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성과’ 강조했지만…희토류·AI 곳곳 이견

김현수 기자·연합뉴스 2026. 9. 27. 09: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0억달러 관세 인하 합의
핵심광물 中 발표서 제외
대만 문제 결과문엔 빠
미중 정상.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각각 공식 발표를 통해 회담 성과를 강조했지만 희토류와 인공지능(AI), 대만 등 핵심 현안에서는 적지 않은 온도 차가 확인됐다.

무역 분야에서는 300억달러(약 40조8000억원) 규모의 상호 관세 인하와 무역·투자위원회 가동 등에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희토류는 중국 측 발표에서 빠졌다.

AI 분야에서는 대화 채널 구축에 합의했으나 공동 규범 마련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만 문제 역시 회담에서 논의됐지만 양측 모두 회담 결과 발표에는 담지 않았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팩트시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존중과 공정성,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전략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도 26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양국이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정상회담의 '8대 성과'를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5월 정상회담 당시 내세운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에 '존중·공정·대등'이라는 표현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양측은 무역 분야에서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비민감 품목에 더 낮은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과 양국 무역위원회·투자위원회 가동을 공통 성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협의 틀을 바탕으로 후속 논의를 진전시킨 결과다.

300억달러 관세 합의…희토류는 온도차
세부 발표 내용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백악관은 팩트시트에서 양측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부족에 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적정 수준의 공급량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이 발표한 회담 성과에는 희토류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절반 이상, 정제·가공 능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 과정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를 지렛대로 활용해온 만큼 미국은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을 주요 과제로 꼽아왔다.

백악관은 관세 인하 대상 품목과 중국의 미국산 석탄 구매 계획도 발표했지만 중국 측 발표에는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백악관 함께 둘러보는 미중 정상.연합뉴스

AI 대화 채널 열었지만 협력 방안 없어
양측은 AI 분야에서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 마련하지는 못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AI 대신 '슈퍼지능'(SI)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으며 오는 11월까지 후속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양국이 AI의 위험과 혜택을 논의하고 관련 사건에 관한 소통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다만 'SI' 대신 기존의 'AI'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공동 연구나 공동 규범 마련 등 한 단계 더 나아간 협력 방안은 양측 결과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상회담 과정과 이후 공개 발언에서도 AI 협력 범위를 놓고 온도 차가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 대한 새로운 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시 주석은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관리와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과 미국 모두 AI 대국으로 양국 사이에 경쟁이 존재하지만 협력도 가능하다며 서로를 경계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중국보다 AI 분야에서 앞서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공항에서 시진핑 주석 맞이하는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대만은 결과 발표서 제외…이란엔 한목소리
대만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됐지만 양측 발표에서는 빠졌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은 시 주석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시 주석과 대만 문제를 논의했다며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지만 현상 변경을 위한 어떠한 형태의 강압적 행동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매우 강경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자신은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문제에서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한다는 데 두 정상이 뜻을 같이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다만 중국의 대이란 군사·경제 지원 중단 등 구체적인 조치는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러시아와 북한, 이란 등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 발표에서는 러시아와 북한 관련 내용이 빠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무역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평가하며 양측 발표문의 차이가 핵심 무역 갈등 사안에서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해결 의제들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두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