기 위해 유튜브로 캠핑을 익히고 장비를 하나둘 마련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집에서는 산책조차 귀찮아하던 아지가 캠핑장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주변을 돌아다녔다. 신나게 움직이다 지쳐 잠드는 모습을 보면서 정아 씨도 캠핑에 푹 빠졌다.

나이가 들면서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지의 모습(왼쪽)과 캠핑장에서 모습(김정아 제공) ⓒ 뉴스1
캠핑 즐기는 아지(김정아 제공) ⓒ 뉴스1

정아 씨는 "평일에는 바쁘게 지내지만 캠핑을 오면 아지와 단둘이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며 "차를 마시고 책을 읽거나 함께 산책하면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참 좋다"고 말했다.

"노견과 캠핑한다면 응급 동물병원 미리 확인"

반려견과 캠핑을 떠날 때는 준비도 필요하다.

정아 씨는 동반 가능 캠핑장마다 반려견 체중이나 마릿수 등 규정이 다른 만큼 예약 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산이나 숲에는 진드기 등 해충이 많은 만큼 심장사상충과 외부기생충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

야외에서 반려견이 뼈나 꼬치, 양파·마늘·포도 등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물을 주워 먹지 않도록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노견이라면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해 캠핑장과 가까운 24시간 동물병원의 위치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캠핑을 좋아하는 아지(김정아 제공) ⓒ 뉴스1
캠핑을 좋아하는 아지(김정아 제공) ⓒ 뉴스1

아지를 처음 만났을 당시 동물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했던 정아 씨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15년을 함께한 아지가 삶의 방향까지 바꿔놓은 셈이다.

정아 씨는 "어린 나이에 너를 데려와 서툴고 부족했는데 늘 내 곁에 있어 주고 삶의 원동력이 돼줘서 고맙다"며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아끼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아지는 최고의 강아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예전처럼 활발하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 동안 재미있는 것을 많이 하면서 좋은 추억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기동물 입양은 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면서 우리의 삶을 구원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며 "세상의 모든 동물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지의 15살 생일 파티(김정아 제공) ⓒ 뉴스1

◇이 코너는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가 응원합니다. 레이앤이본과 닥터레이 브랜드를 운영 중인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는 사연이 채택된 반려동물 가족에게 자연식 사료(간식)와 영양제(영양보조제) 등을 선물합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