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뷰티는 좁다… 병·의원 전문 의료기기로 영토 넓히는 K뷰티 기업들

연지연 기자 2026. 9. 27. 08: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업X파일] 아모레부터 에이피알까지 잇따라 시장 공략나서
에이피알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피부 미용기기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제품들./홈페이지 캡처

간편하게 집에서 피부를 관리하는 이른바 ‘홈 케어 기기’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K뷰티 기업들이 최근에는 병·의원으로 전장을 넓히고 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사용하는 전문 의료기기 시장까지 공략에 나선 것이다. 화장품부터 홈 케어, 병원 치료까지 한꺼번에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고 충성 고객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병·의원 시장 공략 나선 K뷰티 기업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최근 ‘에너지 기반 미용 의료기기(EBD)’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기는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레이저나 고주파, 초음파 기기다. 피부 탄력 개선이나 리프팅,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이피알의 미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은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새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이피알은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와 홈케어 미용 기기 브랜드 ‘에이지알(AGE-R)’을 앞세워 지난해 매출 1조5273억원, 영업이익 36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작년 연 매출의 89%인 1조362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미용 의료기기가 출시되면 성장세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오린아 LS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용 의료기기가 에이피알의 세 번째 성장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뷰티 업계 전통의 강자인 아모레퍼시픽도 미용 의료기기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3월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의료기기 전문 기업 ‘비올’에 약 80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7월에는 피부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하이어코퍼레이션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양사는 스킨부스터, 미용 의료기기 등을 공동 개발하고 병·의원 유통망 확보에 함께 나서는 등 중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병원 시술과 일상 스킨케어를 잇는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수익 증대와 ‘락인 효과’까지

K뷰티 기업들이 병·의원 시장을 넘보는 것은 홈뷰티 기기 시장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전망을 보면 2030년까지 연 평균 11~26% 성장이 예상되지만, 국내에선 중견 가전 기업인 청호나이스·세라젬·쿠쿠홈시스가 도전장을 내미는 등 시장이 포화 상태로 향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병·의원 의료기기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4등급 미용의료기기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받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기술 진입 장벽을 높여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리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수익성 증대도 노리고 있다. 미용 의료기기와 함께 카트리지, 화장품 등 반복 사용하는 소모품을 함께 판매할 수 있어서다. 소모품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률은 통상 30~50%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충성 소비자를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에이피알 기기로 병원에서 관리받고, 집에서 홈케어까지 하는 흐름을 만들면 강력한 ‘록인(Lock-in·가두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고를 때부터 의약품 성분을 따지는 더마뷰티를 선호한다”며 “결국 뷰티 기기도 메디컬 시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기존 의료기기 업체와 경쟁하면서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