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때문에 ‘괴물’ 만들었다” 퉁퉁 불어난 몸집, 늘어진 피부…한국이 죄다 사들인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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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몸집.
몸집이 지나치게 커진 데다 피부가 심하게 접혀 늘어진 여우들이 등장했다.
커진 몸집의 대가는 여우가 감당한다.
지난 2017년 핀란드 한 농장에서 비정상적으로 몸집이 큰 북극여우가 사육되는 모습이 공개돼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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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모피농장에서 촬영된 북극여우(블루폭스). 더 큰 모피를 얻기 위한 선발육종과 과도한 체중 증가로 몸집이 비대해진 이른바 ‘괴물여우’다. [Project 1882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3932jmmr.png)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이걸 한국이 수입한다고?”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몸집. 피부는 비정상적으로 접혀 늘어져 있다. 눈과 몸 곳곳에 심한 염증이 생긴 채, 철창 안에서 겁먹은 듯 웅크리고 있다.
이 동물은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북극여우’. 귀여운 외모로 유명하지만, 이번에 포착된 개체들은 일반 상식과 거리가 멀다.
그 이유는 오로지 더 많은 ‘모피’를 생산하기 위해 사육됐기 때문. 몸집이 큰 개체를 골라 번식시키고 최대한으로 체중을 늘린 결과다.
![야생의 북극여우(왼쪽)과 핀란드 모피농장에서 촬영된 북극여우(오른쪽).[게티이미지뱅크, Project 1882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4286nzhj.jpg)
이들을 부르는 명칭은 ‘괴물여우’. 당연하게도, 모피를 얻는 것 외에 사육 환경이나 건강은 둘째 문제다.
이곳은 북극여우 모피 산업이 자리한 북유럽 핀란드. 하지만 단순히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이같은 모피의 ‘주 수입국’이기 때문.
실제 한국의 모피 수입은 세계 최상위권 수준. 심지어 괴물여우를 키우는 핀란드에서 여우털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모피농장에서 촬영된 북극여우(블루폭스). 더 큰 모피를 얻기 위한 선발육종과 과도한 체중 증가로 몸집이 비대해진 이른바 ‘괴물여우’다. [Project 1882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4608dlwu.jpg)
동물보호단체 프로젝트1882(Project 1882)는 지난 3일 핀란드 라푸아, 베텔리, 카우하바 지역의 모피농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익명의 제보자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촬영해 단체에 제보한 자료다.
영상의 모습은 참혹하다. 몸집이 지나치게 커진 데다 피부가 심하게 접혀 늘어진 여우들이 등장했다. 심한 감염이 발생하고도 치료되지 않은 상처를 가진 여우들. 일부는 제대로 걷지도 못한 채 철창에 갇혀 있었다.
![핀란드 모피농장에서 촬영된 북극여우(블루폭스). 더 큰 모피를 얻기 위한 선발육종과 과도한 체중 증가로 몸집이 비대해진 이른바 ‘괴물여우’다. [Project 1882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4889kgui.jpg)
이들의 모습은 일반적인 ‘북극여우’와 크게 달랐다. 비정상적으로 거대하게 길러졌기 때문이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따르면 1990년대 모피를 얻기 위해 도살되는 시점의 북극여우 체중은 7~8kg 수준이었지만, 가장 최근 비교 가능한 수치인 2014년 기준 20kg까지 늘었다.
심지어 유전적으로 덩치만 키우는 게 아니다. 고열량 먹이를 통해 체중을 불리는 방식도 사용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큰 ‘모피’를 얻기 위해서다.
커진 몸집의 대가는 여우가 감당한다. EFSA는 빠른 성장과 큰 몸집을 위한 선발육종이 굽은 발과 앞다리 변형, 골연골증 등에 대한 유전적 소인과 연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체중이 실리면서 다리와 힘줄·인대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지고, 움직이기를 꺼리게 되면서 상태는 더 악화된다.
![여우 모피옷.[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5189wqpj.jpg)
이른바 ‘괴물여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핀란드 한 농장에서 비정상적으로 몸집이 큰 북극여우가 사육되는 모습이 공개돼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당시 모피업계는 과도한 대형화를 막겠다며 대형 모피 거래 제한 등 대책까지 내놨다. 하지만 9년 만에 조치가 적용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잔인한 모피 산업, 먼 나라에서 이뤄진다고 해서 남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한국이 이같은 모피 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의 모피 의류·의류부속품 수입액은 8839만달러(한화 약 1194억원). 개별 국가만 비교할 경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2024년에도 7515만달러(한화 약 1015억원) 규모를 수입해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야생의 북극여우.[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5529tgmi.jpg)
이번에 논란이 된 ‘여우털’의 경우도 무관하지 않다. 세계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국내에 들어온 여우 원피는 149만6830달러(한화 약 2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 99.2%는 핀란드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괴물여우’로 만들어진 모피가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다. 핀란드 모피경매업체 사가퍼스(Saga Furs)는 지난 3월 북극여우 모피 14만9000장을 판매했다. 그리고 업체가 공개한 주요 구매 시장에는 ‘한국’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5년 11월 중국 단둥 모피 농장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5811bfvz.png)
심지어 ‘괴물여우’는 모피산업에서 벌어지는 여러 동물복지 문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밍크, 여우, 너구리 등 각종 동물이 모피를 통해 희생되고 있다. 심지어 산 채로 모피를 벗기는 등 동물복지와는 거리가 먼 사육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지난 5월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스는 중국 모피농장 5곳 조사 영상에서 이같은 장면을 담았다. 수천마리의 밍크와 여우, 너구리가 작은 철망 안에 갇혀 있었다. 일부 동물은 제자리를 오가거나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등 정형행동을 보였다.
![지난 2025년 11월 중국 친황다오 모피 농장에서 발견된 모피.[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6152xnyy.jpg)
학대 정황도 끊임없이 포착됐다. 밍크를 둔기로 때려죽이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고, 여우와 너구리 역시 철망 우리에서 사육된 뒤 감전 등 방식으로 도살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쪽 전극에 입을, 다른 전극을 직장에 삽입한 뒤 전류를 흘리는 방식이다.
이처럼 잔혹한 생산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며, 세계 모피산업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세계 최대 모피 생산국인 중국만 봐도 변화는 뚜렷하다. 중국에서 모피를 위해 사육 및 도살된 동물 또한 지난 10년간 9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5년 11월 중국 단둥의 밍크 모피 농장에서 밍크가 철창에 갇혀 있다.[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6450ozaj.jpg)
하지만 아직 시장은 거대하다. 사가퍼스의 지난 3월 경매에서는 밍크와 여우, 너구리 모피 등 총 340만장이 팔렸다. 판매액은 2억2000만유로(한화 약 3400억원)에 달했다. 이달에도 대규모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피 외에도 동물을 이용한 의류 산업 규모는 적지 않다. 특히 겨울철 최고 고급 보온 소재로 여겨지는 캐시미어, 앙고라 등 옷감 생산 과정에서도 동물학대가 벌어지고 있다는 고발이 이어진다.
캐시미어는 인도 카슈미르 지방, 혹은 티베트에 서식하는 염소와 산양의 속털을 모아 만든 섬유를 말한다. 캐시미어는 털갈이하는 시기에 채취되는데, 1년간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250g이 채 되지 않는다. 현재는 90% 이상이 중국과 몽골에서 생산되고 있다.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6747xtoh.png)
문제는 다수 캐시미어 농장에서 동물학대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PETA 아시아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과 몽골의 캐시미어 산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농장에서 극심한 잔혹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이목을 끈 건 잔인한 털 채집 방식. 작업자들은 염소를 밟아 몸부림치지 못하게 만든 뒤, 날카로운 금속 빗을 사용해 염소의 털을 채취한다. (관련기사 : “산 채로 털 뽑는다” 잔인한 ‘광경’…필수 ‘겨울옷’ 만든다고 이렇게까지 [지구, 뭐래?])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7/ned/20260927104157097cgbr.png)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류 산업에서 동물 이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등 주요 수입국들에 대해 사육 환경 등 동물복지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다.
프로젝트1882의 베니 안데르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영상은 심각한 동물복지 문제가 여전히 모피산업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럽연합(EU)이 모피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지금, 정책 결정자들은 명품을 위해 어느 정도의 동물 고통을 감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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