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감속론’ 외친 빅테크들 법정 선다…“후발주자 기회 막는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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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면 위험하다며 "함께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담합'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원고들은 주요 AI 기업들이 안전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함께 늦추기로 한 것이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이라고 주장했다.
AI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기업 간 경쟁을 해치지 않는 속도 조절이 가능한지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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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구글·스페이스XAI 상대로
반독점 집단소송 제기…“경쟁 제한해 담합”

최근 AP통신 등에 따르면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그록 유료 이용자 4명은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앤스로픽과 오픈AI, 구글, 스페이스XAI를 상대로 반독점 집단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주요 AI 기업들이 안전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함께 늦추기로 한 것이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더 나은 AI를 먼저 내놓으려는 경쟁이 약해지고, 소비자들은 경쟁이 계속됐다면 더 빨리 나왔을 성능 좋은 AI를 늦게 쓰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의 중심에는 최근 AI 업계에서 확산한 ‘AI 감속론’이 있다. 12일(현지 시간)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AI 업계가 개발 속도를 늦춰 안전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회사만 속도를 늦추면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개별 기업이 홀로 나서기 어려운 만큼 업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에 화답했다.
다만 후발 AI 업체들은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선두 기업의 우위를 굳힐 수 있다고 반발한다. 오픈AI와 구글 등은 이미 기술과 이용자 확보에서 앞서 있는데, 이 상태에서 모든 업체가 개발 속도를 늦추면 후발 업체가 격차를 좁힐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선두 기업들이 ‘안전한 AI’의 기준까지 정하면 후발 업체들은 이들이 만든 규칙에 맞춰 경쟁해야 한다.
에이단 고메즈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밸리의 몇몇 기업이 기준을 정하고 뒤따라오는 이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뒤 규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미 정부도 정부 차원의 속도 조절에는 선을 긋고 있다. 중국과 AI 주도권을 다투는 상황에서 미국이 스스로 개발 속도를 늦추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 “이를 반기는 유일한 세력은 중국”이라며 “AI에서 승리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 조절론을 꺼낸 아모데이 CEO를 향해서는 “완벽한 작은 천사인 척한다”며 비꼬기도 했다. AI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기업 간 경쟁을 해치지 않는 속도 조절이 가능한지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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